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여러분의 진료기록은 대체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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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진료기록은 대체 어디로 갈까요?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 보다 보면 이런 상상 해보신 적 없으세요? 제가 여러분 앞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며 뭔가를 적잖아요. "이 원장님이 대체 뭘 저렇게 적나, 내 얘기가 저 컴퓨터 안에서 어디로 가는 거지?" 하고요ㅋㅋ 솔직히 저도 진료 중에 그 컴퓨터가 갑자기 먹통 되면 세상 무너진 표정이 됩니다. 진료가 아예 멈춰버리거든요^^;

오늘은 좀 색다른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진료기록이 담기는 '진료실 컴퓨터', 즉 EMR 이야기예요. 이게 요즘 AI 시대에 왜 그렇게 뜨거운 감자인지, 현직 의사 입장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제 진료기록, 안전하게 관리되는 거 맞죠?"

"그 데이터로 뭘 할 수 있는데요?"

"요즘 의료 AI, AI 하는데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PART 1. EMR이 뭐길래

진료실의 그 컴퓨터, 이름이 'EMR'입니다

EMR은 쉽게 말해 '전자 진료기록'입니다. 예전엔 종이 차트에 손으로 적었죠. 지금은 그걸 전부 컴퓨터에 적습니다. 여러분이 언제 왔고, 어디가 아팠고, 무슨 약을 받았고, 검사 결과가 어땠는지 — 이 모든 게 EMR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비유하자면, EMR은 여러분 몸의 '항해일지'예요. 한 척의 배(내 몸)가 언제 어디서 풍랑을 만났고 어떻게 헤쳐왔는지가 다 적힌 기록이죠. 의사에겐 이 일지가 보물지도입니다.

PART 2. 왜 금광인가

사실 여러분의 진료기록은 '금광'입니다

진료기록 하나하나는 평범해 보여도, 이게 수백만 명 분량으로 모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사람에겐 이 치료가 잘 들었다", "이 약은 이런 부작용이 있더라" 하는 거대한 지혜가 됩니다. AI가 이걸 학습하면 더 정확한 진단, 더 좋은 신약도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전 세계가 이 의료데이터를 '21세기의 금광', '새로운 석유'라고 부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진료기록이, 알고 보면 어마어마한 가치를 품고 있는 거예요.

PART 3. 그런데 왜 못 쓰나

금광인데 '자물쇠'가 겹겹이 걸려 있습니다

"그럼 그 금광 얼른 쓰면 되잖아요?" 여기서 반전입니다. 그 금광에는 자물쇠가 겹겹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사실 좋은 이유이기도 해요.

1개인정보라서. 진료기록은 세상에서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입니다. 함부로 쓰면 큰일 나죠. 그래서 개인정보보호법이 아주 엄격하게 지킵니다. (여러분 정보를 지켜주는 고마운 법이에요.)

2'가명처리'가 어려워서. 이름을 지우고 익명으로 바꿔 쓰면 된다지만, 조각들을 맞추면 누군지 알아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실제로는 활용이 쉽지 않습니다.

3병원마다 따로 놀아서. A병원 EMR과 B병원 EMR이 서로 말이 안 통합니다. 데이터가 섬처럼 뚝뚝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현장은 이렇습니다. 금은 산더미인데, 자물쇠는 겹겹이고, 그나마도 여기저기 흩어진 섬에 나뉘어 있는 격이에요. 저 같은 의사들이 "데이터는 많은데 왜 못 쓰지?" 하고 답답해하는 이유입니다.

💡 오해 마세요! 이 자물쇠는 여러분을 지키는 장치입니다. 데이터 활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여러분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게 먼저라는 게 저를 포함한 의료계의 대원칙입니다.

PART 4. 미국의 스타

미국엔 '템퍼스'라는 재밌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금광을 멋지게 캔 대표주자가 미국의 템퍼스(Tempus)라는 회사입니다. 2015년에 세워진 곳인데, 하는 일이 참 영리해요.

