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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별내 허리디스크 —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서 MRI 시디부터 내미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표정이 이미 굳어 있습니다. 어디선가 "이 정도면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오신 겁니다.

"디스크가 터졌대요. 수술밖에 없다던데요."

"영상 보니까 심각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허리 수술하면 평생 고생한다는데 무서워서요."

그래서 저는 시디를 받아 들기 전에 먼저 여쭙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가요? 걸으실 때는 어떠세요?"

순서가 반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허리디스크에서 방향을 정하는 것은 영상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허리보다 다리가 더 저리고 당깁니다."

"앉아 있으면 더 아프고, 일어나서 걸으면 좀 낫습니다."

"기침만 해도 다리로 찌릿하게 내려가요."

PART 1

디스크는 병 이름이 아니라 몸의 부품 이름

흔히 "디스크에 걸렸다"고 하지만, 디스크는 원래 우리 몸에 있는 구조물입니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이지요. 정확한 병명은 추간판 탈출증, 즉 이 쿠션의 일부가 원래 자리에서 밀려 나와 옆을 지나가는 신경을 건드린 상태입니다.

잼이 든 찐빵을 떠올리시면 쉽습니다. 겉의 반죽이 얇아진 쪽으로 안의 잼이 밀려 나옵니다. 밀려 나온 잼 자체는 아프지 않습니다. 그것이 신경 뿌리에 닿고 주변에 염증이 생길 때 비로소 통증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허리가 아니라 다리 증상입니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 종아리, 발까지 줄기처럼 이어지는 저림과 당김이 있다면 신경 문제를 먼저 의심합니다. 반대로 허리 한복판만 뻐근한 통증은 근육이나 후관절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지난번 목디스크 글에서 "팔이 저릴 때"를 말씀드렸는데 원리는 똑같습니다. 목에서 눌리면 팔로, 허리에서 눌리면 다리로.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PART 2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다섯 가지 오해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 "MRI에 튀어나왔으면 수술해야 합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은 자주 어긋납니다.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을 검사해도 디스크가 밀려 나온 소견은 드물지 않게 관찰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상만 보고 수술을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영상은 증상을 설명해 주는 자료일 뿐이고, 판단의 주인공은 다리 힘, 저림의 범위, 걸을 수 있는 거리, 일상의 지장입니다.

✕ "한번 터진 디스크는 절대 안 들어갑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밀려 나온 조직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거나 흡수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오히려 크게 밀려 나온 경우가 더 잘 흡수되기도 합니다. 다만 "치료로 디스크를 제자리에 밀어 넣는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염증과 통증을 줄이면서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 "아프면 무조건 누워서 쉬어야 합니다"

아주 심한 초기 며칠은 눕는 것이 편합니다. 그러나 장기간 누워 지내는 것은 회복을 늦춥니다. 근육이 빠지고,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오히려 만성으로 넘어갑니다. 통증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일상 활동을 유지하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 "허리가 아프면 다 디스크입니다"

허리 통증의 상당수는 디스크가 아닙니다. 근육과 근막, 후관절, 천장관절 문제가 흔하고, 연세가 있으시면 척추관 협착증, 젊은 분에게는 염좌가 많습니다. 다리로 내려가는 증상이 없다면 디스크일 가능성은 오히려 낮습니다. 원인이 다르면 해야 할 운동도, 피해야 할 자세도 달라집니다.

✕ "주사를 맞으면 뼈가 삭습니다"

신경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는 정해진 간격과 횟수를 지켜 쓰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디서 무엇을 맞았는지도 모른 채 반복해서 맞는 경우입니다. 무엇을 왜 놓는지 설명을 듣고, 기록으로 남기며 맞으시면 됩니다.

PART 3

집에서 가늠해 보는 방법

진단이 아니라 "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지, 급하게 봐야 하는지"를 가리기 위한 확인입니다.

