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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퇴계원에서 정형외과를 찾으신다면 — 부모님 모시고 오실 때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퇴계원과 별내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자녀분이 옆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머니가 계속 아프다고만 하시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는 말씀을 안 하세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여러 곳이 동시에 아프고, 그게 몇 년째이다 보니 어디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료 시간이 “다 아파요”로 흘러가 버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모시고 오시기 전에 정리하면 좋을 것, 어르신 통증에서 특히 중요한 것, 그리고 놓치면 안 되는 신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시대요."
"약만 계속 드시는데 이래도 되나요?"
"연세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들 하시더라고요."

PART 1

오시기 전에 세 가지만 정리해 주세요

이것만 있어도 진료가 달라집니다

① “가장 불편한 것” 한 가지

여러 곳이 아프셔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계단을 못 내려가시는 것”, “밤에 어깨 때문에 잠을 못 주무시는 것”처럼 하나만 정해 오시면 그날 진료의 목표가 분명해집니다.

② 드시는 약 목록

가장 많이 빠지는 부분입니다. 혈압·당뇨약, 혈액을 묽게 하는 약, 골다공증 약, 진통제는 치료 방법 선택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약 봉투나 처방전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③ 최근 몇 달의 변화

“작년보다 걷는 거리가 줄었다”, “최근에 두 번 넘어지셨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는데, 진료에서는 가장 중요한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넘어지신 이력은 꼭 말씀해 주세요. 한 번 넘어지시면 다음이 더 쉬워지고, 낙상은 어르신 건강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건 중 하나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왜 넘어지셨는지까지 아시면 예방할 지점이 보입니다.

PART 2

어르신 통증에서 특히 중요한 것

1. 통증보다 ‘기능’을 봅니다

얼마나 아픈지보다 무엇을 못 하시게 됐는지가 중요합니다. 화장실 가시는 것, 계단 내려가시는 것, 장 보러 나가시는 것이 유지되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2. 근육은 생각보다 빨리 빠집니다

나이가 드실수록 며칠만 누워 계셔도 근육이 줄어듭니다. “아프니까 좀 쉬시라”는 말이 오히려 회복을 늦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약만 늘리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여러 약을 함께 드시는 경우 상호작용과 부담을 함께 봐야 합니다. 진통제를 오래 드시고 계신다면 그 자체를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나이 때문”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같은 연세에도 통증 없이 잘 걸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차이는 대개 근력과 걷는 방식, 그리고 관리 여부에서 납니다.

5. 뼈의 강도를 함께 봅니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같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달라집니다. 특히 키가 줄거나 등이 굽는 변화가 최근에 생겼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녀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

✕ “연세가 있으니 수술은 무리겠죠.”
나이만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전신 상태와 일상 기능, 그리고 무엇을 되찾고 싶으신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을 나이 때문에 미루는 것도 위험합니다.

✕ “운동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안 하시는 것이 더 위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방식이 중요합니다. 앉아서 또는 누워서 하는 근력 운동부터 시작하면 안전하게 가능합니다.

✕ “아프다고 하시니 일단 쉬시게 했어요.”
며칠은 괜찮지만 길어지면 손해입니다. 누워 계신 기간만큼 근육과 균형 감각이 함께 빠집니다.

✕ “병원을 여러 곳 다니시는데 괜찮을까요.”
기록만 정리되어 있으면 괜찮습니다. 다만 드시는 약과 받으신 주사는 한곳에서 파악되고 있어야 안전합니다.

PART 3

집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것

자녀분이 하실 수 있는 네 가지

① 앉았다 일어서기를 세어 보세요

의자에서 팔을 쓰지 않고 몇 번 일어나실 수 있는지를 보시면 다리 근력 상태가 대략 보입니다. 몇 주 뒤 다시 세어 보면 좋아지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② 집 안을 한 바퀴 점검해 주세요

화장실 미끄럼 방지, 문턱, 어두운 복도, 밤에 켜지는 등입니다. 낙상은 대부분 집 안에서 일어납니다.

③ 단백질을 챙겨 주세요

식사량이 줄면 근육이 먼저 빠집니다. 끼니마다 단백질이 들어가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④ 걷는 거리를 기록해 주세요

“쉬지 않고 걸으시는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통증 점수보다 이 숫자가 정직하고, 진료에서도 가장 쓸모 있는 정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루지 마세요
넘어지신 뒤 사타구니나 엉덩이가 아프고 디디기 어려울 때 —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골절일 수 있습니다
갑자기 등이나 허리가 아프면서 키가 줄거나 등이 굽었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 조절에 변화가 생겼을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3줄 요약
모시고 오시기 전에 가장 불편한 것 한 가지, 드시는 약 목록, 최근 몇 달의 변화를 정리해 오시면 진료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넘어지신 이력은 꼭 말씀해 주세요.
어르신 통증은 “얼마나 아픈가”보다 “무엇을 못 하시게 됐는가”로 봅니다. 며칠만 누워 계셔도 근육이 빠지므로, 쉬시게 하는 것이 늘 답은 아닙니다.
집에서는 앉았다 일어서기 횟수 세기, 집 안 낙상 위험 점검, 단백질 챙기기, 걷는 시간 기록 네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어르신 진료의 목표는 통증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시던 일을 계속하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화장실에 혼자 가시고, 장을 보러 나가시고, 손주를 안아 보실 수 있는 상태를 지키는 일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어르신께 이렇게 여쭤봅니다. “요즘 못 하게 되신 일이 뭐가 있으세요?” “아픈 데가 어디세요”보다 이 질문에 훨씬 구체적인 대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이 그날 치료의 목표가 됩니다. 자녀분이 곁에서 한 가지만 보태 주시면 더 정확해집니다.

부모님이 여러 곳이 아프다고 하시거나, 약만 계속 드시고 계셔서 걱정이시라면 편하게 모시고 오세요. 지금 무엇을 못 하시게 됐는지부터 정리해 드리고, 이번 달 목표와 집에서 하실 수 있는 두세 가지를 함께 정해 드리겠습니다. 골다공증이나 다른 원인 확인이 필요하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어 자녀분이 함께 오시기 좋은 시간대가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고령층의 근골격계 통증과 진료 이용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와 운동의 종류·강도는 전신 상태와 기저 질환, 복용 약물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치료나 의료기관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낙상 후 체중 부하가 어려운 경우, 급격한 신장 감소나 등의 변형, 하지 위약과 대소변 조절의 변화,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야간통과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