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서 시작되는 두통 — 수험생 두통의 정체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수험생 3부작의 마지막입니다. 잠과 카페인 이야기를 드렸는데, 그 둘이 만나는 지점에 오늘의 주제가 있습니다. 두통이요.
수험생 두통으로 오시면 저는 늘 같은 질문부터 합니다. "머리 어디가 아파요? 그리고 그때 어깨는 어때요?" 학생들은 대개 이렇게 답합니다. "뒤통수랑 관자놀이가 조이는 것 같고요… 어깨는 항상 뭉쳐 있어요." 그 대답에 답이 들어 있습니다.
"오후만 되면 머리가 조여요."
"두통약을 거의 매일 먹어요."
"주말에 늦잠 자면 오히려 머리가 아파요."
PART 1
수험생 두통의 대부분은 목에서 시작됩니다
가장 흔한 것은 긴장성 두통입니다. 이름 그대로 근육의 긴장에서 오는 두통이에요.
오래 앉아 책을 보면 머리가 앞으로 나가고 어깨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목뒤와 어깨 위 근육이 몇 시간째 머리 무게를 붙들고 있게 됩니다. 그 근육이 뭉치면 통증이 뒤통수와 관자놀이로 퍼집니다.
제가 이전에 근막통증증후군 글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어깨 위 근육을 눌렀는데 머리가 울리는 그 현상이요. 그래서 수험생 두통은 머리를 치료해서 낫는 게 아니라 목과 어깨를 풀어야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험생에게 흔한 두통 네 가지
① 긴장성 두통 — 가장 흔합니다
양쪽조이는 느낌 머리를 띠로 두른 듯 조이고 짓누르는 느낌. 뒤통수·관자놀이·이마가 흔합니다. 오후로 갈수록 심해지고 목·어깨 뭉침이 함께 옵니다. 움직인다고 더 심해지지는 않습니다.
② 편두통
한쪽이 흔함욱신거림 맥박치듯 욱신거리고, 심하면 메스껍고 빛·소리가 거슬립니다. 움직이면 더 심해져 눕고 싶어집니다. 잠이 부족하거나 끼니를 거를 때 잘 유발됩니다.
③ 카페인 관련 두통
주말에 심함 평소 마시던 카페인을 갑자기 줄이거나 거르면 두통이 옵니다. 주말 아침에 유독 머리가 아프다면 늦잠으로 커피 시간이 밀린 탓일 수 있습니다.
④ 약물 과용 두통 — 가장 놓치기 쉽습니다
매일 아픔 두통약을 자주 먹다 보면 오히려 두통이 만성이 되는 상태입니다. 아래에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PART 2
가장 조심해야 할 것 — 두통약이 두통을 만듭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오늘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험생 진료에서 제가 가장 자주 발견하는 함정이거든요.
과정은 이렇습니다. 두통이 오면 약을 먹습니다. 잘 듣습니다. 다음에도 먹습니다. 그러다 "아플 것 같으니까 미리" 먹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진통제를 너무 자주 쓰면 뇌가 통증에 더 예민해져, 약효가 떨어질 때마다 두통이 돌아오는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매일 아프고 매일 약을 먹는데 점점 안 듣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학생은 "두통이 심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을 끊어야 좋아지는 상태인 거죠.
기준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두통약을 한 달에 열흘 이상 먹고 있다면 한 번 확인해 보실 때입니다. 특히 "미리 먹는 습관"이 생겼다면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는 스스로 갑자기 끊기 어렵기 때문에 진료를 통해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전 타이레놀 글에서도 말씀드렸듯, 진통제는 좋은 도구지만 매일 쓰는 도구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PART 3
독서실 환경이 만드는 두통
진료실에서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공통된 조건들이 나옵니다. 대부분 바꿀 수 있는 것들입니다.
1. 책이 너무 낮게 놓여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책상 위 평평한 책을 보려면 고개를 30~40도 숙여야 하고, 그러면 목에 실리는 무게가 크게 늘어납니다. 독서대 하나로 상당 부분 해결됩니다.
2. 의자 높이와 팔 위치
팔이 공중에 떠 있으면 어깨가 계속 올라가 있습니다. 팔꿈치를 책상이나 팔걸이에 받쳐 어깨 무게를 덜어 주세요.
3. 칸막이 독서실의 조명
좁은 칸에 스탠드 하나만 켜면 주변은 어둡고 종이만 밝습니다. 이 대비가 눈을 피로하게 만들어요. 전체 조명을 함께 켜는 편이 낫습니다.
4. 에어컨 바람이 목뒤로
여름 독서실에서 흔합니다. 찬 바람이 목·어깨에 직접 닿으면 근육이 더 뭉칩니다. 자리를 옮기거나 얇은 겉옷으로 목뒤를 가려 주세요.
5. 물을 안 마십니다
화장실 가기 귀찮아서 물을 줄이는 학생이 많은데, 가벼운 탈수도 두통을 부릅니다. 카페인까지 마시면 더 그렇습니다.
6. 끼니를 거릅니다
혈당이 떨어지면 두통이 옵니다. 특히 편두통이 있는 학생에게 결식은 강력한 유발 요인입니다.
PART 4
오늘부터 할 수 있는 3분 처방
거창한 것 말고, 쉬는 시간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드리겠습니다.