네 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① 증상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손가락으로 아픈 길을 따라 그어 보세요. 엉덩이에서 무릎 아래까지 줄기처럼 이어지면 신경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엉덩이 언저리에서 멈추면 근육이나 관절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② 누워서 다리를 들어 보기

바닥에 바로 누워 무릎을 편 채 한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어느 정도 높이에서 허리가 아니라 다리 뒤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생기는지 보세요. 조금만 들어도 다리로 뻗친다면 신경 자극을 시사합니다. 아프면 즉시 멈추세요. 반동을 주거나 억지로 더 들면 안 됩니다.

③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기침, 재채기, 화장실에서 힘을 줄 때 다리로 찌릿하게 뻗친다면 신경 쪽 신호로 봅니다. 배 안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눌린 신경이 더 자극되기 때문입니다.

④ 발끝 걷기, 뒤꿈치 걷기

벽을 짚고 발끝으로 몇 걸음, 뒤꿈치로 몇 걸음 걸어 보세요. 한쪽만 눈에 띄게 힘이 안 들어가거나 발이 툭 떨어진다면 이건 저림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근력 저하는 통증보다 훨씬 중요한 신호이니 미루지 말고 오셔야 합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해 오시면 좋습니다. 앉아 있을 때 더 아프고 서서 걸으면 나은지, 아니면 걸을수록 다리가 무거워져 쉬었다 가야 하는지. 앞이면 디스크, 뒤면 척추관 협착증에 가깝습니다. 이 한 문장이 진료실에서 꽤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PART 4

치료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수술이냐 아니냐"의 두 갈래로만 생각하십니다. 실제로는 그 사이에 여러 단계가 있고, 대부분은 앞쪽 단계에서 좋아지십니다.

1. 급성기 — 염증을 낮추고, 활동은 지킵니다

약과 물리치료로 신경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먼저입니다. 동시에 통증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걷기와 일상 동작은 유지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쉬세요"라는 말과 "누워만 계세요"라는 말은 다릅니다.

2. 통증이 가라앉으면 — 운동으로 넘어갑니다

여기가 실제 갈림길입니다. 안 아프다고 그대로 끝내면 재발합니다. 배와 엉덩이, 허벅지 뒤쪽의 힘을 만들고 허리를 굽히지 않고 물건을 드는 방법을 몸에 입력해야 합니다. 급성기에 하면 안 되는 동작이 있고, 회복기에는 오히려 해야 하는 동작이 있습니다. 시기에 맞춰 처방하는 것이 재활의학과가 하는 일입니다.

3. 그래도 남으면 — 신경 주변 주사를 검토합니다

다리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주무시거나 걷기 어려운 경우, 염증을 직접 가라앉히는 시술을 고려합니다. 목적은 고비를 넘겨 재활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지 디스크를 되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점을 반드시 먼저 말씀드립니다.

4.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망설임 없이 수술 상담을 권해 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리 근력이 약해지고 있을 때,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있을 때, 그리고 충분한 기간 제대로 치료했는데도 일상이 되지 않을 때입니다. 반대로 통증만 심하고 근력이 유지된다면 시간을 두고 보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필요하면 척추 전문 진료로 연계해 드립니다.

PART 5

회복기에 지켜 주셨으면 하는 것

1. 앉아 있는 시간을 잘라 쓰세요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디스크에 실리는 압력이 큽니다. 좋은 의자를 찾는 것보다 삼사십 분에 한 번 일어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별내에서 서울로 출퇴근하시는 분이라면 한두 정거장은 서서 가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2. 물건은 허리로 들지 말고 다리로 드세요

무릎을 굽혀 몸에 붙여서 듭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무거운 것이 아니라 "허리를 굽힌 채 비트는 동작"입니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 때, 아이를 옆으로 안아 올릴 때, 트렁크에서 짐을 꺼낼 때 많이 생깁니다.

3. 걷기는 가장 저평가된 치료입니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습니다. 평지에서 조금 빠르게, 매일이면 충분합니다. 별내에는 왕숙천 산책로가 있지요. 다만 걸을 때 다리 저림이 심해진다면 거리와 속도를 줄이고 알려 주세요.

