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100대 명의'는 왜 이렇게 많을까…
에세이

'100대 명의'는 왜 이렇게 많을까 — 타이틀 대신 봐야 할 것들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원장님, 이거 서울 큰 병원 '100대 명의'한테 가봐야 할까요?" 그리고 검색해 보신 분들은 곧 이상한 점을 발견하십니다. 100대 명의라는 분이 왜 이렇게 많지? 네, 실제로 그렇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에는 100대 명의가 수천 명"이라는 말이 돌 정도예요. 오늘은 이 타이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정작 환자분이 봐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정리해 드릴게요.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글은 명의로 선정되신 분들을 깎아내리려는 글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들 대부분은 실제로 대단한 분들이에요. 다만 그 타이틀을 읽는 방법은 알아두시는 게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명의라는 분한테 꼭 가봐야 하나요?"

"검색하면 명의가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몇 달을 기다려서라도 큰 병원에 가는 게 나을까요?"

하나이유는 간단합니다 — '100대 명의'는 하나의 제도가 아닙니다

많은 분이 어딘가에 공인된 국가 인증 명단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명의'를 뽑는 주체가 여러 곳이고, 각자 자기 기준으로 각자의 명단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갈래만 봐도 이렇습니다.

1. 언론사·출판 기획

신문사나 잡지사가 기획 기사·단행본 형태로 분야별 의사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매체마다 기준도, 뽑히는 사람도 다릅니다.

2. 방송 출연

의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의료진이 자연스럽게 '방송에 나온 명의'로 알려집니다. 출연은 섭외와 주제 선정의 결과이지, 순위 심사의 결과는 아니에요.

3. 학회의 분야별 선정

각 학회가 학술 활동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우수 회원을 선정합니다. 이건 동료 의사들의 평가가 반영되는 편이라 의미가 큽니다.

4. 병원 자체 선정

병원이 자기 병원 의료진을 소개하며 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보의 성격이 섞일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서 보셔야 해요.

5. 지역 단위 선정

지자체나 지역 언론이 그 지역의 의료진을 소개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부분의 명의 선정은 '분야별'로 이뤄집니다. 우리나라 의사 전문과목만 해도 스물 몇 개인데, 여기서 다시 암·심장·관절·척추·소화기… 하는 식으로 질환별로 나뉘어요. 분야마다 100명씩만 뽑아도 총합은 금세 수천 명이 됩니다. 게다가 한 사람이 여러 명단에 동시에 오르기도 하고요.

그러니 "100대 명의가 왜 이렇게 많냐"는 의문은 아주 정확한 관찰입니다. 이상한 게 아니라, 애초에 '100'이라는 숫자가 전국 단일 순위가 아니었던 것뿐이에요. 이름이 주는 인상과 실제 구조가 다른 셈이죠.

둘그럼 의미가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하고 싶어요. 명의로 소개되는 분들은 대체로 해당 분야에서 오래, 깊이 해오신 분들입니다. 아무나 오르는 자리도 아니고요. 다만 그 타이틀이 보증하는 것과 보증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시면 됩니다.

타이틀이 보증하지 않는 것

전국에서 유일한 최고라는 뜻

모든 질환에 다 뛰어나다는 뜻

내 병에 가장 적합하다는 뜻

명단에 없으면 실력이 낮다는 뜻

타이틀이 알려주는 것

그 분야에서 오래 활동해 왔다

이름이 알려질 만한 성과가 있었다

동료·학계에서 인정받는 편이다

→ 참고 자료 중 하나

정리하면 타이틀은 '틀린 정보'가 아니라 '부분 정보'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을 때 생겨요. 명단에 없는 훌륭한 의사가 훨씬 많고, 무엇보다 어떤 명단도 '내 병'을 기준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니까요.

셋그래서 실제로 확인하면 좋은 것 다섯

1. '그 병'을 얼마나 다루는가

가장 중요합니다. 같은 과 전문의라도 세부 전공이 다릅니다. 어깨를 주로 보는 분, 무릎을 주로 보는 분이 따로 있어요. 유명한 의사보다 '내 병을 가장 자주 보는 의사'가 대개 더 나은 선택입니다.

2. 그 병원에서 그 치료를 꾸준히 하는가

수술이나 시술은 의사 개인만의 일이 아닙니다. 마취·중환자 관리·간호·재활까지 팀과 시스템이 함께 움직여야 결과가 좋습니다. 그 치료를 정기적으로 하는 곳인지 보세요.

3. 학회 활동과 연구

학회에서 활동하고 진료 지침을 만드는 데 참여하거나 연구를 이어가는 분들은, 그 분야의 최신 흐름을 따라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동료 의사들의 평판

사실 저희끼리는 압니다. "내 가족이면 누구에게 보낼까"가 가장 솔직한 기준이에요. 다른 의사가 환자를 자주 의뢰하는 의사인지가 좋은 신호입니다.

