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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는 무엇을 보는 과인가 — MRI보다 '움직임'을 봅니다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개원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무엇일까요. 병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이겁니다. "그런데 재활의학과는 정확히 뭐 하는 과예요?" 뇌졸중 재활만 하는 곳으로 아시는 분도 있고, 물리치료실이랑 같은 곳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세요. 오늘은 진료 이야기 대신, 제가 이 과를 어떤 관점으로 하고 있는지 다섯 가지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조금 개인적인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재활의학과는 뭐 하는 과예요?"

"MRI는 깨끗하다는데 왜 계속 아플까요?"

"이거 수술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

하나. 병이 아니라 '사람'을 봅니다

같은 무릎 통증이라도 보는 각도가 다릅니다. 손상된 뼈·관절·인대 같은 '구조의 이상'을 찾아내고 필요하면 수술로 해결하는 것은 정형외과 선생님들의 전문 영역이에요. 그 영역에서는 그분들이 훨씬 정확하고, 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의뢰해 드립니다.

재활의학과가 주로 붙잡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왜 이 통증이 생겼는가 — 어떤 동작, 어떤 자세, 어떤 습관이 이 부위에 부담을 몰았는가

왜 자꾸 재발하는가 — 치료하면 좋아졌다가 몇 달 뒤 같은 자리가 아픈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다시 안 아플 수 있는가 — 이 몸으로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래서 저는 진료실에서 사진보다 환자분을 더 오래 봅니다. 어떻게 앉으시는지, 걸을 때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팔을 올릴 때 어깨가 어떻게 따라 올라가는지요. 영상은 '구조'를 보여주지만, 통증은 '움직임'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MRI가 깨끗한데도 아픈 분들이 그렇게 많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둘. 수술 전후, 그리고 수술 없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받는 걱정이 "이거 수술해야 하나요?"입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가 분명히 있습니다. 골절, 심한 인대 파열, 진행된 관절 손상, 신경이 눌려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 — 이럴 때 수술은 미루면 안 되는 치료이고, 저는 그 판단을 위해 정형외과·신경외과로 연결해 드립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오십견, 퇴행성 관절염, 테니스엘보, 족저근막염 같은 흔한 문제들의 상당수는 적절한 운동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으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활의학과가 하는 일이 두 가지예요.

수술이 필요한지 함께 판단합니다

지금 상태가 비수술적으로 회복될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지체하지 말고 수술을 상의해야 하는지를 가려 드립니다. 이 판단 자체가 진료의 큰 부분입니다.

수술을 받으셨다면, 그 다음을 맡습니다

수술은 구조를 고쳐 놓지만, 굳은 관절을 풀고 빠진 근육을 다시 키우는 일은 남습니다. 수술 전 준비(사전 재활)와 수술 후 회복이 결과를 크게 좌우해요.

그래서 두 과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이어달리기에 가깝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정형외과가 핵심이고, 수술 전후의 기능 회복과 비수술적 관리에서는 재활의학과가 역할을 합니다. 협진이 잘 될 때 환자분의 결과가 가장 좋습니다.

셋. 통증 점수가 아니라 '기능'을 봅니다

제가 초진에서 꼭 여쭙는 질문이 있어요. "통증 때문에 못 하고 계신 게 뭔가요?" 대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계단을 다시 오르는 것

손주를, 아이를 안아 올리는 것

주말에 다시 운동하는 것

30분을 쉬지 않고 걷는 것

밤에 깨지 않고 자는 것

환자분이 병원에 오시는 진짜 이유는 "통증 점수를 8점에서 3점으로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저 일들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치료 목표를 숫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 동작으로 잡습니다. 목표가 분명하면 무엇을 훈련해야 할지도 분명해지고, 좋아졌는지도 환자분이 직접 느끼실 수 있거든요.

넷. 진짜 목표는 재발을 줄이는 것

같은 허리디스크가 1~2년마다 반복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치료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그 통증을 만든 조건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통증만 다루면

아플 때마다 치료 → 좋아짐

원인(자세·습관)은 그대로

몇 달 뒤 같은 자리 재발

치료 간격이 점점 짧아짐

원인을 다루면

왜 그 부위에 부담이 몰렸는지 평가

약한 근육·굳은 관절·습관 교정

몸이 바뀌어 재발 간격이 늘어남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이 남음

흔한 원인은 대개 이 넷입니다 — 잘못된 자세, 약한 코어 근육, 근육 사이의 불균형, 그리고 생활습관. 진료실에서 아무리 잘 치료해도 하루 열 시간을 만드는 자세를 그대로 두면 결과는 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을 해드릴까"만큼 "무엇을 바꾸실 수 있을까"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재활의학과의 목표는 병원에 오래 다니시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덜 오셔도 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다섯. 그리고 — AI가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분야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이 과의 앞날을 낙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재활은 데이터로 다룰 것이 아주 많은 분야예요.

