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비 오면 무릎이 쑤신다"는 말, 정…
무릎

"비 오면 무릎이 쑤신다"는 말, 정말일까요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어머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원장님, 내일 비 올 거예요. 무릎이 아침부터 쑤셔요."

그리고 실제로 다음 날 비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거 보세요" 하시며 웃으십니다. 저도 같이 웃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 의학적으로는 어떨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고, 없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애매한 자리를 그대로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애매하더라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시기라 마침 이 질문이 늘어납니다.

"제 무릎이 일기예보보다 정확해요."
"장마철만 되면 온몸이 무겁습니다."
"날씨 탓이면 방법이 없는 거 아닌가요?"

PART 1

연구들이 서로 다릅니다

먼저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주제는 오래 연구되어 왔지만 결론이 하나로 모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연구는 기온이나 기압, 습도의 변화와 통증 사이에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고, 어떤 연구는 큰 관련을 찾지 못했습니다. 관련이 있다고 한 연구들도 그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료실에서 드리는 답은 이렇습니다.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날씨가 통증의 주인은 아닙니다." 날씨가 나쁜 날 더 아프신 것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통증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날씨보다 관절의 상태와 근력, 그날의 활동량과 수면입니다. 이 순서를 아셔야 "날씨 탓이니 어쩔 수 없다"에서 벗어나실 수 있습니다.

PART 2

그렇다면 왜 그렇게 느껴질까요

결론이 애매하다고 해서 환자분들이 잘못 느끼시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이 될 만한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가능한 설명들

①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안이 살짝 부풀 수 있습니다

비가 오기 전에는 대기의 압력이 낮아집니다. 바깥에서 누르는 힘이 줄면 관절 안의 조직이 아주 미세하게 팽창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미 염증이 있거나 예민해진 관절이라면 그 작은 변화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설이지만 가장 널리 언급되는 설명입니다.

② 추워지면 근육과 힘줄이 뻣뻣해집니다

이건 가설이 아니라 확실한 부분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의 유연성이 줄고 관절 주변이 굳습니다. 같은 동작을 해도 더 뻐근하고, 다치기도 쉬워집니다. 환절기에 통증이 늘어나는 가장 실질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③ 날이 궂으면 안 움직이게 됩니다

놓치기 쉬운데 큰 몫을 합니다. 비 오는 날, 추운 날에는 산책도 안 나가시고 하루 종일 앉아 계시게 됩니다. 관절은 움직이지 않으면 굳고, 굳으면 아픕니다. 날씨가 통증을 만든 것이 아니라 날씨가 활동을 줄이고 그것이 통증을 만든 것일 수 있습니다.

④ 기분과 잠도 함께 움직입니다

흐린 날 기분이 가라앉고 잠이 얕아지는 분들이 계십니다. 수면이 나빠지면 같은 자극도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이건 기분 탓이라는 뜻이 아니라, 통증을 처리하는 신경계가 실제로 그렇게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⑤ 맞았던 날만 기억에 남습니다

조심스럽게 덧붙입니다. "쑤셨는데 정말 비가 왔다"는 날은 기억에 강하게 남고, "쑤셨는데 안 왔다"거나 "안 쑤셨는데 비가 왔다"는 날은 잊힙니다. 사람의 기억이 원래 그렇게 작동합니다. 이 부분이 연구 결과가 엇갈리는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날씨가 통증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통증의 주인은 아닙니다."

PART 3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흔한 오해들
✕ "날씨 탓이니까 방법이 없죠"
이 글에서 가장 바로잡고 싶은 부분입니다. 날씨는 못 바꾸지만 근력과 활동량, 보온과 수면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씨의 영향은 그 기반이 약할수록 크게 느껴집니다. 같은 비 오는 날에도 근력이 있는 분은 덜 흔들리십니다.

