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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통증의학과와 재활의학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별내에 병원이 늘면서 이 질문을 부쩍 자주 받습니다.
"통증의학과랑 재활의학과랑 뭐가 다른 거예요? 둘 다 비수술이라던데요."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두 과 모두 수술하지 않고 통증을 다루고, 주사도 쓰고 물리치료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질문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오늘은 그 차이를 설명드리고, 지금 내 상태에서는 어디부터 가는 것이 나은지를 판단하실 기준을 드리겠습니다.

"주사는 여러 번 맞았는데 걷는 건 그대로예요."
"아파서 운동을 못 하겠습니다."
"통증은 줄었는데 힘이 안 들어와요."

PART 1

같은 허리를 다르게 봅니다

무게중심의 차이

① 통증의학과 — 통증 신호를 다루는 쪽

어느 신경이, 어느 지점에서 통증 신호를 보내는지를 찾아 그 신호를 낮추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신경 주변에 정확히 약을 전달하는 시술 경험이 많습니다.

② 재활의학과 — 기능을 되돌리는 쪽

“지금 무엇을 못 하는가”에서 시작합니다. 근력,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 걷는 방식, 균형을 재고 그것을 되찾는 계획을 세웁니다. 통증을 낮추는 치료도 하지만, 목표는 통증 점수가 아니라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③ 그래서 질문이 다릅니다

한쪽은 “어디가 아프십니까”에서, 다른 쪽은 “무엇을 못 하십니까”에서 출발합니다. 둘 다 필요하고, 순서만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비유를 하나 들면 이렇습니다.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는 일과, 불이 난 뒤 집을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일은 둘 다 필요합니다. 불이 크게 번져 있으면 끄는 일이 먼저이고, 불이 잡혔는데도 집을 못 쓰고 있으면 복구가 먼저입니다. 저는 주로 두 번째 자리에 서 있습니다.

PART 2

지금 어디부터 가면 좋을까요

제가 드리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아파서 못 하는가, 못 해서 아픈가”입니다.

1. 통증 조절이 먼저인 경우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밤에 잠을 못 자고, 아파서 걷지도 운동하지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때는 통증을 낮추는 치료가 먼저입니다. 재활을 시작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운동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2. 기능 회복이 먼저인 경우

통증은 견딜 만한데 힘이 안 들어오고, 걷는 거리가 줄고, 특정 동작이 안 되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주사를 반복하면 통증 점수만 오르내리고 걷는 거리는 그대로입니다.

3. 둘을 섞어야 하는 경우

실제로 가장 많습니다. 통증을 낮추는 치료로 문을 열고, 그 사이에 굳은 관절과 약해진 근육을 다루는 것입니다. “주사냐 운동이냐”가 아니라 “지금 비중을 어디에 둘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4. 먼저 구조를 봐야 하는 경우

다친 순간이 분명하거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 신경 증상이 진행 중일 때는 두 과의 구분보다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자주 듣는 오해

✕ “재활의학과는 물리치료만 하는 곳이죠.”
재활의학과는 진단하고 처방하는 진료과입니다. 근력과 움직임을 평가해 무엇이 왜 안 되는지를 찾고, 필요한 치료와 운동을 정합니다. 물리치료는 그 계획의 일부입니다.

✕ “주사 맞을 거면 어디든 같은 거 아닌가요.”
같은 주사라도 ‘왜 지금 이 주사인지’와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주사 뒤 며칠이 재활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은 어느 과에서 맞으시든 같습니다.

✕ “운동은 나중에 안 아플 때 하는 거죠.”
안 아파진 뒤에 시작하면 이미 근육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 있습니다.

✕ “그럼 두 곳을 다 다녀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만 정하시면 됩니다. 저는 통증 조절이 급한 분께는 그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필요하면 연계해 드립니다.

PART 3

재활의학과에서 실제로 하는 것

말로만 하면 막연하니, 진료실에서 하는 일을 그대로 적겠습니다.

첫 진료에서

① 무엇을 못 하시는지 정합니다

계단, 양말 신기, 뒤로 손 넣기, 쉬지 않고 걷는 거리 중 하나를 목표로 잡습니다. 치료의 끝을 여기서 정합니다.

② 아픈 곳 말고 약한 곳을 찾습니다

무릎이 아프면 엉덩이 근육을, 어깨가 아프면 날개뼈를 봅니다. 통증은 대개 부담이 넘어간 자리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③ 지금 단계에 맞는 치료를 씁니다

통증이 심하면 낮추는 치료부터, 움직임이 막혀 있으면 그것부터입니다. 필요하면 주사도 씁니다. 다만 목적은 재활을 시작할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④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드립니다

몇 개를, 언제, 어떤 느낌까지. 많이 드리면 안 하시고, 애매하게 드리면 잘못하십니다.
과를 고르기 전에, 이건 바로 확인하세요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이상할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외상 후 디디지 못하거나 모양이 변했을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3줄 요약
두 과는 겹치는 부분이 많고,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한쪽은 통증 신호를 낮추는 데, 다른 쪽은 기능을 되돌리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기준은 “아파서 못 하는가, 못 해서 아픈가”입니다.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하면 통증 조절이 먼저, 통증은 견딜 만한데 기능이 안 돌아오면 재활이 먼저입니다.
재활의학과는 무엇을 못 하는지에서 시작해 목표 동작으로 끝을 정하는 진료입니다. 주사도 쓰지만 목적은 재활을 시작할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어느 과가 더 좋은가가 아니라, 지금 내 상태에 무엇이 먼저인가의 문제입니다. 통증 점수만 오르내리고 걷는 거리는 그대로라면, 무게중심을 옮겨 볼 때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첫 진료에 오신 분께 이렇게 여쭤봅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데 못 하시는 일이 뭔가요?” 계단 내려가기, 손주 안기, 자전거 타기, 다시 일하기. 그 대답이 그날 치료의 목표가 되고, 나중에 “다 나았다”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주사나 치료를 여러 번 받았는데 걷는 거리나 하실 수 있는 일이 그대로시라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이 통증을 낮출 단계인지 기능을 되돌릴 단계인지부터 말씀드리고, 목표 동작 한 가지와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통증 조절이나 다른 과의 판단이 먼저 필요한 상태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진료과의 역할 차이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설명은 진료과의 일반적인 접근 방식을 소개한 것으로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실제 진료 범위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의 이상,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외상 후 체중 부하 불가, 야간통과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