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강화주사(프롤로) — 무엇을 넣고, 어디에 쓰고, 어디엔 안 쓰나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요즘 이 이름을 들고 오시는 분이 부쩍 늘었습니다.
"인대주사 맞으면 인대가 튼튼해진다면서요?"
그리고 대개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뼈주사는 안 좋다는데, 이건 괜찮은 거죠?”
좋은 질문입니다. 다만 이 치료만큼 기대와 실제 사이의 간격이 큰 것도 드뭅니다. 오늘은 이 주사가 무엇이고, 어떤 통증에 쓰이며, 어떤 경우에는 권해 드리지 않는지를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발목을 자꾸 접질립니다. 이제 걸을 때도 불안해요."
"팔꿈치가 몇 달째 그대로입니다."
"주사 맞고 이틀 더 아팠는데 잘못된 건가요?"
PART 1
스테로이드와 정반대 방향의 주사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흔히 쓰는 두 가지 주사를 나란히 놓겠습니다. 목적이 서로 반대입니다.
방향이 반대입니다
① 스테로이드 주사 — 염증을 ‘끕니다’
염증과 부기를 빠르게 가라앉히는 것이 목적입니다. 효과가 빠른 대신, 자주 반복하면 조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횟수와 간격을 지켜 씁니다.
② 증식치료(프롤로) — 회복 반응을 ‘켭니다’
고농도 포도당 같은 자극 물질을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는 자리에 넣어, 몸이 그곳을 다시 고치도록 일부러 자극합니다. 그래서 맞은 뒤 며칠 더 뻐근한 것이 오히려 예상되는 반응입니다.
③ 그래서 쓰임이 다릅니다
지금 당장 심한 염증을 눌러야 하는 상황과 오래 낫지 않는 부착부를 되살려야 하는 상황은 다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주사인가”가 아니라 “지금은 어느 쪽이 필요한가”의 문제입니다.
전에 신경차단술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주사는 종류마다 목적이 다릅니다. ‘주사’라는 한 단어로 묶어 놓으면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어떤 주사를 맞으셨는지 기억해 두시면 다음 진료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PART 2
어떤 통증에 고려하나
제가 이 치료를 이야기하는 상황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오래된 부착부 통증
팔꿈치 바깥쪽, 무릎 안쪽, 발목 바깥쪽처럼 인대·힘줄이 뼈에 붙는 지점의 통증이 몇 달째인 경우입니다. 급성 염증기는 지났는데 회복이 멈춘 상태가 여기 해당합니다.
2. 반복해서 접질리는 관절
발목을 자꾸 접질리거나, 특정 방향에서 관절이 불안한 느낌이 있을 때 고려합니다. 다만 이 경우 주사만으로는 부족하고 근력 훈련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3. 스테로이드를 더 쓰기 어려운 경우
이미 같은 자리에 여러 번 맞으셨거나, 당뇨 등으로 사용이 조심스러운 경우에 대안으로 검토합니다.
4. 수술까지는 아닌 애매한 구간
구조적 손상은 크지 않은데 통증이 일상에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다만 “수술 대신”이라는 말로 이해하시면 곤란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손상은 이 주사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는 네 가지
✕ “인대가 새로 자라나는 거죠?”
끊어진 인대가 붙거나 없던 조직이 생기는 치료가 아닙니다. 약해진 부착부에 회복 반응을 유도해 통증과 안정성을 개선해 보는 접근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 “부작용이 없다던데요.”
부작용이 없는 주사는 없습니다. 맞은 뒤 며칠 통증이 늘 수 있고, 드물게 감염·출혈·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흔한 반응과 드문 합병증을 나눠서 안내드리는 것이 맞습니다.
✕ “한 번 맞으면 되나요?”
대개 여러 회에 걸쳐 간격을 두고 진행합니다. 그래서 시작할 때 “몇 회까지 해 보고 판단할지”를 먼저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한 구간에서 변화가 없으면 방법을 바꾸거나 진단을 다시 봅니다.