5. 설명을 듣고 납득이 되는가

의외로 이게 중요합니다. 왜 이 치료가 필요한지, 대안은 무엇인지,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듣게 설명해 주는지 보세요. 좋은 결과는 환자가 이해하고 협조할 때 나옵니다.

넷그리고 — 모든 병에 명의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병에 따라 '누구에게 가느냐'가 중요한 병이 있고,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중요한 병이 있어요.

전문 진료를 찾아가야 할 때

암·희귀질환 등 중증 질환

큰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할 때

여러 곳에서 진단이 안 나올 때

치료했는데 계속 재발할 때

드물고 까다로운 시술이 필요할 때

가까운 곳에서 꾸준히가 나을 때

만성 근골격 통증 관리

수술·발병 후의 재활 치료

주기적인 경과 관찰과 운동

생활습관·자세 교정

→ 빈도와 지속이 결과를 만듦

재활이 특히 그렇습니다. 한 번의 명강의보다 열 번의 반복이 몸을 바꿉니다. 왕복 세 시간 걸리는 병원에 한 달에 한 번 가는 것보다, 집 근처에서 주 두세 번 꾸준히 하는 편이 회복에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중증 질환이라면 대기하더라도 제대로 된 곳에서 확실히 보는 것이 맞습니다. 병의 성격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유명한 의사보다,

내 병을 가장 자주 보는 의사."

정직하게

제 이야기도 해야 공평하겠지요. 저는 '100대 명의' 명단에 든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그 명단에 계신 분들을 향한 글이 아니에요. 그분들 상당수는 제가 환자분을 의뢰해 드리고 싶은 분들입니다. 제가 정말 안타까운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① 타이틀만 보고 내 병과 세부 전공이 안 맞는 곳에 가서 시간을 쓰시는 경우, ② 몇 달 대기하느라 가까운 곳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었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 ③ 반대로 꼭 큰 병원에서 확인해야 할 상태인데 동네에서만 버티다 늦어지는 경우예요. 어느 쪽이든 손해는 환자분 몫입니다. 그래서 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상급 병원으로 의뢰해 드립니다. '어디서 볼 것인가'를 정하는 것도 진료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혼자 검색으로 고민하지 마시고, 그 판단을 함께 하시자는 것이 오늘 글의 진짜 결론입니다.

3줄 요약

'100대 명의'는 단일한 공인 제도가 아닙니다. 언론사 기획, 방송 출연, 학회 선정, 병원 자체 소개, 지역 단위 선정 등 여러 주체가 각자의 기준으로 뽑고, 대부분 분야별로 선정하기 때문에 총합은 수천 명 규모가 됩니다. 한 사람이 여러 명단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의미 없는 타이틀은 아닙니다. 다만 '전국 유일의 최고'나 '내 병에 가장 적합함'을 보증하지는 않는 부분 정보로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확인하면 좋은 것은 ①내 병을 자주 다루는 세부 전공인지 ②그 치료를 꾸준히 하는 병원인지 ③학회·연구 활동 ④동료 의사들의 의뢰와 평판 ⑤설명이 납득되는지입니다.

병의 성격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중증·희귀질환, 수술 결정, 진단이 안 될 때는 전문 진료를 찾아가는 것이 맞고, 만성 통증과 재활은 가까운 곳에서 자주·꾸준히가 유리합니다. 필요하다면 상급 병원 의뢰를 함께 판단하는 것도 진료의 일부입니다.

정리하자면, "100대 명의가 수천 명"인 이유는 누가 속여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 숫자가 전국 단일 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타이틀은 참고만 하시고, 내 병을 가장 자주 보는 사람인지를 먼저 보세요. 그리고 재활처럼 꾸준함이 결과를 만드는 영역이라면, 멀리 있는 이름보다 가까이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명의'라는 말보다 '내 병을 아는 의사'라는 말이 더 좋습니다. 환자분의 이름과 사정을 기억하고, 지난번보다 나아졌는지 아는 것 —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진료예요. 오늘 이 글이 병원을 고르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고민되시는 경우에도 편하게 오세요. 지금 상태를 확인해 가까운 곳에서 재활로 관리할 부분과 상급 병원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함께 정리해 드리고, 필요하면 진료 의뢰도 도와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어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오시기 편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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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이른바 '명의' 선정 방식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전달·교육 목적의 칼럼이며, 특정 매체·기관·의료기관이나 특정 의료인에 대한 비방·폄훼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선정 주체와 기준·방식은 매체와 기관마다 다르며 본문은 널리 알려진 일반적 유형을 설명한 것이므로, 개별 선정의 구체적 기준은 해당 주체의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 글은 특정 의료기관의 우수성을 주장하거나 환자를 유인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어느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지는 질환의 종류와 중증도, 치료 시기 등을 고려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