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 재활의학과에서 꼭 드리는 세 가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원장님, 재활의학과에서 왜 혈압을 재세요?" 가끔 이렇게 물으십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매일 뵙는 분들이 혈압 관리가 가장 절실한 분들이거든요. 뇌졸중을 겪고 재활 중이신 분, 무릎이 아파 진통제를 오래 드시는 분, 통증 때문에 운동을 못 하고 계신 분. 오늘은 고혈압 일반론이 아니라 재활의학과 진료실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세 가지를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는 통증 치료를 받고 계신 분이라면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와요."
"혈압약 먹는데 운동해도 되나요?"
"관절약을 오래 먹는데 괜찮을까요?"
PART 1
첫 번째 — 혈압은 재활의 재발 관리입니다
뇌졸중 재활을 받으시는 분들께 제가 가장 자주 확인하는 것이 혈압입니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에요. 힘들게 재활해서 다시 걷게 되어도, 혈압이 관리되지 않으면 그 노력이 한 번의 재발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활의 마지막 단계를 늘 이렇게 잡습니다. 기능을 회복시키고, 그 회복을 지킬 조건을 관리하는 것. 혈압·혈당·생활습관이 그 조건이에요. 걷는 연습만 시켜 드리고 혈압을 안 보면 재활을 절반만 한 셈입니다.
진료실에서 잰 혈압
140 / 90
이 값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고혈압으로 봅니다
집에서 잰 혈압
135 / 85
가정 혈압은 기준이 조금 더 낮습니다
다만 목표 혈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이, 당뇨나 신장질환 유무, 뇌졸중 병력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인의 목표치는 담당 선생님께 직접 확인하세요. 위 숫자는 일반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PART 2
두 번째 — 통증약이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오늘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상황이 있어요. 혈압약을 꼬박꼬박 드시는데 혈압이 좀처럼 안 잡히는 분입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서 소염진통제를 몇 달째 매일 드시고 계신 경우가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소염진통제(NSAID)는 몸에 물과 나트륨을 붙잡아 두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이 생깁니다.
1. 혈압 자체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원래 정상이던 분도 그렇고, 고혈압이 있던 분은 더 그렇습니다.
2. 드시던 혈압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뇨제나 일부 혈압약과 함께일 때 그렇습니다.
3. 여기에 신장 기능에도 부담이 갈 수 있어, 고령이거나 신장이 안 좋으신 분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통증약을 오래 드시는 분께 혈압을 꼭 확인하고, 반대로 혈압이 안 잡히는 분께는 드시는 통증약을 여쭤봅니다. 이건 어느 한 과에서만 보면 놓치기 쉬운 지점이에요. 내과에서는 통증약을 모르고, 통증을 보는 곳에서는 혈압을 안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진통제를 끊으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아픈데 참는 것도 혈압에 좋지 않습니다. 통증 자체가 혈압을 올리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약을 계속 먹어야 할 만큼 아픈 상태를 그대로 두지 말자"는 겁니다. 원인을 치료해서 약이 덜 필요한 몸을 만드는 것이 결국 혈압에도 최선입니다. 약의 종류를 바꿀지, 위장약을 같이 쓸지, 다른 방법으로 갈지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정하세요.
PART 3
세 번째 — 운동은 약처럼 듣습니다(방법이 맞을 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춘다는 것은 잘 확립된 사실입니다. 문제는 고혈압이 있는 분이 운동하는 방법이에요. 여기서 실수가 많이 나옵니다.
1. 기본은 유산소, 꾸준히
빠르게 걷기·자전거·수영을 주 5회, 한 번에 30분 정도가 일반적인 권고입니다.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자주가 중요합니다.
2. 근력 운동도 하셔야 합니다 — 단, 숨을 참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요령입니다. 무거운 것을 들 때 숨을 참고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크게 치솟습니다. 힘을 쓰는 순간에 숨을 내쉬세요. "들어올릴 때 후~" 하고 뱉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겨우 드는 무게는 피하시고, 조금 가볍게 여러 번이 안전합니다.
3.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생략하지 마세요
갑자기 시작하고 갑자기 멈추면 혈압이 급하게 오르내립니다. 앞뒤로 5분씩은 천천히 하세요. 특히 운동 직후 바로 앉거나 눕지 마시고 천천히 걸으며 마무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4. 추운 새벽과 한여름 낮은 피하세요
기상 직후에는 원래 혈압이 오르는 시간대이고, 여기에 추위가 겹치면 혈관이 더 수축합니다. 겨울철 새벽 운동은 특히 조심하시고, 여름에는 더운 낮 시간을 피하세요.
5. 통증 때문에 못 걸으시면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무릎이 아파 걷기가 어려우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럴 땐 자전거, 물속 걷기, 앉아서 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아파서 운동을 못 한다"가 혈압을 방치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대안을 찾아 드리는 게 저희 일입니다.
