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재활의학과가 비만을 치료한다고요?
비만

재활의학과가 비만을 치료한다고요?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지금 이 글, 혹시 체중계에서 막 내려오신 직후에 보고 계신 건 아니죠? 한숨 한 번 푹 쉬고, "올해는 진짜…" 하면서 검색하다 들어오셨을 그 표정, 제 진료실에서 매일 보는 얼굴이라 눈에 선합니다ㅋㅋ(사실 제이야기입니다 ㅋㅋ ) 일단 그 자책은 잠깐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사실 저도… 야식 앞에서 그렇게 의지가 강한 사람은 못 됩니다.. 환자분들껜 "움직이세요" 하면서 정작 진료 끝나면 소파와 한 몸이 되곤 하죠^^; 그러니 오늘은 잔소리보다는, "재활의학과 의사는 비만을 도대체 왜, 어떻게 보느냐" 하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드리려 합니다.

"재활의학과에서 비만도 봐요?"

"살 빼는 건 내과나 비만클리닉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운동은 그냥 헬스장에서 하면 되잖아요."

참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왜 비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지, 하나씩 솔직하게 답해 드리겠습니다.

PART 1. Why 재활의학과

왜 재활의학과 의사가 비만을 볼까요

비만은 보통 식욕억제제·주사·다이어트… 이런 걸 먼저 떠올리시죠. 그런데 제가 진료실에서 매일 만나는 분들의 통증 뒤에는, 놀라울 만큼 자주 체중이 숨어 있습니다. 무릎이 아파서, 허리가 아파서, 발바닥이 아파서 오신 분… 치료를 하다 보면 결국 "조금만 가벼워지면 무릎이 한결 편해지실 텐데"라는 지점에 닿습니다.

그래서 재활의학과 의사에게 비만은 '미용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움직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체중은 무릎·허리·발이 매일 짊어지고 다니는 짐이고, 그 짐을 다루는 것이야말로 재활의학과의 본업이거든요.

PART 2. 제가 비만을 보는 관점

저는 비만을 '숫자'가 아니라 '악순환'으로 봅니다

많은 분들이 비만을 체중계의 숫자, 시험 점수처럼 보십니다. 몇 kg 빠졌다, 다시 쪘다… 하지만 그 숫자만 보는 건, 자동차의 연료 게이지만 보고 엔진 상태를 다 안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보는 건 이 고리입니다.

어딘가 아프다 → 아프니까 안 움직인다 → 근육이 줄고 살이 찐다 → 무거워진 몸이 무릎·허리를 더 누른다 → 더 아프다 → 더 안 움직인다…

이 고리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무서운 건, 이 고리는 의지가 약해서 도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파서 못 움직이는 사람에게 "운동하세요"라고만 하는 건,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뛰세요"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만은 살을 빼는 문제이기 이전에,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서 끊어줄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고리를 끊는 일이야말로, 재활의학과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PART 3. 홍진오 원장의 비만 철학

재활의학과가 비만을 대하는 세 가지 원칙

원칙 1

목표는 '가벼운 몸'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몸'입니다

저는 "몇 kg 빼시죠"라고 먼저 말하지 않습니다. "계단을 안 무서워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발 디딜 때 안 아프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기능이 돌아오면 활동이 늘고, 활동이 늘면 체중은 따라옵니다. 순서가 거꾸로 되면 대부분 실패합니다.

원칙 2

굶기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움직이게 합니다

무릎이 아픈 분께 무작정 뛰라고 하면 관절만 더 망가집니다. 통증부터 잡고, 그 사람의 관절·근육 상태에 맞는 '다치지 않는 움직임'을 설계합니다. 같은 살을 빼도 무릎을 갈아 넣으며 빼는 것과, 무릎을 지키며 빼는 것은 10년 뒤가 완전히 다릅니다.

원칙 3

지방을 빼는 것보다 근육을 지키는 게 먼저입니다

근육은 몸의 난로입니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근육까지 같이 빠지면, 당장 숫자는 줄어도 더 잘 찌는 몸, 더 잘 아픈 몸이 됩니다. 특히 중년 이후엔 근감소가 통증과 낙상의 출발점이라, 저는 "빼는 것"만큼 "지키는 것"을 강조합니다.

비유하자면, 체중을 빼는 일은 빚을 갚는 일과 비슷합니다. 무작정 굶어서 빼는 건 카드로 카드빚을 막는 것과 같아요. 당장 숫자는 줄지만 근육이라는 '갚을 능력'까지 함께 사라지죠. 우리는 갚을 능력(근육·기능)을 키우면서 빚(체중)을 줄이는, 조금 느려도 무너지지 않는 길을 택합니다.

PART 4. 그래서 우리는

재활의학과는 비만을 이렇게 접근합니다

통증을 먼저 잡습니다. 움직임을 막는 무릎·허리·발의 통증을 치료해 고리의 첫 단추를 풉니다. 치료 항목에 따라 급여가 적용되기도 하고, 일부는 비급여·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한 항목으로 나뉩니다.

몸 상태를 '읽고' 시작합니다. 근육량·자세·관절 가동 범위를 보고, 막연한 운동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몸에 맞는 움직임을 처방합니다. 같은 비만이라도 무릎이 약한 분과 허리가 약한 분의 운동은 달라야 하니까요.

재활운동으로 고리를 반대로 돌립니다. 아파서 멈췄던 몸을, 다치지 않게 다시 움직이는 몸으로 바꿔드립니다. 이게 재활의학과의 본업입니다.

"저는 살을 빼드리는 의사가 아닙니다.

다시 움직이는 몸을 돌려드리는 의사입니다."

PART 5. 진료실 Q&A

자주 듣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합니다

Q. 원장님, 살은 그냥 적게 먹으면 빠지는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다만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는 정답이, 무릎이 아픈 분께는 실행 불가능한 정답입니다. 저는 그 '실행 가능'을 만들어 드리는 사람입니다. 못 움직이게 막는 통증을 치우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Q. 그럼 재활의학과 오면 살 빼는 주사도 놔주시나요?

저는 '주사 한 방으로 빼드린다'는 약속은 하지 않습니다. 비만은 한 방으로 끝나는 병이 아니라, 움직이는 몸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약이나 주사가 필요한 경우라면 솔직하게, 그리고 그게 만능이 아니라는 설명까지 함께 드립니다.

Q. 운동은 헬스장에서 하면 되잖아요?

건강한 몸이라면 그게 맞습니다. 그런데 이미 아픈 관절을 가진 분이 자기 판단으로 운동하면 십중팔구 더 다쳐서 오십니다. 우리가 하는 건 운동을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안 다치고 운동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 마지막 3줄 요약!!

재활의학과는 비만을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통증 → 안 움직임 → 체중 증가 → 더 아픔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봅니다.

그래서 목표는 '가벼운 몸'이 아니라 '안 아프고 움직일 수 있는 몸'이고, 통증을 먼저 잡고 근육을 지키며 빼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굶기거나 주사 한 방에 기대지 않고, 다치지 않게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 — 그게 재활의학과가 비만을 대하는 철학입니다.

체중은 의지의 문제이기 전에, 몸이 움직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혼자 체중계 앞에서 자책만 반복하셨다면, 한 번쯤 "왜 안 움직여지는지"부터 같이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는 평일 야간진료와 주말 진료를 운영하고 있어, 낮에 시간 내기 어려우셨던 분들도 편하게 오실 수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 또는 전화(031-523-8988)로 주세요.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병원의 진료 철학을 소개하는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방법과 결과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