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이 계속 아플 때 — 낮의 이악물기, 밤의 이갈이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전에 턱관절 글에서 "소리가 난다고 다 치료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글을 보시고 오신 분들이 물으시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소리는 그렇다 치고, 계속 아픈 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대개 이런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치과에 가야 하는지 여기 와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증상이 유독 오래가는 이유부터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먼저 적으면 이렇습니다. 턱 통증이 잘 낫지 않는 가장 흔한 이유는 치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루 종일 원인이 계속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턱이 뻐근하고 관자놀이가 아픕니다."
"저는 이를 가는 줄도 몰랐어요. 가족이 알려 줬습니다."
"딱딱한 걸 씹으면 다음 날 꼭 아픕니다."
PART 1
왜 몇 달씩 가는가
턱 통증의 상당수는 관절 자체보다 턱을 움직이는 근육에서 옵니다. 관자놀이와 볼 쪽에 있는 씹는 근육들이지요.
그런데 이 근육에는 다른 부위에 없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어깨나 허리는 아프면 자연스럽게 덜 쓰게 되는데, 턱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먹고 말하는 동안 계속 쓰이고, 무엇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를 맞물고 있는 시간이 하루 중 상당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소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위아래 이는 서로 닿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입술은 닫혀 있되 이 사이는 살짝 떠 있고, 혀는 입천장에 가볍게 붙어 있는 상태. 이것이 턱 근육이 쉬고 있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집중하거나 긴장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를 맞물고 힘을 줍니다. 운전할 때, 모니터를 볼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걱정할 때. 그 시간이 쌓이면 근육은 하루 종일 일한 셈이 됩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아도 그날 저녁부터 다시 같은 부하가 걸리면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전에 운동치료 글에서 "치료받을 때만 좋다"는 말의 정체를 말씀드렸는데, 턱은 그 구조가 특히 뚜렷한 부위입니다.
PART 2
낮과 밤은 전혀 다르게 접근합니다
이 구분이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낮에 이를 악무는 것과 밤에 이를 가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대처도 다릅니다.
두 가지를 나눠서 봅니다
① 낮의 이악물기 — 고칠 수 있습니다
깨어 있을 때의 습관이라 알아차리면 바꿀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확인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아래에서 방법을 적겠습니다.
② 밤의 이갈이 — 의지로 고쳐지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자는 동안의 이갈이는 "하지 말아야지"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수면 중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본인의 노력으로 멈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힘으로부터 이와 근육을 보호하는 것"으로 잡습니다.
③ 밤에 쓰는 장치는 치과의 영역입니다
이를 보호하는 장치는 치과에서 본을 떠서 맞추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성품을 사서 쓰시는 경우가 있는데, 맞지 않는 장치는 오히려 관절과 교합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말씀드리고 안내해 드립니다.
④ 아침 증상은 밤을 알려 주는 신호입니다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관자놀이가 아프거나, 자고 일어나 입이 잘 안 벌어진다면 밤사이에 힘을 쓰고 계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저녁으로 갈수록 심해진다면 낮의 습관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차이를 알고 오시면 진료가 빨라집니다.
⑤ 잠 자체를 함께 봅니다
잠이 얕아지면 이갈이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를 심하게 고시거나 자다가 숨이 멎는다는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다면 그 부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수면을 정리하지 않고 턱만 다루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PART 3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흔한 오해들
✕ "턱을 단련하려면 딱딱한 걸 씹어야죠"
반대입니다. 아픈 시기에는 오징어, 마른 견과류, 딱딱한 빵, 껌처럼 오래 씹어야 하는 음식을 줄이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미 과로한 근육에 부하를 더하는 셈입니다. 껌은 특히 같은 근육을 쉬지 않고 반복해서 쓰게 만들어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 "턱에서 소리가 나면 관절이 닳고 있는 거죠"
소리와 관절 손상은 직결되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고 입이 잘 벌어지는데 소리만 난다면 대개 지켜봅니다. 중요한 것은 소리가 아니라 통증, 그리고 입이 벌어지는 정도입니다. 전에 턱관절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 "턱이 틀어졌으니 교정해서 맞추면 낫겠죠"
"틀어진 것을 맞춘다"는 설명은 신중하게 들으시는 게 좋습니다. 턱 증상의 상당 부분은 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의 과부하와 습관에서 옵니다. 교합과 관련된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그건 치과의 영역이지만, 어떤 처치로 단번에 맞춰 완치된다는 이야기는 조심스럽습니다.
