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밤에 손이 저려 깬다면 — 손목터널증…
관절

밤에 손이 저려 깬다면 —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전에 할 수 있는 것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손 저림으로 오시는 분들께 제가 가장 먼저 여쭙는 질문이 있습니다. "혹시 밤에 저려서 깨시나요? 그때 손을 털면 좀 나아지시나요?"

여기서 "어떻게 아셨어요?"라는 반응이 나오면, 저는 거의 답을 얻은 셈입니다. 밤에 저려서 깨고, 손을 털면 풀리는 것 — 이것이 손목터널증후군의 서명 같은 특징이거든요. 오늘은 이 흔하고, 잘 낫고, 그런데 너무 늦게 오시는 병 이야기입니다.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요."

"손을 털면 좀 괜찮아져요."

"물건을 자꾸 떨어뜨려요."

PART 1

손목의 좁은 굴을 지나는 신경

손목 안쪽에는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좁은 통로가 있습니다. 이 굴을 통해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들과 신경 하나가 함께 지나갑니다. 그 신경을 정중신경이라고 해요.

문제는 이 통로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힘줄이 붓거나 통로 안 압력이 올라가면 가장 약한 신경이 먼저 눌립니다. 그래서 저림이 시작됩니다.

왜 하필 밤일까요. 자는 동안 손목이 구부러진 자세로 오래 있게 되고, 낮 동안 쓰던 손의 부기가 몰리기 때문으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이 병은 낮보다 밤에 심하고,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잠시 풀립니다.

이 병의 서명 같은 특징들

1. 밤에 저려서 깹니다. 그리고 손을 털거나 흔들면 나아집니다.

2. 저린 곳이 엄지·검지·중지 쪽입니다. 새끼손가락은 대개 멀쩡합니다.

3. 운전대를 잡거나 손잡이를 오래 잡을 때, 드라이기를 들 때 저립니다.

4. 진행하면 단추를 끼우기 어렵고 물건을 자꾸 떨어뜨립니다.

5. 더 진행하면 엄지 아래 볼록한 살이 반대쪽보다 납작해집니다. 이건 늦은 신호입니다.

PART 2

목디스크·흉곽출구와 어떻게 구분하나

앞선 글에서 흉곽출구증후군을 다뤘는데, 셋 다 "손이 저리다"로 오십니다. 구분하는 실마리는 어느 손가락이냐, 언제 심하냐입니다.

목디스크 · 흉곽출구 쪽

목이나 어깨 통증이 함께 있다

목을 젖히거나 팔을 올릴 때 심해짐

흉곽출구는 새끼손가락 쪽이 저림

팔 위쪽까지 이어지는 느낌

밤에 특별히 더 심하지는 않음

손목터널 쪽

목·어깨는 대체로 괜찮다

밤에 저려서 깨고 털면 나아짐

엄지·검지·중지 쪽이 저림

저림이 손목 아래에 머무름

손목을 굽힌 자세에서 심해짐

진료실에서는 여기에 몇 가지 진찰을 더합니다. 손목 안쪽을 가볍게 두드렸을 때 손가락으로 찌릿하게 퍼지는지, 손목을 굽힌 자세를 1분쯤 유지했을 때 저림이 재현되는지를 봅니다. 필요하면 신경전도검사로 눌린 정도를 확인합니다.

덧붙이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목에서도 눌리고 손목에서도 눌리는 상황이요. 그래서 저는 손 저림으로 오시면 목부터 손목까지 한 번에 훑습니다. 한 곳만 보면 놓칩니다.

PART 3

왜 나에게 생겼을까

1. 손목을 반복해서 쓰는 일

오래 타이핑하고 마우스를 쓰는 일, 미용·조리·계산·청소·조립처럼 손목을 계속 쓰는 직군에서 흔합니다. 특히 손목이 꺾인 채로 힘을 주는 자세가 나쁩니다.

2. 몸 상태가 통로를 좁히기도 합니다

임신 중(부기 때문에 잘 생기고 대개 출산 후 좋아집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폐경기. 그래서 저는 손목터널로 오신 분께 혈당과 갑상선을 함께 확인하곤 합니다.

3. 손목 외상 이후

손목 골절이나 심하게 삔 뒤 통로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4. 특별한 이유가 없기도 합니다

중년 여성에게 특히 흔한데, 뚜렷한 원인 없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본인 탓이 아닙니다.

PART 4

수술 전에 해볼 수 있는 것들

많은 분이 "손목터널이면 수술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물으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가볍거나 중간 정도라면 비수술적 치료로 상당수가 좋아집니다.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밤에 손목 부목 — 가장 먼저, 가장 효과적

덜 알려졌지만 근거가 잘 쌓인 1차 치료입니다. 자는 동안 손목이 구부러지지 않게 곧게 고정해 주는 보조기를 착용합니다. 밤 저림이 줄어 잠부터 되찾는 경우가 많아요. 낮에 종일 차는 것이 아니라 밤에 쓰는 것이 핵심이고, 손목이 중립(일자)으로 유지되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② 손목을 쓰는 방식을 바꿉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쓸 때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받침을 두고, 손목을 굽힌 채 힘주는 동작을 줄입니다. 같은 작업이라도 중간중간 손목을 펴고 쉬는 것이 다릅니다.

