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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치료

주사와 시술을 반복했는데 그대로라면 — 빠져 있는 한 가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치료를 안 받으신 분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열심히 받으신 분들입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봤어요. 주사도 여러 번, 시술도 받았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제자리예요.”

이런 경우 저는 치료를 하나 더 얹기 전에 “무엇이 빠져 있는지”부터 찾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왜 반복해도 그대로인지, 그때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 그리고 다음 4주를 어떻게 쓸지입니다.

"맞을 땐 좋은데 두 달이면 원위치입니다."
"이제 뭘 더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통증은 좀 줄었는데 여전히 못 걷습니다."

PART 1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이유

대개 이 다섯 가지 중 하나입니다

① 통증을 만든 조건이 그대로입니다

가장 흔합니다. 치료는 통증을 낮췄지만, 그 통증을 만든 약한 근육과 굳은 관절, 그리고 생활 습관은 그대로입니다. 덜 아픈 몇 주가 회복을 시작할 시기인데, 그 시기를 쉬는 데만 쓰면 창이 닫힙니다.

② 아픈 곳과 원인이 다릅니다

통증이 나타나는 자리와 문제를 만든 자리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무릎이 아픈데 원인은 엉덩이 근육, 어깨가 아픈데 원인은 목과 날개뼈인 식입니다. 아픈 자리만 반복해 치료하면 제자리입니다.

③ 진단이 한 번도 재검토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붙은 병명으로 몇 달째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회 해 보고 반응이 없으면 치료를 늘리기 전에 진단을 다시 보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입니다.

④ 통증이 오래되며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통증이 몇 달 이어지면 신경계가 통증에 예민해지는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픈 자리를 더 건드리는 것보다, 활동을 조금씩 늘리며 몸이 다시 안전하다고 배우게 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⑤ 몸 전체 조건이 회복을 막고 있습니다

잠, 체중, 혈당, 활동량입니다. 수면이 무너지면 통증 역치가 낮아지고, 근육은 붙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빼놓고는 어떤 치료도 절반만 작동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께 “치료를 하나 더 추가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봅니다. 무엇을 못 하시는지, 어디가 약한지, 지금까지 무엇을 받으셨는지.

PART 2

이때 확인하는 다섯 가지

1. 받으신 것을 시간 순으로 적습니다

언제, 어디에, 무슨 치료를 몇 번 받으셨는지를 정리합니다. 같은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몇 번 맞았는지는 다음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기억나는 만큼만 적어 오셔도 충분합니다.

2 “좋아졌던 적”이 있었는지 봅니다
한 번이라도 확실히 좋아졌다가 돌아온 것과 처음부터 변화가 없던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자는 방향이 맞는데 유지가 안 된 것이고, 후자는 진단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3. 기능을 잽니다

쉬지 않고 걷는 거리, 계단 층수, 팔이 올라가는 높이처럼 숫자로 남는 것을 확인합니다. 통증 점수만 보면 좋아지는 중인지 알 수 없습니다.

4. 약한 곳을 찾습니다

아픈 자리가 아니라 일을 안 하고 있는 근육을 찾습니다. 여기가 대개 반복의 원인입니다.

5. 놓친 신호가 없는지 봅니다

야간통, 체중 감소, 발열, 힘 빠짐처럼 다른 원인을 시사하는 신호가 있는지 다시 확인합니다. 오래된 통증일수록 이 확인이 중요합니다.

이 상황에서 자주 듣는 오해

✕ “더 센 치료를 받아야 하나 봐요.”
강도를 올리는 것이 답인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세게 가는 것보다,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 “저는 체질이 안 맞나 봐요.”
체질 문제로 정리해 버리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빠진 단계가 있어서이지, 몸이 특별해서가 아닙니다.

✕ “이 정도면 수술밖에 없겠죠.”
수술이 필요한 상태는 따로 있습니다. 다만 “여러 번 치료했는데 안 나아서”는 그 자체로 수술의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빠졌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운동은 이미 해 봤어요.”
어떤 운동을, 어느 단계에서, 얼마나 하셨는지가 중요합니다. 단계에 맞지 않는 운동은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PART 3

다음 4주를 이렇게 씁니다

저희가 제안드리는 방식

① 1주 — 목표와 기준을 정합니다

목표 동작 한 가지와 지금의 숫자를 정합니다. “지금은 200미터에서 쉰다”처럼 시작점을 기록해 둡니다.

② 2~3주 — 약한 곳에 집중합니다

굳은 관절을 풀고, 일을 안 하던 근육을 깨우는 기간입니다. 필요하면 통증을 낮추는 치료를 병행하되, 목적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③ 4주 — 숫자를 다시 잽니다

같은 방식으로 걷는 거리나 각도를 확인합니다. 늘었다면 방향이 맞은 것이고, 그대로라면 진단을 다시 봅니다.

④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제 방법으로 어려운 상태라면 그렇게 말씀드리고, 필요한 검사나 다른 과의 판단으로 연계해 드립니다. 붙들고 있는 것이 환자분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실 때 챙겨 주시면 좋은 것

①받으신 치료의 목록과 대략의 시기 ②영상 자료가 있다면 그 사본 ③지금 가장 하고 싶은데 못 하시는 일 한 가지 ④하루 중 언제 가장 아픈지. 이 네 가지만 있으면 같은 검사를 반복하지 않고도 훨씬 정확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통증이라도 이건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이상할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열이 나면서 통증 부위가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통증 범위가 점점 넓어질 때

3줄 요약
치료를 반복해도 제자리인 이유는 대개 통증을 만든 조건이 그대로이거나, 아픈 곳과 원인이 다르거나, 진단이 재검토되지 않았거나, 통증이 오래되며 성격이 바뀌었거나, 잠·체중 같은 전신 조건이 막고 있어서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치료를 하나 더 얹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보는 것입니다. 받으신 치료의 이력, 좋아졌던 적이 있는지, 기능 숫자, 약한 근육, 놓친 신호를 확인합니다.
다음 4주는 목표와 기준 정하기 → 약한 곳 집중 → 숫자 재기로 씁니다. 그대로라면 강도를 올리는 대신 진단을 다시 봅니다.

정리하자면 “다 해 봤는데 안 낫는다”는 대개 “한 가지가 계속 빠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한 가지는 대부분 화려한 치료가 아니라, 덜 아픈 기간에 약한 곳을 채우는 지루한 작업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이런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까지 받으신 게 헛된 건 아닙니다. 다만 그다음이 비어 있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그 빈칸을 채우고 나서 달라지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오래 아프셨다면 더 그렇습니다.

주사나 시술을 여러 번 받으셨는데 걷는 거리나 하실 수 있는 일이 그대로시라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까지 받으신 치료를 함께 정리하고, 무엇이 빠져 있었는지부터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4주 목표와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고, 제 방법으로 어려운 상태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통증의 경과 판단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설명은 특정 치료나 의료기관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실제 진단과 치료 방침은 반드시 진찰한 전문의의 판단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의 이상, 야간통과 체중 감소, 발열을 동반한 부종, 통증 범위의 확대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