✕ "스트레스 때문이라니까 방법이 없네요"
긴장이 큰 요인인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탓"이라는 결론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 자체가 아니라, 긴장했을 때 몸이 그 힘을 턱으로 보내는 습관입니다. 그건 훈련으로 줄어듭니다.
✕ "입을 크게 벌리는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면 되죠"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픈 상태에서 억지로 크게 벌리면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턱 운동은 "크게"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으로 작게"가 원칙입니다. 아래에서 적겠습니다.
PART 4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
1 "이 떼기"를 하루 종일 연습하세요
가장 중요하고 가장 효과가 큽니다. 입술은 다물고, 위아래 이는 살짝 떼고, 혀는 입천장에 가볍게 붙이고, 어깨는 내린다. 이 자세를 기억하시고 알아차릴 때마다 되돌리세요. 처음에는 하루에 몇 번밖에 못 알아차리십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2 알림을 만드세요
습관은 의지로 못 바꾸고 신호로 바꿉니다. 휴대폰 알람을 한 시간마다 맞추거나, 모니터와 냉장고, 자동차 핸들에 작은 스티커를 붙여 두세요. 그것이 보일 때마다 이를 떼는 것입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드리는 처방입니다.
3 씹는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주세요
어금니를 꽉 물었을 때 볼 쪽에서 불룩해지는 근육과 관자놀이 부위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둥글게 30초에서 1분 정도, 아프지 않을 만큼만 문질러 줍니다. 따뜻한 물수건을 대고 하시면 더 편합니다. 세게 누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 입은 "작고 곧게" 벌리는 연습을
거울을 보고 천천히 입을 벌려 보세요. 턱이 한쪽으로 휘지 않고 곧게 내려오는 범위까지만, 아프지 않은 선에서 벌렸다 닫습니다. 혀끝을 입천장에 붙인 채 벌리면 과하게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루 몇 차례 천천히 하시면 됩니다.
5 목과 자세를 함께 다루세요
턱만 봐서는 잘 안 됩니다. 머리가 앞으로 나와 있으면 턱 근육이 받는 부담이 함께 늘어납니다. 턱 당기기와 날개뼈 모으기를 함께 하시는 것이 좋고, 전에 거북목 글에서 다룬 내용과 이어집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하품할 때 손으로 턱 아래를 받쳐 주세요. 턱이 잠기거나 크게 어긋나는 일이 하품하다가 생기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어깨와 귀 사이에 끼우는 습관,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 턱을 괴는 습관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입을 다물었을 때
이가 닿아 있다면
그건 이미 일하는 중입니다."
PART 5
어디로 가야 할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라 정리해 드립니다. 이 부위는 여러 과가 함께 보는 영역이고, 병원마다 진료 범위도 다릅니다. 아래는 어디부터 가면 덜 돌아가는지에 대한 제 의견일 뿐입니다.
증상에 따라
① 이와 교합, 밤에 쓰는 장치가 필요할 때
치과에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가 닳았거나 시리거나 깨진 곳이 있는지, 장치가 필요한지, 교합에 문제가 있는지는 그쪽의 영역입니다. 저는 필요하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② 근육 통증과 두통, 목과 함께 아플 때
재활의학과에서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씹는 근육과 목 근육의 과부하, 자세, 습관을 함께 다루고 필요하면 물리치료와 약, 근육 내 주사를 씁니다. 전에 근막통증증후군 글에서 다룬 원리와 같습니다.
③ 귀가 아프고 먹먹할 때
턱 문제가 귀 통증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관절이 귀 바로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제 귀의 문제일 수도 있어, 귀에서 진물이 나거나 청력이 떨어지거나 어지럼이 함께 있다면 이비인후과 확인이 먼저입니다.