✕ "따뜻한 나라로 가면 낫는다던데요"
일시적으로 편하게 느끼실 수는 있습니다. 다만 관절의 상태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를 바꾸는 것보다 그 지역에서 활동량이 늘어난 효과가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도 만들 수 있는 효과입니다.

✕ "습도 때문이니 제습기를 돌리면 됩니다"
쾌적함에는 도움이 됩니다. 다만 습도 하나를 조절해서 통증이 없어진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요인이 함께 움직이는 상황이라 한 가지만 바꿔 큰 변화를 기대하시면 실망하십니다.

✕ "쑤시는 날은 쉬어야죠"
심하게 아픈 날 무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궂은 날마다 쉬시면 안 움직이는 날이 계속 늘어납니다. 비 오는 날에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아래에 적겠습니다.

✕ "쑤신다는 건 관절염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죠"
날씨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것과 관절이 나빠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비 오는 날 더 아프다고 해서 그날 연골이 더 닳는 것은 아닙니다. 진행 여부는 걷는 거리와 붓기, 밤의 통증으로 봅니다. 전에 퇴행성관절염 글에서 다뤘습니다.

PART 4

환절기에 실제로 하실 것

날씨를 못 바꾸니 몸 쪽 조건을 바꾸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은 것들로만 적었습니다.

1. 이불 속에서 5분, 아침 준비운동

일어나자마자 찬 공기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가장 뻣뻣합니다. 누운 채로 발목을 위아래로 스무 번, 무릎을 폈다 굽혔다 열 번,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스무 번. 일어나기 전에 관절을 먼저 깨우면 첫 걸음이 확실히 덜 아픕니다.

2.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덮으세요

보온은 단순하지만 효과가 분명합니다. 무릎이 시리신 분은 얇은 무릎담요나 긴 옷, 어깨가 시리신 분은 목과 어깨를 덮는 옷. 단 붓고 열감이 있을 때는 반대로 차게 하셔야 합니다.

3. 궂은 날 계획을 미리 정해 두세요

"비 오면 안 나가야지"가 아니라 "비 오면 이걸 한다"로 정해 두시는 것입니다. 실내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열 번씩 세 번, 벽 짚고 발뒤꿈치 들기, 계단 오르기.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그날은 그냥 앉아 계시게 됩니다.

4. 근력이 완충 장치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부분입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있으면 관절이 받는 충격이 줄고, 날씨에 따른 오르내림도 덜 느껴집니다. 전에 근감소증 글에서 "근육이라는 통장"으로 말씀드린 이야기입니다.

5. 잠을 지키세요

가장 저평가된 진통제입니다. 흐린 날 잠이 얕아지시면 통증이 실제로 커집니다. 궂은 날일수록 취침 시간을 지키시는 편이 낫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기록을 해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2~3주간 "그날 아팠는지"와 "그날 날씨"를 짧게 적어 보시면, 정말 날씨와 맞는지 아니면 활동량이나 잠과 더 맞는지 눈에 보입니다. 의외로 전날 많이 걸은 것과 더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PART 5

날씨 탓으로 넘기면 안 되는 것

이 글에서 꼭 남기고 싶은 부분입니다. "환절기라 그렇겠지"로 넘기다 늦게 오시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건 날씨 문제가 아닙니다

① 한쪽만 아플 때

날씨의 영향은 대개 양쪽에 비슷하게 옵니다. 유독 한쪽 무릎이나 한쪽 어깨만 아프다면 그 자리에 원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붓거나 열감이 있을 때

날씨로 뻐근한 것과 관절이 붓는 것은 다릅니다. 부어서 굽혀지지 않거나 만졌을 때 뜨겁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전에 무릎에 물이 찼을 때의 글에서 다뤘습니다.

③ 날이 좋아져도 그대로일 때

가장 실용적인 기준입니다. 맑은 날이 며칠 이어졌는데도 똑같이 아프다면 날씨 때문이 아닙니다.

