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무릎 아프면 살부터 빼세요” — 맞…
무릎

“무릎 아프면 살부터 빼세요” — 맞는 말인데 순서가 빠졌습니다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무릎이 아파 병원에 다녀오신 분들이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살부터 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무릎이 아파서 운동을 못 하겠어요."

이 문장 안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 “살을 빼라”는 말은 맞습니다. 무릎에 실리는 힘은 걸을 때 체중의 몇 배가 되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더 커집니다. 다만 그 조언에는 “어떻게”와 “어떤 순서로”가 빠져 있습니다.

오늘은 왜 순서가 중요한지, 아픈 무릎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그리고 흔히 하는 실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걸어야 살이 빠진다는데 걸으면 더 아파요."
"체중은 줄었는데 무릎은 그대로입니다."
"운동을 시작했다가 이틀 만에 부었어요."

PART 1

순서를 바꾸면 고리에 갇힙니다

이 고리를 자주 봅니다

① 아프니까 덜 움직입니다

당연한 반응입니다. 다만 며칠만 덜 써도 허벅지 근육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② 근육이 줄면 무릎이 더 아픕니다

무릎을 받쳐 주던 힘이 빠지니 같은 걸음에도 부담이 커집니다.

③ 활동이 줄어 체중이 늡니다

그리고 늘어난 체중이 다시 무릎으로 갑니다.

④ 여기서 “살부터”로 시작하면

아픈 무릎으로 걷기를 늘리게 되고, 며칠 만에 붓거나 더 아파져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실패가 “나는 안 되는구나”로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바꿔 말씀드립니다. “살을 빼려면 먼저 아프지 않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통증을 낮추고, 무릎에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근육을 만들고, 그다음에 활동량과 식사를 조절하는 순서입니다. 이렇게 가면 대부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PART 2

아픈 무릎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1. 누워서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무릎 밑에 수건을 말아 넣고 무릎을 펴 누르며 5초 유지, 하루 10회 3세트. 체중이 실리지 않아 아픈 무릎으로도 대부분 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작해 다리 들어 올리기로 넘어갑니다.

2. 엉덩이 근육을 함께 만듭니다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지 않게 잡아 주는 것이 엉덩이 근육입니다. 옆으로 누워 다리를 위로 드는 동작을 더해 주세요.

3. 유산소는 무릎에 부담이 적은 것으로

실내 자전거, 물속 걷기, 평지 걷기 순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내리막과 계단은 피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전에 등산 무릎 글에서 말씀드린 이유와 같습니다.

4. 식사는 ‘덜 먹기’보다 ‘단백질부터’

근육을 만들면서 체중을 줄이려면 재료가 필요합니다. 무작정 적게 드시면 근육이 먼저 빠져, 체중은 줄었는데 무릎은 그대로인 결과가 나옵니다.

5. 기준은 체중이 아니라 걷는 거리로

체중계 숫자보다 “쉬지 않고 걷는 시간”이 정직합니다. 이 숫자가 늘면 체중은 대개 따라옵니다.

이 과정에서 흔한 실수

✕ “그래도 많이 걸으면 낫겠죠.”
아픈 무릎에 갑자기 걷기를 늘리면 며칠 뒤 붓는 경우가 흔합니다. 늘리시더라도 한 번에가 아니라 며칠에 걸쳐 조금씩입니다.

✕ “계단 오르기가 운동에 좋다던데요.”
지금 무릎이 아픈 시기에는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특히 내려올 때 실리는 부담이 큽니다.

✕ “일단 굶어서 확 빼고 나서 운동하죠.”
급하게 빼면 근육이 함께 빠집니다. 무릎을 지켜 줄 근육이 줄면 체중이 줄어도 통증은 남습니다.

✕ “체중만 빼면 다 해결되겠죠.”
체중은 중요한 변수이지만 유일한 변수는 아닙니다. 걷는 방식, 근력, 관절의 정렬이 함께 작용합니다.

PART 3

체중 조절 약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요즘 이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제 답은 “선택지 중 하나이지만 순서는 같습니다”입니다.

약을 쓰시더라도

① 근육은 따로 챙기셔야 합니다

체중이 줄 때 지방만 빠지지는 않습니다. 근력 운동과 단백질을 함께 가져가지 않으면 무릎을 받쳐 주는 힘이 함께 줄어듭니다.

② 통증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체중이 줄면 부담은 줄지만, 이미 생긴 염증과 굳음은 따로 다뤄야 합니다.

③ 복용 여부는 담당 의료진과

기저 질환과 복용 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처방과 관리는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르시는 것이 맞습니다. 저희는 그 기간에 무릎을 지키는 운동을 함께 잡아 드립니다.
이럴 때는 운동보다 확인이 먼저입니다
무릎이 갑자기 붓고 벌겋게 달아오르며 열이 날 때
다친 뒤 붓고 디디지 못할 때
무릎이 걸려 펴지지 않는 상태가 이어질 때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림이 함께 있을 때
운동을 시작한 뒤 붓기가 며칠째 가라앉지 않을 때

3줄 요약
“살을 빼라”는 조언은 맞지만 순서가 빠져 있습니다. 아픈 무릎으로 걷기부터 늘리면 며칠 만에 붓고 포기하게 됩니다.
순서는 통증 낮추기 → 체중이 실리지 않는 근력 운동 → 부담이 적은 유산소 → 식사 조절입니다. 기준은 체중계 숫자보다 “쉬지 않고 걷는 시간”입니다.
체중 조절 약을 쓰시더라도 근육은 따로 챙기셔야 하고, 통증 치료를 대신하지도 않습니다. 급격한 감량은 근육을 함께 빼앗아 무릎에는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체중과 무릎은 분명히 관계가 있지만, 순서를 지켜야 효과가 납니다. 근육이 조금 붙으면 걷는 것이 덜 아파지고, 덜 아파지면 활동이 늘고, 그때 체중이 따라옵니다. 반대 순서로 시작하신 분들이 대개 중간에 멈추십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이런 분들께 목표를 체중으로 잡지 않습니다. “쉬지 않고 걷는 시간”으로 잡습니다. 오늘 10분이면 3주 뒤에 15분이 되는지를 봅니다. 이 숫자가 늘기 시작하면 체중계는 나중에 따라옵니다. 그리고 그 편이 훨씬 오래갑니다.

무릎이 아파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고 계시거나, 체중을 줄이라는 말은 들었는데 방법을 못 찾으셨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 무릎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운동부터 확인해 드리고, 이번 달 목표와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통증 치료가 먼저 필요한 단계라면 그것부터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무릎 통증과 체중 관리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 체중 조절 방법과 약물 사용 여부는 개인의 상태와 기저 질환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치료나 제품, 의료기관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특정 방법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무릎의 급격한 부종과 발적·발열, 외상 후 체중 부하 불가, 지속되는 잠김, 근력 저하나 저림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