동작·보행 분석

사람의 눈으로 보던 걸음걸이와 자세의 미세한 비대칭을 영상과 센서로 정밀하게 잡아낼 수 있습니다.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바로 '어떻게 움직이는가'입니다.

웨어러블과 원격 모니터링

진료실 밖에서의 활동량·수면·운동 수행을 확인할 수 있다면, 재활의 성패를 가르는 '꾸준함'을 실제로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 맞춤 운동 처방

같은 진단이라도 사람마다 필요한 운동이 다릅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 상태에는 무엇이 잘 들었는지'를 더 정확히 고를 수 있게 될 거예요.

다만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근육을 만드는 건 환자분의 반복이고 그 곁을 지키는 건 사람입니다. 저는 AI가 의사를 대신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더 정확히 보고, 더 잘 챙기게 도와줄 것이라고 봅니다. 그 부분은 저도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수술이 관절을 고치는 일이라면,

재활은 그 관절로 다시 살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정직하게 — 재활이 만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아 분명히 적습니다. 첫째, 수술이 정답인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골절이나 심한 파열, 신경이 눌려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 재활만 붙들고 시간을 보내면 오히려 손해예요. 그럴 땐 제가 먼저 수술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 둘째, 재활은 즉효가 아닙니다. 근력과 유연성, 습관이 바뀌는 데는 주 단위·달 단위의 시간과 환자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낫게 해 드린다는 말은 저는 하지 않습니다. 셋째, 모든 통증이 다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래된 문제일수록 시간이 더 걸리고, 일부 불편은 관리하며 함께 가야 합니다. 그리고 진료과끼리 우열을 가릴 일도 아닙니다. 정형외과·신경외과·통증의학과 모두 각자의 자리가 있고, 중요한 건 '지금 이 환자에게 어느 치료가 먼저인가'예요. 그 순서를 함께 정하는 것까지가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줄 요약

재활의학과는 구조의 이상보다 '왜 아팠고, 왜 재발하는가'를 봅니다. 영상은 구조를 보여주지만 통증은 움직임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 MRI만큼 자세·걸음·동작을 자세히 봅니다.

허리디스크·목디스크·오십견·퇴행성 관절염·테니스엘보·족저근막염 등은 상당수가 운동치료와 재활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골절·심한 파열·신경 압박으로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며, 그 판단과 수술 전후 회복을 돕는 것도 재활의학과의 역할입니다.

목표는 통증 점수가 아니라 계단 오르기·아이 안기·오래 걷기 같은 '기능'이고, 진짜 목표는 재발을 줄이는 것(자세·코어 근력·근육 불균형·습관 교정)입니다. 두 진료과는 경쟁이 아니라 이어달리기이며, 협진이 잘 될 때 결과가 가장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재활의학과를 '통증을 지우는 과'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 하는 과'라고 생각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분께는 좋은 수술을 받으시도록 연결해 드리고, 수술이 필요 없는 분께는 몸을 바꿔 재발을 줄여 드리고, 수술을 받으신 분께는 그 다음을 챙겨 드리는 것. 화려하진 않아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구간을 맡는 일이라 저는 이 과가 좋습니다.

거창한 이야기를 했지만,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기쁜 순간은 소박합니다. "원장님, 이번 주에 계단으로 올라와 봤어요." 그 한마디예요. 여러분의 '다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다음에 오시면 꼭 말씀해 주세요. 거기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허리·목·어깨·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오래 가시는 경우, 혹은 수술을 해야 할지 고민되시는 경우에도 편하게 상담 오세요. 원인을 함께 찾아 비수술적으로 회복할 여지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진료 의뢰도 도와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오시기 편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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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재활의학과의 진료 관점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거나 특정 진료과·의료기관의 우월성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언급된 질환의 치료 방법과 수술 필요 여부는 환자의 상태·병력·검사 결과에 따라 크게 다르며, 모든 환자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골절, 심한 인대 파열, 진행된 관절 손상, 신경 압박에 의한 근력 저하 등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술(동작·보행 분석, 웨어러블, 원격 모니터링 등)은 재활 분야의 일반적인 발전 방향을 설명한 것으로, 특정 장비나 서비스의 효과를 보증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