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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별내 손목건초염 — 엄지손가락 쪽 손목이 아플 때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 아기 띠를 멘 채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개 한 손으로 아기를 받치고, 다른 손목을 문지르면서 앉으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애 낳고부터 손목이 계속 아파요."

"엄지손가락 쪽이 시큰거립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인가 해서 검색해 봤는데 증상이 좀 다른 것 같아요."

맞습니다. 다릅니다. 이건 손목터널증후군이 아니라 손목건초염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은 아픈 자리도, 치료도, 차는 보호대도 다릅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마음이 쓰이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이 병으로 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쉬면 되는데 제가 못 쉬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아기를 안 안을 수는 없으니까요. 오늘은 그 현실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엄지 쪽 손목이 시큰거리고 힘이 안 들어갑니다."

"물병 뚜껑을 못 열겠어요."

"아기를 안아 올릴 때 찌릿합니다."

PART 1

힘줄이 지나는 터널이 좁아진 것

엄지손가락을 옆으로 벌리고 뒤로 펴는 두 개의 힘줄이 있습니다. 이 힘줄은 손목의 엄지 쪽에 있는 좁은 통로를 지나 엄지로 이어집니다.

이 통로를 전선을 감싸는 배관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전선이 배관 안에서 미끄러지듯 오가야 하는데,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힘줄이 붓고 배관도 두꺼워집니다. 그러면 통로가 좁아지고, 좁아진 곳을 힘줄이 억지로 지나가면서 마찰이 생기고 통증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아픈 자리가 매우 특징적입니다. 손목 바깥쪽, 엄지손가락 바로 아래입니다. 손목의 한가운데도, 손바닥 쪽도 아닙니다. 이 위치 하나만으로도 절반은 짐작이 됩니다.

PART 2

왜 하필 지금 생겼을까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확인되는 원인

① 아기를 안는 자세

가장 흔합니다. 아기 머리를 손바닥과 손목으로 받치면 엄지가 벌어진 채로 아기 무게를 버티게 됩니다. 하루에 수십 번, 매번 몇 분씩 반복되니 힘줄이 견디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병을 "엄마 손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

다.

② 출산 전후와 폐경기의 몸 변화

단순히 많이 써서만은 아닙니다. 이 시기에는 힘줄과 그 주변 조직이 붓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같은 양을 써도 더 잘 생기는 시기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내가 아기를 잘못 안아서 그렇다"고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③ 스마트폰

엄지로 화면을 계속 밀어 올리는 동작이 정확히 이 힘줄을 씁니다. 큰 화면의 기기를 한 손으로 받치고 쓰실 때 특히 그렇습니다. 아기를 안고 한 손으로 휴대폰을 쓰시는 분이라면 두 가지 원인이 동시에 있는 셈입니다.

④ 손목을 비틀며 힘주는 일

걸레를 짜거나, 병뚜껑을 열거나, 무거운 프라이팬을 드는 동작. 미용, 조리, 계산, 정비처럼 손목을 반복해 쓰는 직업에서도 흔합니다.

⑤ 최근에 갑자기 늘어난 일

이사, 김장, 대청소처럼 며칠 사이 손을 몰아서 쓴 뒤 시작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PART 3

집에서 확인하는 방법

진단이 아니라 "이쪽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리는 확인입니다. 아프면 즉시 멈추세요.

1. 엄지를 감싸 쥐고 손목을 아래로 꺾어 봅니다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에 넣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쥡니다. 그 상태에서 주먹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천천히 꺾어 보세요. 엄지 쪽 손목에 찌릿한 통증이 생기면 이 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료실에서도 쓰는 확인법입니다.