50분마다 3분 — 순서대로
① 일어서기 (30초)
가장 중요합니다. 앉은 채로 하는 어떤 스트레칭보다 일어서는 것이 낫습니다. 몇 걸음이라도 걸으세요.
② 목 옆 늘리기 (좌우 20초씩)
한 손으로 같은 쪽 의자 옆을 잡아 어깨를 고정하고, 머리를 반대쪽으로 천천히 기울입니다. 반동 없이, 당기는 느낌까지만.
③ 턱 당기기 (10회)
앞으로 나간 머리를 되돌리는 동작입니다. 턱을 뒤로 살짝 당겨 뒤통수를 위로 미는 느낌으로 3초씩. 고개를 숙이는 게 아닙니다.
④ 날개뼈 모으기 (10회)
가슴을 펴며 양 날개뼈를 뒤로 모았다가 풉니다. 어깨는 으쓱 올리지 마세요.
⑤ 먼 곳 보기 (20초)
창밖이나 복도 끝을 봅니다. 가까운 곳만 몇 시간 보던 눈을 쉬게 해 주세요.
그리고 두통이 이미 왔을 때는 이렇게 해 보세요. 목뒤와 어깨에 따뜻한 것을 대고, 조명을 조금 낮추고, 물 한 컵을 마시고, 10분만 눈을 감고 쉬기. 이것만으로 가라앉는 긴장성 두통이 꽤 많습니다. 약을 집기 전에 이 순서를 먼저 해 보시길 권합니다.
"머리가 아픈데
풀어야 할 곳은 목과 어깨인 경우가
수험생에게는 특히 많습니다."
이런 두통은 지체하지 마세요
벼락 맞은 듯 갑자기 시작된 극심한 두통 — 몇 초 만에 최고조에 이르는 통증. 즉시 응급실입니다
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하고 구토가 동반될 때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이 이상할 때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시야가 이상할 때, 의식이 흐려질 때
머리를 부딪친 뒤 생긴 두통, 점점 심해지는 두통
새벽이나 아침에 심하고 구토와 함께이며 몇 주에 걸쳐 점점 나빠질 때
기침이나 힘을 줄 때 확 심해지는 두통
이런 경우는 물리치료나 스트레칭을 알아볼 상황이 아닙니다.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모든 수험생 두통이 목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편두통은 성격이 다르고 치료도 다르며, 드물지만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위 경고 신호가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둘째, 진통제를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심한 두통을 참고 공부하는 것도 손해예요. 다만 "매일 먹고 있다"면 그건 다른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셋째, 스트레칭이 만능은 아닙니다. 이미 목이 심하게 굳었거나 저림이 함께 온다면 자세 교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넷째, 이 세 편(잠·카페인·두통)은 사실 한 이야기입니다. 잠을 확보하지 않고 카페인으로 버티면서 스트레칭만 해서는 두통이 잡히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함께 손봐야 남은 기간을 버틸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수험생 두통의 대부분은 긴장성 두통이며, 목뒤와 어깨 위 근육이 몇 시간째 머리 무게를 붙들고 있어서 생깁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픈데 풀어야 할 곳은 목과 어깨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놓치기 쉬운 함정은 약물 과용 두통입니다 — 자주 먹다 보면 오히려 두통이 만성이 됩니다. 두통약을 한 달에 열흘 이상 먹고 있거나 "미리 먹는 습관"이 생겼다면 확인이 필요하고, 스스로 갑자기 끊기보다 진료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바꿀 수 있는 것들 — 독서대로 책 높이 올리기, 팔꿈치 받치기, 전체 조명 함께 켜기, 에어컨 바람 피하기, 물 마시기, 끼니 거르지 않기. 그리고 50분마다 3분: 일어서기 → 목 옆 늘리기 → 턱 당기기 → 날개뼈 모으기 → 먼 곳 보기. 단 벼락두통·발열과 목 경직·마비·시야 이상은 즉시 응급실입니다.
정리하자면, 수험생 두통은 대개 몸이 보내는 아주 정직한 신호입니다. 너무 오래 같은 자세로 있었고, 잠이 모자라고, 카페인은 많고, 물과 끼니는 부족하다는 신호요. 그래서 이 두통은 약으로 끄는 것보다 조건을 바꾸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이렇게 잠·카페인·두통 세 편으로 수험생 이야기를 마칩니다. 성적을 올려 드리는 글은 못 되지만, 남은 몇 달을 아프지 않게 버티는 데는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 재수 시절을 돌아보면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실력보다 끝까지 버틴 몸이었거든요. 별내의 수험생 여러분, 부디 무사히 이 계절을 통과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수험생 자녀분이 두통이 잦거나, 목·어깨가 늘 뭉쳐 있어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한다면 편하게 상담 오세요. 두통의 종류를 확인하고 자세·책상 환경 점검과 함께 목·어깨 치료, 집에서 할 스트레칭까지 잡아 드리겠습니다. 두통약을 자주 먹고 있다면 그 부분도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학원 마치고 들르시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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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수험생에게 흔한 두통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두통은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여러 유형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통제의 종류·용량·복용 빈도는 담당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시고, 약물 과용 두통이 의심되는 경우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진료를 통해 조정하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 발열과 목 경직, 신경학적 이상(마비·언어장애·시야 이상), 외상 후 두통, 점차 악화되는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