운동 중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세요
가슴이 답답하거나 조이는 느낌, 가슴 통증
숨이 지나치게 차거나 말을 잇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 때
어지럽거나 눈앞이 캄캄해질 때, 식은땀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맥이 불규칙하게 느껴질 때
심한 두통,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질 때 — 즉시 119
PART 4
덧붙여 — 집에서 혈압 제대로 재는 법
의외로 재는 방법이 틀려서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과 약 조절이 이 숫자로 이뤄지니 정확히 재는 것이 중요합니다.
1. 5분 이상 앉아서 쉰 뒤에 재세요. 재기 30분 전에는 커피·담배·운동을 피합니다.
2. 등을 등받이에 대고, 다리는 꼬지 말고 바닥에 붙이세요. 다리를 꼬면 혈압이 올라갑니다.
3. 커프를 감은 팔이 심장 높이에 오도록 하세요. 팔이 아래로 처지면 높게 나옵니다. 옷 위가 아니라 맨팔에 감고요.
4. 잴 때는 말하지 마세요. 대화하면서 재면 실제보다 높게 나옵니다.
5.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서 평균을 냅니다. 그리고 아침(약 먹기 전)과 저녁에 재서 기록해 두시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인데 집에서 높은 경우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집에서 잰 기록이 있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수첩이든 휴대폰이든 적어서 오세요.
이럴 때는 즉시 병원으로
혈압이 매우 높으면서(수축기 180 이상 등) 증상이 동반될 때 — 심한 두통, 시야 이상, 가슴 통증, 호흡곤란, 구토, 의식 변화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어눌해짐, 얼굴 한쪽이 처짐 — 뇌졸중 의심, 지체 없이 119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몇 분 이상 지속되거나 왼팔·턱으로 뻗칠 때
증상 없이 수치만 높은 경우에도 반복해서 높게 나온다면 가급적 빨리 진료를 받으세요.
"재활로 다시 걷게 되어도,
혈압을 놓치면 한 번에 되돌아갑니다."
정직하게
네 가지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첫째, 고혈압의 진단과 약 처방은 내과 등 담당 선생님의 영역입니다. 저는 재활 과정에서 혈압을 함께 확인하고 운동을 설계하는 역할이에요. 둘째, 혈압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세요. 운동해서 혈압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약을 끊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판단은 반드시 처방 의사가 해야 합니다. 운동은 약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입니다. 셋째, 소염진통제를 스스로 중단하지도 마세요. 통증을 참는 것도 혈압에 좋지 않습니다. 종류를 바꿀지 다른 방법을 쓸지는 상의해서 정할 문제입니다. 넷째, 본문의 수치는 일반적인 기준이며 나이·동반 질환에 따라 본인의 목표 혈압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반드시 담당 선생님께 확인하세요.
3줄 요약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라, 힘들게 재활해 다시 걷게 되어도 혈압을 놓치면 재발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기능 회복과 혈압 관리는 재활의 한 세트입니다.
가장 놓치기 쉬운 것 — 이부프로펜·나프록센 같은 소염진통제가 혈압을 올리고 혈압약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혈압이 잘 안 잡히신다면 드시는 통증약을 함께 점검해 보세요. 다만 임의로 끊지 마시고, 통증을 참는 것 역시 혈압에 좋지 않습니다.
운동은 약처럼 듣지만 방법이 맞아야 합니다 — 유산소는 주 5회 30분, 근력 운동은 힘쓸 때 숨을 내쉬고(숨 참기 금지), 준비·마무리 운동 필수, 추운 새벽과 한여름 낮은 피하기. 무릎이 아프면 자전거·물속 걷기로 대체하면 됩니다. 집에서 잴 때는 5분 안정 후, 팔은 심장 높이, 말하지 않고, 두 번 평균.
정리하자면, 재활의학과에서 혈압을 보는 이유는 혈압이 재활의 성과를 지켜주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걷게 해 드리는 것까지가 제 일이라면, 그 걸음이 오래가도록 챙기는 것도 제 일이에요. 특히 통증 때문에 약을 오래 드시는 분들은 혈압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아파서 운동을 못 하고 계신다면, 그건 포기할 일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을 일입니다.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어서 느낌으로는 알 수 없는 병입니다. 그래서 재보는 수밖에 없어요. 진료 오실 때 팔 한 번 걷어 주세요. 그 한 번이 몇 년 뒤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오래 드시고 계시거나, 무릎·허리가 아파 운동을 못 해 혈압 관리가 어려우시다면 편하게 상담 오세요. 지금 드시는 약을 함께 확인하고, 아픈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근력 운동을 설계해 드리겠습니다. 필요하면 관련 진료과로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오시기 편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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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고혈압과 재활·통증 치료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고혈압의 진단 기준과 목표 혈압은 나이·동반 질환·가이드라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의 목표치는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소염진통제를 비롯한 모든 약물의 조정·중단은 반드시 처방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고 임의로 중단하지 마십시오. 운동의 종류·강도·시작 시점은 심혈관 상태와 근골격계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정하시고, 운동 중 흉통·호흡곤란·어지럼 등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심한 두통·시야 이상·편측 마비·언어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즉시 119 또는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