이들은 암 환자의 유전자·진료 데이터를 세계 최대 규모로 모아, AI로 분석해 "이 환자에겐 이 치료가 맞겠다"를 돕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데이터를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들에 제공하죠. 실제로 세계 상위 제약사 대부분이 이 회사 데이터를 쓴다고 할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검사로 데이터를 모으고 → 그 데이터로 더 나은 치료와 신약을 돕는" 선순환을 만든 겁니다. 데이터를 진짜 '보물'로 바꾼 회사예요.

PART 5. 한국에도 있습니다

여러분 진료기록을 다루는 한국의 큰 손들

"에이, 그건 미국 얘기잖아요?" 아닙니다. 한국에도 여러분의 진료기록을 오래 다뤄온 큰 회사들이 있고, 지금 똑같이 AI로 변신 중입니다.

GC메디아이 구 유비케어

동네 의원에서 많이 쓰는 EMR '의사랑'을 만든 곳으로, 전국 수만 개 병·의원·약국이 씁니다. 최근 GC(녹십자) 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단순 기록 프로그램을 넘어 'AI 의료 운영체제(Medical OS)'가 되겠다며 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비트컴퓨터 1세대 헬스케어 IT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료 IT 기업 중 하나로, EMR은 물론 원격의료·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에 강합니다. 병원 전산의 '터줏대감' 같은 회사예요.

이 회사들이 노리는 방향도 결국 템퍼스와 비슷합니다. 흩어진 진료 데이터를 잘 모으고 표준화해, 더 나은 의료와 산업에 연결하겠다는 거죠. 다만 앞서 말한 그 '겹겹의 자물쇠(법)' 때문에, 아직 미국만큼 시원하게 나아가진 못하고 있습니다.

PART 6. 의사의 생각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주제엔 두 마음이 부딪힙니다. "데이터를 잘 쓰면 의료가 확 좋아진다"와 "그래도 내 정보는 지켜져야 한다". 저는 둘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순서는 분명합니다. 보호가 먼저, 활용은 그 다음. 여러분의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의미가 없으니까요.

"데이터도 AI도 결국 '도구'입니다.

운전대는 언제나 의사와 환자가 쥐어야 합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AI를 쓰더라도, 여러분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그 자리를 대신하게 두진 않을 겁니다. 기술은 저를 더 정확하고 더 여유 있는 의사로 만들어주는 조수일 뿐, 주인공은 늘 여러분이니까요. 여러분의 소중한 항해일지, 저는 그 무게를 압니다. ^^

PART 7. Q&A

궁금하실 만한 것들

Q. 그럼 제 진료기록이 막 팔려나가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법으로 엄격히 보호됩니다. 연구 등에 쓰일 때도 신원을 지운 형태로, 정해진 절차와 심의를 거쳐야만 합니다. 함부로 사고팔 수 없어요.

Q. 데이터를 잘 쓰면 저한테 뭐가 좋아지나요?

더 정확한 진단, 나에게 맞는 치료, 더 빠른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그 혜택은 환자에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그리고 잘' 쓰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한 거예요.

📌 마지막 3줄 요약!!

진료실 컴퓨터에 쌓이는 여러분의 진료기록(EMR)은, 수백만 명분이 모이면 더 나은 치료와 신약을 만드는 '금광'이 됩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겹겹의 자물쇠와 병원마다 따로 노는 문제로, 이 금광은 아직 마음껏 캐지 못합니다. 미국 템퍼스, 한국의 GC메디아이(구 유비케어)·비트컴퓨터가 이 문을 여는 중입니다.

제 원칙은 분명합니다. 보호가 먼저, 활용은 그 다음. 데이터도 AI도 도구일 뿐, 운전대는 늘 의사와 환자가 쥡니다.

오늘은 진료실 뒷이야기를 재미로 풀어봤습니다ㅎㅎ 여러분의 진료기록이 그저 컴퓨터 속 글자가 아니라, 소중히 다뤄지는 '항해일지'라는 것만 기억해 주세요.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를 운영하고 있어, 바쁜 분들도 편하게 오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은 편하게 물어보세요.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 또는 전화(031-523-8988)로 주세요.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기업·제품에 대한 광고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기업·제도 정보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