2. 아픈 자리를 짚어 봅니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세웠을 때 손목 쪽에 움푹 들어가는 자리 근처를 눌러 보세요. 여기가 콕 집어 아프면 맞습니다. 부어서 반대쪽 손목과 비교했을 때 도톰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저림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손목건초염은 그 자리가 아픈 것이지 손가락이 저리지는 않습니다. 손바닥과 손가락이 저리고 특히 밤에 심해 손을 털게 된다면 그건 손목터널증후군 쪽입니다. 전에 손목터널증후군 글에서 다뤘습니다.

4. 엄지 밑동이 아픈 것과도 다릅니다

엄지손가락 뿌리 관절 자체가 아프고 뻑뻑하다면 그 관절의 관절염일 수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 흔하고 치료 방향이 달라 구분합니다.

PART 4

이런 오해가 회복을 막습니다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 "손목이 아프면 다 손목터널증후군입니다"

이름이 워낙 알려져 있어 생기는 오해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저림이 주된 증상이고, 손목건초염은 엄지 쪽의 통증이 주된 증상입니다. 둘은 차는 보호대도 다릅니다. 손목만 감싸는 보호대를 아무리 차도 엄지가 자유롭게 움직이면 건초염에는 효과가 적습니다.

✕ "쓰면서 풀어 줘야 낫습니다"

힘줄이 통로에서 쓸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계속 문지르면 덜 쓸리는 것이 아니라 더 붓습니다. 이 병만큼은 초기에 덜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입니다. 물론 육아 중에는 완전히 쉴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아래에 현실적인 방법을 따로 적었습니다.

✕ "주사를 맞으면 힘줄이 끊어집니다"

이 병에서는 주사 치료의 반응이 좋은 편이고, 적절한 간격과 횟수를 지켜 정확한 위치에 놓으면 안전하게 쓸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같은 자리에 자주 반복하는 경우입니다. 다만 아킬레스건 같은 큰 힘줄에 놓는 것과는 판단이 다르다는 점은 전에 아킬레스건염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 "수유 중이라 아무 치료도 못 받습니다"

그렇게 알고 참기만 하시다 심해져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수유 중에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부목과 활동 조정만으로 좋아지는 분도 많고, 약이나 주사도 상황에 맞춰 상의해 결정할 수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말씀해 주세요.

✕ "시간 지나면 저절로 낫습니다"

원인이 되는 동작이 계속되면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습니다. 아기는 점점 무거워지니까요. 몇 달을 참다가 오시면 치료 기간도 길어집니다.

PART 5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오늘부터 바꿔 보실 것

① 아기를 손목이 아니라 팔로 안습니다

가장 효과가 큽니다. 손바닥과 손목으로 아기 머리를 받치는 대신, 아기를 몸에 붙이고 팔뚝 전체로 받쳐 주세요. 손목은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하고, 엄지는 벌리지 않습니다. 안아 올릴 때도 손목으로 퍼 올리듯 들지 마시고 두 팔로 감싸 올리세요.

② 보호대는 엄지까지 포함된 것으로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손목만 감는 밴드로는 부족합니다. 엄지손가락까지 감싸 고정해 주는 형태여야 힘줄이 쉽니다. 밤에만이라도 착용하시면 아침 통증이 달라집니다.

③ 아픈 시기에는 스마트폰을 두 손으로

사소해 보이지만 하루 사용 시간을 생각하면 큽니다. 엄지로 밀어 올리는 동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④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 움직임을 되찾습니다

급성기가 지나면 엄지와 손목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픈 시기에 무리하게 늘리는 스트레칭은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⑤ 병원에서 하는 것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과 물리치료로 시작하고, 엄지를 포함한 부목을 맞춰 드립니다. 그래도 남으면 좁아진 통로에 직접 놓는 주사를 고려하는데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드물게 여기까지도 좋아지지 않으면 통로를 넓혀 주는 수술을 상담하며, 그때는 연계해 드립니다.