4. 낫는 데 걸리는 시간을 미리 알고 계세요

다리로 뻗치는 통증은 보통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좋아집니다. 하루 이틀 만에 극적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면 일주일마다 병원을 바꾸게 되고, 그러다 정작 필요한 재활 시기를 놓칩니다. 오늘 덜 아픈지보다 좋아지는 방향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영상이 아니라 다리가

말해 줍니다.

저리기만 하는지,

힘이 빠지고 있는지."

이런 경우는 지체하지 마세요

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잘 나오지 않을 때, 안장에 닿는 부위의 감각이 둔해질 때 — 즉시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발이 툭 떨어지거나 발끝·뒤꿈치 들기가 안 될 때 — 진행하는 근력 저하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양쪽 다리에 동시에 저림과 힘 빠짐이 있을 때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시작된 통증, 골다공증이 있으신 분의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암 치료를 받으신 적이 있을 때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밤에 통증으로 깨는 경우 — 자세와 무관하게 아픈 통증은 따로 봅니다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도수 치료나 기구로 밀려 나온 디스크를 제자리에 넣어 드린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몇 회에 디스크를 넣어 드립니다"라는 이야기에는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재활의 역할은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며 재발을 막는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일입니다. 둘째, 모든 허리 통증에 MRI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리 증상과 근력, 경과를 보고 필요할 때 찍는 것이 맞습니다. 셋째, 저는 수술을 반대하는 의사가 아닙니다. 근력이 떨어지거나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수술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 다만 영상이 심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권하지 않을 뿐입니다. 넷째, 좋아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부분 시간이 도와주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어서, 정해진 간격으로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줄 요약

허리디스크의 핵심은 허리가 아니라 다리로 내려가는 저림과 당김입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은 자주 어긋나고,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튀어나온 디스크는 드물지 않게 보입니다. 그래서 MRI만 보고 수술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집에서는 증상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는지, 누워서 다리를 들 때 뒤로 뻗치는지, 기침할 때 찌릿한지, 발끝·뒤꿈치 걷기에 힘이 빠지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저림보다 근력 저하가 훨씬 중요한 신호입니다.

치료는 염증 조절 → 활동 유지 → 운동 재활 → 필요 시 주사 → 그래도 안 되면 수술의 순서이고 대부분 앞 단계에서 좋아지십니다. 다만 대소변 변화, 진행하는 다리 근력 저하는 예외로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허리디스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튀어나왔나"가 아니라 "지금 신경이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가"입니다. 통증만 있다면 시간과 재활이 우리 편이고, 힘이 빠지고 있다면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닙니다. 이 구분만 하실 수 있어도 불필요한 불안과 불필요한 수술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십니다.

진료실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수술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십니다. 저는 그 말을 미리 드리지는 않습니다. 대신 다리 힘을 확인하고, 저림의 길을 따라가 보고, 얼마나 걸으실 수 있는지 여쭙습니다. 그렇게 확인한 뒤에 드리는 답이라야 믿을 수 있는 답이 되니까요.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다리가 저리고 당겨 걷기가 불편하시거나, MRI 결과를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신경 증상인지, 근력이 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 드리고 시기에 맞는 치료와 운동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수술 상담이 필요한 단계라면 미루지 않고 척추 전문 진료로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퇴근 후나 주말에 오시기 편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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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자가 확인 방법은 병원 진료의 필요성을 가늠하기 위한 일반적 설명으로 진단 기준이 아니며, 실제 진단은 진찰과 필요한 경우의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치료 방침과 경과, 회복 기간은 신경 압박의 정도와 근력 저하 여부,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약물과 주사 치료의 적응증 및 시행 간격, 수술 여부의 판단 역시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배뇨·배변 장애나 회음부 감각 저하, 진행하는 하지 근력 저하, 양측 하지 증상, 외상 후 통증, 발열이나 체중 감소, 악성 종양의 병력이 동반된 경우에는 응급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