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엑스레이는 정상이라는데 계속 아픕니다…
통증

엑스레이는 정상이라는데 계속 아픕니다 — 사진에 안 보이는 통증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답답해하시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십니까. 아플 때가 아닙니다. “검사상 이상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사진은 깨끗하다는데, 저는 지금도 아프거든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제가 예민한 걸까요?”

아닙니다. 사진이 정상인데 아픈 것은 아주 흔한 일이고, 그 통증은 실재합니다. 오늘은 왜 사진에 안 보이는지, 그럴 때 무엇으로 원인을 찾는지, 그리고 사진이 정상이어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신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도 봤는데 괜찮대요."
"그럼 저는 왜 아픈 거죠?"
"MRI까지 찍어야 하나 고민입니다."

PART 1

검사마다 보는 것이 다릅니다

먼저 이 부분부터 정리하면 답답함이 절반은 풀립니다. ‘검사’는 하나가 아니고, 각각 보는 대상이 다릅니다.

무엇을 보는 검사인가

① 엑스레이 — 주로 뼈를 봅니다

골절, 관절 간격, 정렬, 뼈의 변화를 봅니다. 근육·힘줄·인대 같은 연부 조직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엑스레이 정상”은 “뼈에 큰 문제는 없다”는 뜻이지 “아플 이유가 없다”가 아닙니다.

② 초음파 — 얕은 곳의 연부 조직을 봅니다

힘줄, 점액낭, 관절 표면의 물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깊은 구조나 뼈 안쪽은 한계가 있습니다.

③ MRI — 깊은 구조까지 봅니다

디스크, 연골판, 인대, 뼈 속의 부기까지 봅니다. 다만 모든 통증에 필요한 검사는 아닙니다. 치료 방향이 바뀌는 경우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변화가 반드시 지금 아픈 원인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통증이 전혀 없는 분에게도 디스크의 변화나 관절의 마모는 흔하게 관찰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진과 증상이 맞아떨어지는지를 늘 함께 봅니다. 사진만으로 원인을 정하면 엉뚱한 곳을 치료하게 됩니다.

PART 2

사진에 잘 안 나타나는 통증들

1. 근육과 근막에서 오는 통증

진료실에서 가장 흔합니다. 눌러 보면 아픈 지점이 있고, 그 자리를 누르면 평소의 그 통증이 그대로 재현됩니다. 영상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손으로는 분명히 찾을 수 있습니다.

2. 힘줄이 뼈에 붙는 자리의 문제

팔꿈치 바깥쪽, 무릎 안쪽, 발뒤꿈치가 대표적입니다. 초기에는 영상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3. 쓰는 방식에서 오는 부담

구조는 멀쩡한데 그 구조를 쓰는 방법이 문제인 경우입니다. 엉덩이 근육이 일을 안 해서 무릎이 대신 버티는 식입니다. 이건 사진이 아니라 움직임을 봐야 보입니다.

4.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

통증이 몇 달 이어지면 신경계가 통증 신호에 예민해지는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자극의 크기보다 반응이 커집니다. 사진은 그대로인데 더 아파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5. 다른 곳에서 옮겨 온 통증

목에서 어깨로, 허리에서 엉덩이와 다리로 통증이 옮겨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아픈 자리만 찍으면 당연히 정상입니다.

이때 자주 듣는 오해

✕ “그럼 더 큰 검사를 받아야겠네요.”
검사를 늘린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이 정상인 통증은 대개 ‘더 정밀한 사진’이 아니라 ‘움직임과 눌러 보는 진찰’에서 찾습니다. 다만 치료 방향이 바뀔 만한 상황이라면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 “이상 없다니 그냥 참아야죠.”
“구조적 손상이 없다”는 좋은 소식입니다. 대개 되돌릴 수 있는 종류의 통증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참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 “예민해서 그런 거라던데요.”
통증이 예민해진 것과 ‘마음의 문제’는 다릅니다. 신경계의 실제 변화이고, 그에 맞는 접근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 “사진에 뭐가 보이면 그게 원인이겠죠.”
보이는 변화가 늘 지금의 원인은 아닙니다. 증상과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아프지 않은 부위를 치료하게 될 수 있습니다.

PART 3

사진이 정상일 때 저희가 하는 일

진찰에서 찾습니다

① 통증을 재현해 봅니다

어떤 동작에서, 어느 각도에서 그 통증이 나오는지를 직접 확인합니다. 재현되는 동작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범위가 크게 좁혀집니다.

② 눌러서 찾습니다

“여기 누르면 그 통증이 맞습니까”를 여쭤봅니다. 환자분이 “네, 그 느낌이에요” 하시는 지점이 가장 중요한 단서입니다.

③ 주변을 함께 봅니다

아픈 곳 위아래의 관절과 근육을 확인합니다. 무릎이 아프면 발목과 엉덩이를, 어깨가 아프면 목과 날개뼈를 봅니다.

④ 기능을 숫자로 남깁니다

걷는 거리, 팔이 올라가는 높이, 계단 층수 중 하나를 정합니다. 사진이 정상인 통증일수록 이 숫자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그다음 치료는 이렇게 갑니다

구조가 아니라 부하와 기능의 문제라면, 치료도 그쪽으로 갑니다. 통증이 심하면 낮추는 치료를 먼저 하되, 목적은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을 안 하던 근육을 깨우고, 아픈 동작을 며칠 조절하고, 생활에서 부담이 실리는 지점을 바꿉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 방향이 맞으면 2~3주 안에 숫자가 움직입니다.

사진이 정상이어도 이건 다시 확인합니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암 치료를 받으신 이력이 있고 새로운 통증이 생겼을 때
통증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야간에 심해질 때

3줄 요약
엑스레이는 주로 뼈를, 초음파는 얕은 연부 조직을, MRI는 깊은 구조를 봅니다. “엑스레이 정상”은 “뼈에 큰 문제는 없다”는 뜻이지 “아플 이유가 없다”가 아닙니다.
사진에 잘 안 나타나는 통증에는 근막 통증, 힘줄 부착부 문제, 쓰는 방식에서 오는 부담, 예민해진 신경, 다른 곳에서 옮겨 온 통증이 있습니다.
이때는 검사를 늘리기보다 움직임과 압통으로 찾고, 기능을 숫자로 남겨 2~3주 뒤에 다시 재는 것이 정확합니다. 다만 힘 빠짐·야간통·체중 감소·발열은 사진이 정상이어도 반드시 확인합니다.

정리하자면 “검사상 이상 없음”은 진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구조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은 대개 되돌릴 수 있다는 뜻이고, 그때부터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이런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사진이 깨끗한 건 다행입니다. 이제 왜 아픈지를 몸에서 찾아보죠.” 그리고 대부분 그 자리에서 아픈 지점을 찾아 드립니다. 본인이 몇 달 동안 설명하지 못했던 통증에 이름이 붙는 순간, 표정이 달라지시는 걸 자주 봅니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통증이 계속되시거나, 어디서부터 다시 봐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편하게 오세요.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재현되는지, 어느 지점이 실제로 아픈지부터 함께 찾아 드리고, 2~3주 뒤에 확인할 숫자 하나와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추가 검사가 필요한 상태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영상 검사와 통증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검사의 종류와 필요성은 증상과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특정 검사나 의료기관을 평가·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야간통과 체중 감소,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악성 종양 치료 이력이 있는 분의 새로운 통증, 통증 범위의 확대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