"아기를 안 안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손목 말고

팔로 안으실 수는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손목이 붓고 벌겋게 되며 열이 날 때 — 감염 여부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넘어지며 손을 짚은 뒤 시작된 통증 — 엄지 쪽 손목뼈의 골절은 초기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할 때, 엄지 근육이 눈에 띄게 마른 것 같을 때

양쪽 손목과 다른 관절이 함께 아프고 아침 경직이 오래갈 때 — 전신 관절 질환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손가락이 걸리듯 딸깍거리며 펴지지 않을 때 — 전에 방아쇠수지 글에서 다룬 다른 병입니다

혹처럼 단단한 것이 만져지며 커질 때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원인이 되는 동작을 그대로 두고 치료만으로 낫게 해 드린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아기를 안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주사보다 오래갑니다. 둘째, 육아 중에는 완벽하게 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쓰지 마세요"라고만 말씀드리지 않고, 어떻게 덜 쓸지를 함께 정합니다. 셋째, 수유 중이라도 미리 포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능한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을 구분해 말씀드리고 함께 결정합니다. 넷째, 손을 짚고 넘어지신 뒤 생긴 통증은 다르게 봅니다. 엄지 쪽 손목뼈 골절은 초기에 사진에서 놓치기 쉬워, 그 경우에는 건초염으로 단정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다시 확인합니다.

3줄 요약

손목건초염은 엄지를 벌리고 펴는 힘줄이 손목의 좁은 통로에서 쓸리며 생기는 통증입니다. 아픈 자리는 손목 바깥쪽, 엄지손가락 바로 아래이며 저림은 없습니다.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쪽입니다.

집에서는 엄지를 손바닥에 넣고 주먹을 쥔 뒤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어 보세요. 엄지 쪽 손목에 찌릿한 통증이 생기면 이 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산 후와 폐경기에는 많이 써서만이 아니라 몸 상태 자체가 잘 생기는 시기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아기를 손목이 아니라 팔뚝으로 안는 것과 엄지까지 감싸는 보호대입니다. 손목만 감는 밴드로는 부족합니다. 약과 물리치료, 주사로 잘 좋아지며 수유 중이라도 가능한 방법이 있으니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정리하자면 이 병은 낫는 방법이 어렵지 않은데, 낫기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들에게 주로 생기는 얄궂은 병입니다. 아기를 안 안을 수도, 일을 그만둘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병을 볼 때 "쉬세요"라는 말 대신 "이렇게 안아 보세요"라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조언이라야 치료가 됩니다.

덧붙이자면, 이 통증으로 오시는 분들은 대개 자기 몸을 가장 뒤로 미뤄 두신 분들입니다. 아기 예방접종 날짜는 정확히 기억하시면서 본인 손목은 몇 달째 참고 계십니다. 손목이 아프면 아기를 안아 올리는 일이 더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이유로라도 한 번 오세요.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엄지손가락 쪽 손목이 시큰거리거나, 아기를 안아 올릴 때 손목이 찌릿하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손목건초염인지 손목터널증후군인지 다른 문제인지 확인해 드리고, 엄지를 포함한 부목과 생활 속 동작 교정까지 함께 잡아 드리겠습니다. 수유 중이시라면 그 상황에 맞는 방법으로 상의해 결정합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아이를 맡기기 어려운 시간에도 오시기 편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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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손목 엄지 쪽 힘줄의 건초염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자가 확인 방법은 병원 진료의 필요성을 가늠하기 위한 일반적 설명으로 진단 기준이 아니며, 실제 진단은 진찰과 필요한 경우의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으신 경우 약물과 주사 치료의 선택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진료를 통해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치료 방법과 회복 기간은 증상의 정도와 원인이 되는 활동의 지속 여부에 따라 다릅니다. 손을 짚고 넘어진 뒤 발생한 통증, 발적과 발열, 손가락의 저림이나 감각 저하, 근육의 위축, 여러 관절을 침범하는 통증과 지속되는 아침 경직, 커지는 종괴가 동반된 경우에는 다른 원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므로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