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이 검사, 꼭 해야 하나요?” — …
통증

“이 검사, 꼭 해야 하나요?” — 환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가장 묻고 싶은데 못 물으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표정에는 다 나와 있는데 입 밖으로는 잘 안 나옵니다.

"이거 꼭 해야 하는 건가요?"

물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물어봐 주시는 편이 진료가 정확해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이 잘 돌아오는지가 지금 받고 계신 진료가 어떤 진료인지를 알려 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검사와 치료를 권유받으셨을 때 확인하실 것, ‘필요한 검사’와 ‘많은 검사’의 차이, 그리고 제가 진료실에서 지키는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MRI를 찍자고 하시는데 꼭 필요할까요?"
"매번 갈 때마다 이것저것 추가되는 느낌이에요."
"거절하면 실례가 될까 봐 그냥 했습니다."

PART 1

검사를 권유받으면 이 세 가지를 여쭤보세요

1. “이 검사로 무엇을 확인하시려는 건가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인대가 찢어졌는지 보려고”, “신경이 눌렸는지 확인하려고”처럼 목적이 하나로 나오면 필요한 검사입니다. “정밀하게 보려고”처럼 뭉뚱그려진 답이면 한 번 더 여쭤보셔도 됩니다.

2. “결과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나요?”

이 질문이 핵심을 찌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금과 같은 치료를 할 예정이라면, 그 검사는 지금 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결과에 따라 수술 여부를 정합니다”라면 반드시 필요한 검사입니다.

3. “지금 꼭 해야 하나요, 좀 지켜봐도 되나요?”

시점의 문제입니다. 급한 신호가 없다면 몇 주 보존적으로 해 본 뒤에 결정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 신경 증상이 진행 중이라면 미루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를 물어보시는 것은 의료진을 의심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설명할 기회를 드리는 일이고, 저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반갑습니다. 제 판단을 말로 정리해 드릴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PART 2

‘필요한 검사’와 ‘많은 검사’는 다릅니다

이렇게 구분하시면 됩니다

① 목적이 하나씩 붙어 있는가

검사마다 “이건 무엇을 보려고”가 설명되면 필요한 검사입니다. 여러 개가 한 번에 묶여 나오는데 각각의 목적이 설명되지 않으면 물어보실 만합니다.

② 순서가 있는가

대개는 간단한 것부터 합니다. 진찰과 기본 영상으로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것으로 부족할 때 다음 단계로 갑니다.

③ 이미 한 검사를 또 하지는 않는가

다른 병원에서 최근 찍으신 자료가 있다면 반드시 말씀하세요. 사본을 가져오시면 같은 검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④ 결과를 설명해 주는가

찍고 끝나는 검사는 의미가 절반입니다. “여기가 이렇게 보이고, 그래서 이렇게 하겠습니다”까지가 검사입니다.
반대로, 너무 안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과잉만 문제가 아닙니다. 확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루는 것도 손해입니다. 다친 뒤 디디지 못할 때,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열이 나며 관절이 부을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과 체중 감소가 함께일 때는 검사를 미룰 상황이 아닙니다. 이때는 “꼭 해야 하나요”가 아니라 “언제 할 수 있나요”를 물으셔야 합니다.

PART 3

치료를 권유받으셨을 때는 두 가지

1.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가장 정직한 답이 돌아오는 질문입니다. “당장 큰일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유로 권합니다”와 “미루면 이런 위험이 있습니다”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전자라면 시간을 두고 결정하셔도 됩니다.

2. “몇 번까지 해 보고 판단하나요?”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치료는 길어집니다. 확인 구간이 정해져 있고, 그 구간에서 변화가 없으면 방법을 바꾸거나 진단을 다시 보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입니다.

이 상황에서 흔한 오해

✕ “물어보면 의사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설명이 정확할수록 환자분이 잘 따라 주시고, 결과도 좋아집니다. 저는 오히려 아무것도 묻지 않고 가시는 분이 더 걱정됩니다.

✕ “검사를 많이 하면 더 안심되죠.”
검사가 늘어도 답이 늘지는 않습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변화가 반드시 지금 아픈 원인은 아니라서, 오히려 엉뚱한 곳을 치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권하는 대로 다 해야 잘 낫겠죠.”
모든 치료가 지금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단계에 맞지 않는 치료는 도움이 안 되거나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 “거절하면 진료를 잘 안 봐 주실까 봐요.”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결정은 환자분의 것이고, 의료진의 역할은 판단에 필요한 재료를 정확히 드리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미루지 않고 확인합니다
다친 뒤 디디지 못하거나 팔다리 모양이 변했을 때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이상할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3줄 요약
검사를 권유받으시면 ①무엇을 확인하려는지 ②결과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지 ③지금 꼭 해야 하는지 세 가지를 여쭤보세요. 특히 두 번째 질문이 핵심을 찌릅니다.
필요한 검사는 목적이 하나씩 붙어 있고, 순서가 있고, 결과를 설명해 줍니다. 다만 과잉만 문제가 아니라, 확인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루는 것도 손해입니다.
치료는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와 “몇 번까지 해 보고 판단하는지” 두 가지를 확인하세요. 기한이 없는 치료는 길어집니다.

정리하자면 좋은 진료는 환자분이 질문할 수 있는 진료입니다. 물어봤을 때 목적과 기한이 분명하게 돌아온다면, 그 병원에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검사를 권해 드릴 때 세 문장으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건 무엇을 보려는 검사이고, 결과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고, 지금 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이 세 문장이 안 나오는 검사는 저도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검사나 치료를 권유받고 판단이 어려우시거나, 지금 받고 계신 치료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까지 받으신 검사와 치료를 함께 정리해 드리고, 무엇이 더 필요하고 무엇은 지금 아닌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추가 검사나 다른 과의 판단이 필요하면 솔직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검사와 치료 선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검사의 필요성과 시점은 증상과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진찰한 전문의의 판단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진료 방식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외상 후 체중 부하 불가나 변형,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의 이상,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야간통과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