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통증에 좋다는 수액, 정말 도움이 될…
주사치료

통증에 좋다는 수액, 정말 도움이 될까요 —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요즘 수액 종류가 참 많아졌습니다. 진료실에서도 이렇게 물으십니다.

"통증에 좋은 수액이 있다던데, 한번 맞아 볼까요?"

전에 마늘주사·백옥주사 글에서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시리즈로 몇 가지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통증과 관련해 권유받으시는 수액 이야기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다 소용없습니다”는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기대하실 수 있고, 무엇은 기대하시면 안 되는지가 분명히 나뉩니다. 그리고 맞으시면 안 되는 분도 있습니다.

"피로가 심하니 수액이라도 맞으면 나을까요?"
"근육통에 좋은 수액이 있다던데요."
"맞고 나면 개운하긴 한데 며칠 가고 맙니다."

PART 1

수액이 실제로 하는 일

수액은 결국 혈관으로 물과 성분을 바로 넣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그 성분이 부족한 상태였다면 빠르게 채워집니다. 여기까지가 확실한 부분입니다.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① 부족한 것을 채우는 데는 확실합니다

탈수, 심한 구토·설사, 음식을 못 드시는 상태에서는 수액이 분명한 역할을 합니다. 이건 이견이 없습니다.

② 부족하지 않은 것을 더 넣는다고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이미 충분한 성분을 더 넣으면 대부분 소변으로 나갑니다. “많이 넣을수록 좋다”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③ 통증의 원인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디스크가 눌린 것, 힘줄이 상한 것, 근육이 약해진 것은 수액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액은 컨디션을 거드는 것이지, 통증을 만든 구조나 부하를 다루는 치료가 아닙니다.

④ 체감은 있을 수 있습니다

수분과 전해질이 채워지고 잠시 누워 쉬는 것만으로도 개운해지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체감이 며칠 뒤 사라진다면, 그건 원인을 다룬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수액이 나쁘다”가 아니라 “그것으로 통증이 해결되기를 기대하지는 마시라”입니다. 피로가 심해 며칠 힘을 내야 할 사정이 있으시다면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몇 주째 아픈 무릎이나 허리를 수액으로 풀려는 계획은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PART 2

맞기 전에 확인하실 것

1. 무엇이 들어가는지 물어보세요

성분과 용량을 아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름만 듣고 맞으시면 나중에 어떤 성분에 반응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2. 지금 통증에 왜 필요한지 물어보세요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처럼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다들 맞으십니다”는 이유가 아닙니다.

3. 지병과 복용약을 반드시 말씀하세요

심장이나 콩팥이 약하신 분은 수액의 양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당뇨가 있으시면 포도당이 든 수액에서 혈당이 오를 수 있고, 신장 기능이 떨어진 분은 전해질 조절이 필요합니다.

4.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보세요

식사와 수분, 그리고 잠입니다. 대부분의 ‘영양’은 입으로 드시는 쪽이 안전하고 오래 갑니다.

5. 이걸로 무엇을 미루고 있는지 보세요

가장 중요합니다. 수액을 맞느라 원인 치료를 미루고 계시다면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오해

✕ “주사보다 수액이 몸에 순하다던데요.”
‘순하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혈관으로 들어가는 만큼 알레르기나 감염, 수분 부담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없는 것도 아닙니다.

✕ “피곤한 게 통증의 원인이니까 수액이 답이겠네요.”
피로와 수면 부족이 통증을 키우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해결은 대개 수액이 아니라 잠과 활동 조절에서 옵니다.

✕ “비타민은 많이 넣을수록 좋죠.”
필요량을 넘으면 대부분 배출되고, 일부 성분은 과량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이’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이 기준입니다.

✕ “맞고 나서 좋아졌으니 효과가 있는 거죠.”
하루 이틀의 개운함과 통증의 회복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판단은 ‘그날 개운했는가’가 아니라 ‘2~3주 뒤 걷는 거리나 하실 수 있는 일이 늘었는가’로 하셔야 합니다.

PART 3

같은 시간과 비용이라면 저는 이쪽을 권합니다

통증에 실제로 남는 것들

① 잠을 먼저 보겠습니다

수면이 무너지면 통증 역치가 낮아집니다. 같은 자극에 더 아프게 느껴지고, 근육도 잘 붙지 않습니다. 통증 치료에서 잠은 부수적인 항목이 아닙니다.

② 단백질과 식사를 챙기겠습니다

근육을 되찾으려면 재료가 필요합니다. 수액 한 번보다 매 끼니의 단백질이 회복에 남습니다.

③ 약한 곳에 힘을 만들겠습니다

지루하지만 이것만 남습니다. 일을 안 하던 근육을 깨우는 몇 주가 다음 일 년을 바꿉니다.

④ 필요하면 수액도 씁니다

탈수나 섭취가 어려운 상황, 컨디션 회복이 필요한 시기에는 저도 씁니다. 다만 그것을 통증 치료의 중심에 놓지는 않습니다.

수액 전후로 이런 경우는 알려 주세요
심장·콩팥 질환이 있거나 부종이 잘 생기실 때
당뇨가 있으시거나 혈당 조절이 어려우실 때
과거 주사나 약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을 때
맞는 도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드러기·호흡 곤란이 생길 때 — 즉시 중단하고 알려야 합니다
맞은 자리가 붓고 벌겋게 달아오르며 열이 날 때

3줄 요약
수액은 부족한 것을 빠르게 채우는 데는 확실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것을 더 넣는다고 좋아지지 않고 통증의 원인을 바꾸지도 못합니다.
맞기 전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지금 통증에 왜 필요한지, 지병과 복용약, 식사로 대신할 수 있는지, 이걸로 무엇을 미루고 있는지를 확인하세요.
같은 시간과 노력이라면 잠, 단백질, 약한 근육 채우기가 통증에 더 오래 남습니다. 심장·콩팥 질환, 당뇨, 알레르기 이력이 있으시면 반드시 미리 말씀하셔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수액은 거들 수는 있어도 중심이 되기는 어려운 방법입니다. 몸이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대개 채워 넣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수액을 여쭤보시는 분께 이렇게 답합니다. “맞으셔도 됩니다. 다만 그것만 하시면 두 달 뒤에 같은 자리에 계실 겁니다.” 솔직한 말이 당장은 재미없게 들리는 걸 압니다. 그래도 저는 이 이야기를 계속 드리려 합니다. 두 달 뒤에 달라져 계시는 편이 낫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피로와 통증이 겹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 통증이 어디에서 오는지부터 확인해 드리고, 이번 달 목표와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수액이나 다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그것도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수액 치료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수액의 성분과 적응증, 투여 여부는 환자의 기저 질환과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제품이나 의료기관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심부전·신장 질환·당뇨가 있으신 분, 알레르기 이력이 있으신 분은 반드시 사전에 알리시고, 투여 중 호흡 곤란이나 두드러기, 투여 부위의 발적과 부종,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