④ 아침 뻣뻣함이 오래갈 때

일어나서 몇 분 움직이면 풀리는 것은 흔합니다. 그런데 뻣뻣한 상태가 한참 이어지고 여러 관절이 함께 아프다면 다르게 봅니다. 확인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⑤ 밤에 아파서 깰 때

낮에 움직일 때 아픈 것과 가만히 있는데 아픈 것은 다릅니다.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상태는 날씨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쪽 관절만 붓고 뜨겁고 벌겋게 변할 때, 열이 함께 날 때 — 즉시 진료
여러 관절이 함께 아프고 아침 뻣뻣함이 오래갈 때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깰 때, 가만히 있어도 아플 때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림이 손끝·발끝까지 이어질 때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열이 날 때
날이 좋아져도 몇 주째 그대로이거나 점점 심해질 때
넘어지거나 다친 뒤 시작된 통증일 때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날씨와 통증의 관계는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관련이 있다는 연구와 그렇지 않다는 연구가 함께 있어, 어느 한쪽으로 단정해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둘째, 그렇다고 환자분이 잘못 느끼시는 것이 아닙니다. 아프신 것은 사실이고, 설명이 되는 요인들이 여럿 있습니다. 셋째, 날씨를 이유로 치료를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기압 때문이니 이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는 설명은 근거가 약합니다. 넷째,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근력과 활동량, 잠입니다. 날씨는 못 바꾸지만 이 셋은 바꿀 수 있고, 바꾸면 날씨의 영향도 함께 줄어듭니다.

3줄 요약
날씨와 통증의 관계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립니다. 관련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크기가 크지 않고, 날씨가 통증의 주인은 아닙니다. 다만 아프시다는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설명이 될 만한 것은 기압 변화, 추위로 인한 근육의 뻣뻣함, 궂은 날 줄어드는 활동량, 얕아지는 잠입니다. 이 중 뒤의 두 가지는 날씨가 아니라 생활이 만드는 부분이라 바꿀 수 있습니다.
환절기에는 이불 속 5분 준비운동, 아픈 부위 보온, 궂은 날 실내 운동 미리 정해 두기, 근력, 수면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한쪽만 아프거나, 붓고 뜨겁거나, 날이 좋아져도 그대로이거나, 밤에 깰 정도라면 날씨 탓으로 넘기지 마세요.

정리하자면 "내일 비 오겠네"라고 하시는 어머님들의 말씀을 저는 함부로 부정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간 자기 몸을 관찰해 오신 분들의 감각이라 무시할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뒤에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그런데 그건 날씨가 반이고, 나머지 반은 우리가 만들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같은 동네, 같은 나이, 비슷한 무릎을 가지신 두 분이 궂은 날을 전혀 다르게 보내시는 것을 봅니다. 한 분은 하루 종일 누워 계시고, 한 분은 우산 쓰고 마트라도 한 바퀴 도십니다. 그 차이가 몇 년 뒤에는 꽤 큰 차이가 됩니다. 이번 주에 비 소식이 있다면, 그날 무엇을 할지 미리 하나만 정해 두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환절기만 되면 무릎이나 어깨가 유독 아프시거나, 날씨 탓인지 다른 원인인지 헷갈리신다면 편하게 오세요. 날씨에 따라 오르내리는 통증인지, 확인이 필요한 원인이 있는지부터 구분해 드리고, 집에서 이어 가실 준비운동과 근력 운동을 정해 드리겠습니다. 붓거나 열감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함께 확인합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기상 변화와 근골격계 통증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상 요인과 통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으며, 본문의 설명은 현재까지 제시된 가설과 일반적 견해를 소개한 것으로 확립된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제시한 자가 관리 방법은 일반적인 권장 사항으로 개인의 상태와 기존 질환에 따라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찰 후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관절의 발적·종창·열감과 발열, 다발성 관절통과 지속되는 아침 경직, 야간통이나 안정 시 통증, 사지의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외상 후 발생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치료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특정 방법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