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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술

도수치료를 받기 전에 — 몇 회를, 무엇을, 어디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전에 운동치료 글에서 “받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를 말씀드렸습니다. 그 글에 이런 질문이 많이 따라왔습니다.

"그럼 도수치료는 안 좋은 건가요?"

전혀 아닙니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치료입니다. 다만 이 치료만큼 “정확히 뭘 하는 건지” 모른 채 시작하는 치료도 드뭅니다. 그래서 오늘은 시작하기 전에 알고 계시면 좋을 것들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세 가지입니다. 도수치료가 실제로 하는 일, 회차를 정하고 끝내는 기준, 그리고 이 치료가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마사지랑 뭐가 다른 거예요?"
"받고 나면 하루는 좋은데 다시 돌아옵니다."
"몇 회 끊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PART 1

마사지와 무엇이 다른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라 먼저 답을 드리면, 목적이 다릅니다.

세 가지 차이

① 평가가 앞에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어디가 굳었고 어디가 못 움직이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아픈 곳이 아니라 안 움직이는 곳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픈 자리와 원인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② 관절을 다룹니다

근육만이 아니라 관절이 움직여야 할 범위만큼 움직이는지를 봅니다. 굳어 있는 관절을 조금씩 되돌리는 것이 이 치료의 큰 축입니다.

③ 진료의 일부입니다

진단에 따라 필요한 부위와 방식이 정해지고, 경과에 따라 조정됩니다. “시원한 정도”가 목표가 아니라 “움직임이 돌아왔는지”가 목표입니다.
그래서 제가 진료실에서 드리는 표현이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문을 여는 일에 가깝습니다.” 굳어서 안 열리던 문을 조금 열어 두면, 그다음에 그 문을 계속 열어 두는 힘은 운동에서 나옵니다. 문을 열기만 하고 힘을 만들지 않으면 며칠 뒤 다시 닫힙니다. “받을 땐 좋은데 도로 아프다”의 대부분이 여기입니다.

PART 2

회차는 이렇게 정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하실 텐데, 저는 이렇게 접근합니다.

1. 먼저 목표를 문장으로 정합니다

“통증을 없앤다”가 아니라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는 각도를 되찾는다”처럼 구체적으로 잡습니다. 목표가 모호하면 끝나는 시점도 모호해집니다.

2. 확인 구간을 짧게 잡습니다

보통 몇 회를 먼저 해 보고 변화를 확인합니다. 그 구간에서 움직임이나 통증에 변화가 전혀 없다면, 회차를 늘리기 전에 진단을 다시 봅니다.

3. 간격은 상태에 따라 조정합니다

초반에는 조금 촘촘하게, 움직임이 돌아오기 시작하면 간격을 벌리면서 운동 비중을 올립니다. 계속 같은 간격으로 무한정 이어가는 방식은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4. 끝내는 기준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목표한 움직임이 돌아오고, 그 상태를 스스로 유지할 운동을 하실 수 있게 되면 종료입니다. 저는 처음 설명드릴 때 이 기준을 반드시 함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실비 보험과 관련해 제도가 바뀌면서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 부분은 전에 급여·비급여 정리 글에서 따로 다뤘으니 그 글을 참고해 주세요. 다만 치료의 필요 여부는 보험이 아니라 상태로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주 듣는 오해

✕ “아파야 제대로 받은 거죠.”
참기 힘든 통증을 견디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지나치게 아프면 몸이 방어적으로 굳어 오히려 움직임이 덜 나옵니다. 아프시면 그 자리에서 말씀해 주시는 편이 결과에 낫습니다.

✕ “뼈를 맞춰 주는 치료 아닌가요.”
‘틀어진 뼈를 제자리로 넣는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움직임이 제한된 관절의 범위를 회복시키는 쪽에 가깝습니다. 소리가 나야 잘된 것도 아닙니다.

✕ “받는 동안에는 운동 안 해도 되겠네요.”
반대입니다. 도수치료 기간이야말로 운동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움직임이 열린 상태에서 근육을 쓰면 훨씬 수월합니다.

✕ “일단 오래 받아 두면 좋겠죠.”
기간이 길다고 결과가 비례하지 않습니다. 변화가 멈춘 상태로 이어가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함께 쓰는 일입니다. 그래서 확인 구간과 종료 기준이 필요합니다.

PART 3

받고 나서 며칠 동안

이 정도는 흔합니다

① 다음 날 뻐근함

운동한 다음 날 같은 근육통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습니다.

② 다른 부위가 느껴짐

굳어 있던 곳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이 뒤늦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대개 좋은 신호입니다.

③ 그날은 무리하지 않기

“풀렸으니 오늘 대청소”가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당일은 평소 정도로, 다음 날부터 정해 드린 운동을 이어가 주세요.
집에서 이어 가는 두세 가지

저는 치료실에서 배운 동작 중 딱 두세 가지만 정해 드립니다. 많이 드리면 안 하시고, 애매하게 드리면 잘못하시기 때문입니다. 몇 개를, 언제, 어떤 느낌까지 — 이 세 가지가 정해져 있으면 대부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두세 가지가 다음 회차의 효과를 좌우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하지 않거나 방식을 바꿉니다
최근의 골절, 심한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감염이 의심되거나 열이 나는 상태
다리·팔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 신경 증상이 진행 중일 때 — 먼저 원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암 치료 중이거나 종양이 의심되는 부위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경우 — 강도와 방식을 조정합니다
목을 강하게 비트는 동작은 위험이 보고되어 있어, 저희는 그런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3줄 요약
도수치료는 마사지와 목적이 다릅니다. 아픈 곳이 아니라 안 움직이는 곳을 찾아 관절의 범위를 되돌리는 치료입니다. 문을 여는 일에 가깝고, 그 문을 열어 두는 힘은 운동에서 나옵니다.
시작할 때 구체적인 목표, 짧은 확인 구간, 그리고 끝내는 기준을 함께 정합니다. 확인 구간에서 변화가 없으면 회차를 늘리기 전에 진단을 다시 확인합니다.
아파야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래 받는다고 비례하지도 않습니다. 최근 골절, 심한 골다공증, 감염, 진행 중인 신경 증상 등에서는 시행하지 않거나 방식을 바꿉니다.

정리하자면 이 치료는 “얼마나 오래 받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얼마나 돌아왔는가”로 평가해야 하는 치료입니다. 그 기준이 없으면 좋아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느낌으로만 판단하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도수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분께 문장 하나를 같이 만들어 드립니다. “저는 ○○ 동작이 편해지면 그만둘 겁니다.” 고개를 돌려 주차하기, 뒤로 손 넣어 지퍼 올리기, 계단 내려가기 같은 것들입니다. 이 문장이 있으면 매 회차가 목적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문장이 이뤄지는 날, 저는 기분 좋게 종료를 말씀드립니다.

도수치료를 권유받고 판단이 어려우시거나, 받고 있는데 나아지는 것인지 모르겠으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 상태에 이 치료가 맞는지부터 확인해 드리고, 맞다면 목표 동작과 확인 구간, 집에서 이어 갈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다른 치료가 먼저인 상태라고 판단되면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퇴근 뒤에도 오실 수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도수치료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적응증과 치료 횟수·간격·강도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치료의 효과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치료 후 일시적인 근육통이나 뻐근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최근의 골절, 심한 골다공증, 감염이나 발열, 진행 중인 신경학적 증상, 종양이 의심되는 부위, 항응고제 복용 등의 경우에는 시행하지 않거나 방식을 조정합니다. 치료 후 힘 빠짐, 감각 이상, 어지럼,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