③ 신경이 미끄러지도록 돕는 운동

신경도 움직여야 합니다. 손목과 손가락을 정해진 순서로 폈다 굽히며 신경이 통로 안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게 하는 운동이 있습니다. 세게 당기는 스트레칭이 아니라 부드럽게 반복하는 것이고, 저림이 심해지면 멈추셔야 합니다.

④ 필요하면 주사

통로 안 부기를 줄이는 주사를 쓰기도 합니다. 효과가 좋은 편이지만 지속 기간에 한계가 있어, 이것만으로 끝내기보다 부목·자세 교정과 함께 씁니다.

⑤ 원인 질환이 있으면 그것부터

갑상선이나 당뇨가 배경에 있다면 그 관리가 곧 손목 치료입니다. 임신 중이라면 대개 출산 후 좋아지므로 그 기간을 잘 넘기는 쪽으로 갑니다.

PART 5

그럼 수술은 언제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을 놓치면 손해입니다.

1. 엄지 아래 근육이 마르기 시작했을 때 — 양손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을 때 한쪽 엄지 밑살이 납작하다면 이미 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2. 감각이 둔해져 뜨거운 것을 잘 못 느낄 때,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때

3. 검사에서 눌린 정도가 심하게 나왔을 때

4.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히(대개 몇 달) 했는데도 나아지지 않을 때

수술은 좁아진 통로의 지붕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비교적 결과가 좋은 수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수술을 피하자"가 아니라 "때를 놓치지 말자"입니다. 근육이 이미 마른 뒤에 수술하면 저림은 좋아져도 힘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 병에서 위험한 것은 저림이 아니라,

저림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미루지 마셔야 할 신호

엄지 아래 볼록한 살이 반대쪽보다 납작해졌을 때 — 가장 중요한 신호입니다

감각이 둔해져 온도를 잘 못 느끼거나 손끝으로 물건을 집기 어려울 때

저림이 아니라 힘이 빠질 때

양쪽 손이 함께, 게다가 발까지 저릴 때 — 손목이 아닌 전신적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목 통증과 함께 팔 전체로 뻗치고 새끼손가락도 저릴 때 — 목이나 흉곽출구 문제일 수 있습니다

다친 뒤 갑자기 심해진 저림과 부기, 손이 창백하거나 차가울 때 — 즉시 진료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손 저림이 모두 손목터널은 아닙니다. 목디스크, 흉곽출구증후군, 팔꿈치 안쪽 신경 눌림,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이 비슷하게 나타나고 함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진찰로 위치를 가려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둘째, 부목이 만능은 아닙니다. 근거가 좋은 1차 치료인 것은 맞지만 모두에게 듣지는 않고, 맞지 않는 제품을 잘못 쓰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어 형태와 착용 시간을 상의해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셋째, 신경 활주 운동은 세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기는 느낌이 강하거나 저림이 늘면 줄이거나 멈추셔야 합니다. 넷째, 수술을 미루는 것이 미덕이 아닙니다. 근육이 마르기 시작했다면 그때는 비수술적 치료를 반복할 시기가 아니라 수술을 상의할 시기입니다. 저는 그 판단을 위해 필요하면 수부외과 쪽으로 연결해 드립니다.

3줄 요약

손목의 좁은 통로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생깁니다. 서명 같은 특징은 밤에 저려서 깨고 손을 털면 나아지는 것, 그리고 저린 곳이 엄지·검지·중지 쪽이며 새끼손가락은 대개 멀쩡한 것입니다.

비슷한 손 저림과 구분하는 실마리 — 목·어깨 통증이 함께 있고 팔을 올릴 때 심해지며 새끼손가락이 저리면 목디스크나 흉곽출구 쪽, 밤에 심하고 손목 아래에 머물면 손목터널 쪽입니다. 배경에 임신·갑상선·당뇨가 있는 경우가 많아 함께 확인합니다.

가볍거나 중간 정도면 수술 없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밤에 손목 부목(근거가 좋은 1차 치료), 손목 쓰는 방식 교정, 신경 활주 운동, 필요 시 주사. 다만 엄지 아래 근육이 마르기 시작했다면 수술 시점이며, 그때 미루면 저림은 좋아져도 힘이 다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제때 오시면 대부분 잘 관리되는 병입니다. 문제는 많은 분이 "손 저린 건 나이 탓"이라며 몇 년을 보내고 오신다는 것이에요. 그사이 신경은 조용히 눌리고 있습니다. 밤에 저려서 깬 지 몇 달째라면, 그건 익숙해질 일이 아니라 확인할 일입니다.

오늘 집에서 한 가지만 해 보시겠어요? 양손을 나란히 펴서 엄지 아래 볼록한 부분을 비교해 보세요. 한쪽이 눈에 띄게 납작하다면 미루지 마시고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밤에 손이 저려 잠을 설치시거나, 손끝 감각이 둔해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신다면 편하게 상담 오세요. 목·흉곽출구·손목 중 어디에서 눌리는지부터 확인하고, 야간 부목·자세 교정·신경 활주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잡아 드리겠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솔직히 말씀드리고 연결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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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손 저림은 경추 질환, 흉곽출구증후군, 척골신경 압박, 말초신경병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여러 원인이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과 필요 시 신경전도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보조기의 형태와 착용 방법, 운동의 강도와 수술 시점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임의로 결정하지 마시고 상의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엄지 두덩 근육의 위축, 감각 저하, 근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에는 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