④ 입이 잘 안 벌어질 때
이건 미루지 마세요. 손가락 두 개가 세로로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입이 안 벌어지거나, 갑자기 턱이 걸려 잠긴 느낌이 든다면 그 상태를 오래 두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⑤ 불안과 불면이 앞서 있을 때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긴장과 불면이 통증보다 앞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턱만 붙들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아, 적절한 상담과 진료를 함께 권해 드립니다. 전에 통증과 스트레스에 관한 글에서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런 경우는 진료를 받으세요
입이 갑자기 잠겨서 벌어지지 않거나, 벌린 채 다물어지지 않을 때
손가락 두 개가 세로로 들어가지 않을 만큼 벌어지는 범위가 줄었을 때
턱이나 얼굴이 붓고 열이 나며 벌겋게 변할 때 — 감염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가 맞물리는 느낌이 갑자기 달라졌을 때, 다친 뒤에 시작된 통증일 때
얼굴 한쪽이 마비되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말이 어눌해질 때 — 즉시 진료
귀에서 진물이 나거나 청력이 떨어지고 심한 어지럼이 함께 있을 때
몇 달째 그대로이거나 점점 심해지기만 할 때, 밤에 통증으로 깰 때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밤의 이갈이를 없애 드리는 치료는 없습니다. 목표는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힘으로부터 보호하고 근육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며, 그 목표는 대개 달성됩니다. 둘째, 이 증상은 치료보다 습관의 비중이 큽니다. 진료실에서 해 드리는 것보다 하루 종일 이를 떼고 계시는 것이 결과를 더 크게 바꿉니다. 그래서 저는 처치를 늘리기보다 그 연습을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 셋째, 제가 볼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와 교합, 장치는 치과의 영역이고 필요하면 그렇게 말씀드리고 안내해 드립니다. 넷째, 낫는 기간을 약속드리지 않습니다. 습관이 관여하는 증상이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것이 보통이며, 재발했다고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3줄 요약
턱 통증이 오래가는 이유는 치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루 종일 원인이 계속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입을 다물었을 때 위아래 이는 닿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닿아 있다면 근육은 이미 일하는 중입니다.
낮의 이악물기와 밤의 이갈이는 다르게 접근합니다. 낮은 알아차리면 고칠 수 있어 알림과 스티커로 "이 떼기"를 반복 연습하고, 밤은 의지로 조절되지 않아 보호가 목표이며 장치는 치과의 영역입니다. 아침에 심하면 밤, 저녁에 심하면 낮의 문제입니다.
아픈 시기에는 껌과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줄이고, 입은 크게가 아니라 곧고 작게 벌리는 연습을 하세요. 씹는 근육을 따뜻하게 해서 부드럽게 풀고, 목과 자세를 함께 다룹니다. 다만 입이 잠기거나 벌어지는 범위가 줄면 미루지 마세요.
정리하자면 턱은 쉬게 하기가 가장 어려운 근육입니다. 먹고 말하는 동안 계속 쓰이고, 긴장할 때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 증상의 치료는 진료실이 아니라 환자분의 하루 안에서 대부분 일어납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아픈 근육을 풀고 걸러야 할 것을 거르는 것까지이고, 이를 떼는 그 순간들은 환자분만 하실 수 있습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이 이야기를 드릴 때 표정이 바뀌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지금도 물고 있었네요." 그 자각이 시작입니다. 오늘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시는 동안에도 아마 몇 번은 이를 맞물고 계셨을 겁니다. 지금 한번 확인해 보세요. 입술은 다물고, 이는 살짝 떼고, 혀는 입천장에, 어깨는 아래로. 그 상태가 원래 자리입니다. 하루에 그 순간을 조금씩 늘려 가시면 됩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턱이 아프고 관자놀이가 뻐근하거나, 아침마다 턱이 무겁고 입이 뻑뻑하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관절 문제인지 근육 문제인지 구분해 드리고, 낮의 습관을 바꾸는 방법과 씹는 근육·목을 함께 다루는 치료를 잡아 드리겠습니다. 이와 교합, 밤에 쓰는 장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치과 진료를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턱관절 및 저작근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제시한 자가 관리와 운동 방법은 일반적인 안내로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통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찰 후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치아와 교합의 평가, 야간 구강내 장치의 제작과 적용은 치과의 진료 영역이며 임의로 기성 제품을 사용하실 경우 교합과 관절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개구 제한이나 턱의 잠김, 갑작스러운 교합 변화, 안면부의 부종과 발열, 안면 마비나 감각 이상, 이루와 청력 저하 및 심한 어지럼, 외상 후 발생한 통증, 야간통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불안·불면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상담과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치료 효과와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