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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건강

출산 후 손목과 허리가 아플 때 — 다산 산후 통증 이야기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다산과 별내처럼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많은 동네라, 아기를 안고 오시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애 보느라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절반은 맞습니다. 육아 자체가 손목과 허리에 부담이 큰 일이니까요. 다만 “어쩔 수 없다”로 끝내면 몇 달이 몇 년이 됩니다. 실제로 산후 통증을 참고 지내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뒤에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오늘은 이 시기에 왜 유독 아픈지, 부위별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수유 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엄지 쪽 손목이 아파서 아기를 못 들겠어요."
"수유하고 나면 목과 등이 굳습니다."
"허리가 예전 같지 않아요."

PART 1

이 시기에 유독 아픈 이유

겹쳐서 작용합니다

① 인대가 아직 느슨합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인대가 이완되고, 그 상태가 얼마간 이어집니다. 관절이 평소보다 흔들리기 쉬운 시기라 같은 동작에도 부담이 큽니다.

② 몸통 근육이 약해져 있습니다

배와 골반 주변 근육이 늘어난 뒤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면 허리가 그 몫까지 떠안습니다.

③ 같은 동작을 하루에 수십 번 합니다

아기를 들고, 안고, 수유하고, 기저귀를 갈고. 한 번은 가벼워도 반복되면 힘줄이 버티지 못합니다.

④ 잠이 조각납니다

수면이 무너지면 통증 역치가 낮아집니다. 같은 자극도 더 아프게 느껴지고 회복은 느려집니다. 이 시기에 가장 손대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산후 통증을 “육아 때문”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하지 않습니다. 느슨해진 인대, 약해진 몸통, 반복 동작, 부족한 잠이 함께 작용하고, 이 중 상당 부분은 손댈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PART 2

부위별로 가장 흔한 것들

1. 엄지 쪽 손목이 아플 때

산후에 가장 흔합니다. 엄지를 손바닥 안에 넣고 주먹을 쥔 뒤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었을 때 찌릿하면 이쪽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기 머리를 받칠 때 엄지를 벌려 드는 자세가 반복되는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2. 손가락이 저리고 밤에 깰 때

이 시기에는 부종이 겹쳐 손목의 신경이 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밤에 심하고 손을 털면 나아지는 양상이면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3. 허리와 골반이 아플 때

수유 자세와 아기를 드는 방식이 대부분의 원인입니다. 특히 허리를 굽혀 아기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반복되면 회복이 늦어집니다.

4. 목과 등이 굳을 때

수유 중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이 깁니다. 아기를 내려다보는 대신 아기를 가슴 높이까지 올려 주는 것만으로 부담이 줄어듭니다.

5. 배 가운데가 갈라진 느낌일 때

출산 후 배 근육 사이가 벌어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하시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확인 후 시작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시기에 자주 듣는 오해

✕ “수유 중이라 아무 치료도 못 하죠.”
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물리치료, 보조기, 자세 교정, 운동은 수유와 무관하게 가능합니다. 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유 중임을 반드시 말씀해 주시면 그에 맞춰 상의합니다.

✕ “시간 지나면 낫는다던데요.”
좋아지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매일 같은 동작이 반복되는 환경이라, 원인을 그대로 두면 낫는 속도가 느립니다.

✕ “배부터 빨리 넣어야죠.”
순서가 있습니다. 깊은 배 근육과 호흡부터 시작하고, 윗몸일으키기 같은 동작은 나중입니다.

✕ “아기 볼 사람이 없어서 못 가요.”
아기와 함께 오셔도 됩니다. 진료 시간이 길지 않고, 집에서 하실 것을 정해 드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PART 3

오늘부터 바꾸실 것

동작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① 아기를 들 때 엄지를 세우지 마세요

손바닥 전체로 받치고 손목은 곧게. 엄지를 벌려 갈고리처럼 드는 자세가 손목 통증을 만듭니다.

② 아기를 올려서 먹이세요

고개를 숙여 아기에게 가는 대신, 쿠션으로 아기를 가슴 높이까지 올리기. 수유 시간이 길수록 이 차이가 큽니다.

③ 들 때는 무릎을 굽히세요

허리를 굽혀 드는 대신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무릎을 굽히는 방식으로. 하루 수십 번이라 이 동작 하나가 가장 큽니다.

④ 숨쉬기부터 시작하세요

누워서 숨을 내쉬며 아랫배를 살짝 조이는 동작을 하루 몇 번, 10회씩. 배 근육 회복의 시작입니다.

⑤ 손목은 쉬게 해 주세요

통증이 있을 때는 손목 보조기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오래 차고만 계시면 약해지므로 기간을 정해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마세요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때
저림이 계속되고 범위가 넓어질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다리 한쪽이 붓고 아프며 숨이 찰 때 —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허리 통증이 이어지거나, 다리 힘이 빠질 때

3줄 요약
산후 통증은 느슨해진 인대, 약해진 몸통 근육, 반복되는 육아 동작, 부족한 잠이 겹쳐 생깁니다. “육아 때문”으로 정리하면 손댈 수 있는 부분을 놓칩니다.
가장 흔한 것은 엄지 쪽 손목 통증, 손저림, 허리·골반 통증, 목과 등의 굳음입니다. 배 근육이 벌어져 있으면 윗몸일으키기류는 확인 후 시작하세요.
오늘부터는 엄지 세우지 않고 들기, 아기를 올려서 먹이기, 무릎 굽혀 들기, 호흡부터 시작하는 배 운동입니다. 수유 중에도 할 수 있는 치료가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산후 통증은 “버티는 시기”가 아니라 “동작을 바꾸는 시기”입니다. 하루에 수십 번 반복되는 동작이라, 한 가지만 바꿔도 몇 주 뒤가 다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아기를 안고 오신 분께 제일 먼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아기 드시는 자세 한 번만 보여 주세요.” 거기서 대부분의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손목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몇 주 뒤 확실히 달라지신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출산 후 손목이나 허리가 아파 아기를 드는 것이 힘드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아기와 함께 오셔도 됩니다. 지금 통증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해 드리고, 드는 자세와 수유 자세,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수유 중이시면 반드시 말씀해 주세요. 그에 맞춰 방법을 상의합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어 배우자분과 함께 오시기 좋은 시간대가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산후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산후 통증은 힘줄과 신경 문제 외에도 여러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어 본문의 구분은 진단 기준이 아니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수유 중 약물 사용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근력 저하나 넓어지는 저림,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한쪽 다리의 부종과 호흡 곤란, 야간통이나 하지 위약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