✕ “어디에나 다 좋다던데요.”
부위와 상태에 따라 알려진 근거의 수준이 다릅니다. 모든 통증에 같은 기대를 걸 수 있는 치료는 아니며, 저는 맞는 상황에서만 권해 드립니다.
PART 3
맞기 전에 확인하실 것
이 네 가지는 꼭 여쭤보세요
① 지금 왜 이 주사인가
“오래된 부착부 문제라서”처럼 이유가 설명되어야 합니다. “좋다니까”는 이유가 아닙니다.
② 보면서 놓는가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하며 놓는지를 확인하세요. 부착부는 몇 밀리미터 차이로 목표가 달라집니다.
③ 몇 회까지 보고 판단하는가
시작 전에 확인 구간이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④ 그동안 무엇을 함께 하는가
주사만 반복하고 근력을 만들지 않으면, 같은 자리가 다시 아픕니다. 운동 두세 가지가 함께 나와야 합니다.
맞고 나서 며칠 동안
당일과 다음 날 뻐근함은 흔합니다. 이 치료는 일부러 회복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라, 소염제를 강하게 쓰면 그 반응까지 눌러 버릴 수 있어 진통 방법을 따로 안내드립니다. 그날은 무리한 운동을 피하시고, 다음 날부터 정해 드린 범위의 운동을 이어가시면 됩니다. 통증이 며칠에 걸쳐 계속 심해지거나 붓고 열이 나면 바로 알려 주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하지 않거나 미룹니다
주사 부위에 감염이 있거나 전신 감염이 의심될 때
피가 잘 멎지 않는 상태이거나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경우 — 반드시 미리 말씀해 주세요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을 때
급성 외상 직후로 손상 범위가 확인되지 않았을 때
통증의 원인이 신경 눌림이나 구조적 손상일 때 — 방향이 다른 치료가 먼저입니다
3줄 요약
증식치료는 염증을 끄는 스테로이드와 반대로, 회복 반응을 일부러 켜는 주사입니다. 맞은 뒤 며칠 뻐근한 것이 예상되는 반응이라는 점이 다른 주사와 크게 다릅니다.
오래된 인대·힘줄 부착부 통증, 반복해서 접질리는 관절에 고려합니다. 다만 끊어진 조직을 붙이는 치료가 아니고, 수술이 필요한 손상을 대신하지도 않습니다.
시작 전에 왜 이 주사인지, 보면서 놓는지, 몇 회까지 보고 판단할지, 함께할 운동은 무엇인지를 확인하세요. 감염·출혈 경향·임신·급성 외상 직후에는 시행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주사는 “좋은 주사냐”가 아니라 “지금 이 통증에 맞는 방향이냐”로 판단해야 하는 치료입니다. 염증을 꺼야 할 때가 있고, 회복을 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판단이 먼저이고 주사는 그다음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이 치료를 시작할 때 종이에 두 줄을 적어 드립니다. “몇 회차에 판단합니다”와 “그때까지 이 운동을 합니다”입니다. 이 두 줄이 없으면 주사는 반복이 되고, 있으면 계획이 됩니다.
몇 달째 낫지 않는 팔꿈치·발목·무릎 통증이 있으시거나, 인대주사를 권유받고 판단이 어려우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 통증이 염증을 꺼야 할 단계인지, 회복을 켜야 할 단계인지부터 확인해 드리고, 필요하다면 몇 회까지 해 보고 무엇으로 이어 갈지를 미리 정해 드리겠습니다. 수술적 판단이 먼저 필요한 상태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증식치료(프롤로테라피)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적응증과 사용 약제, 횟수와 간격은 부위와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고 알려진 근거의 수준도 부위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치료의 효과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모든 주사 시술에는 통증 증가·감염·출혈·알레르기 등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술 후 발열과 부종,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통증, 근력 저하 등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