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새벽에 엄지발가락이 아파서 깼다면 —…
관절

새벽에 엄지발가락이 아파서 깼다면 — 통풍일까요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며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다가 발가락이 너무 아파서 깼어요. 이불이 스치기만 해도 아픕니다."

그리고 대개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어디 부딪힌 적도 없는데요."

이 조합, 그러니까 다친 적 없이 밤사이에 갑자기 시작되고, 엄지발가락 뿌리 쪽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스치기만 해도 아픈 상태는 통풍의 아주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다만 오늘 글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고 싶은 것은 통풍이 아닌데 통풍처럼 보이는 경우입니다. 그중에는 몇 시간이 중요한 것도 섞여 있습니다.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러죠?"
"며칠 지나니까 저절로 나았어요. 이제 괜찮은 거죠?"
"피검사에서 요산은 정상이라던데요."

PART 1

왜 하필 발가락, 그리고 새벽인가

먼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몸에는 요산이라는 물질이 늘 만들어지고 소변으로 빠져나갑니다. 만들어지는 양이 많거나 빠져나가는 양이 적으면 피 속에 쌓이고, 어느 순간 관절 안에서 결정 형태로 굳습니다. 아주 작은 바늘 같은 결정입니다.

문제는 몸이 그 결정을 침입자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면역세포들이 몰려와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그 관절에 급성 염증이 생깁니다. 붓고, 벌겋고, 뜨겁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픕니다. 통풍 발작이 다른 관절통과 달리 유독 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왜 엄지발가락일까요. 몸에서 가장 먼 곳이라 온도가 낮고, 요산은 온도가 낮을수록 잘 굳습니다. 게다가 걸을 때마다 체중이 실리는 자리라 자극도 많습니다. 물론 발등, 발목, 무릎, 손가락에도 생깁니다.

새벽에 시작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자는 동안 체온이 떨어지고 몸의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새벽에 갑자기"가 통풍의 특징적인 시작입니다.

PART 2

통풍처럼 보이는 다른 것들

이 부분이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붓고 벌겋고 뜨거운 관절은 통풍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들

① 관절 안의 감염 — 이건 응급입니다

가장 먼저 걸러야 합니다. 세균이 관절 안에 들어가면 통풍과 아주 비슷하게 붓고 벌겋고 극심하게 아픕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절이 상하기 때문에 몇 시간이 중요합니다. 열이 나거나, 오한이 있거나, 몸 전체가 아프다면 통풍으로 짐작하고 기다리시면 안 됩니다.

② 피부와 연부조직의 감염

관절이 아니라 피부 아래가 감염된 경우입니다. 붉은 부위의 경계가 넓게 번지고, 관절을 움직일 때보다 누를 때 아프며, 열이 함께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에 작은 상처나 무좀, 갈라진 곳이 있었는지가 단서가 됩니다. 당뇨가 있으시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③ 모르고 지나간 외상

기억나지 않는 부딪힘이나 미세한 골절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발가락은 부딪힌 순간을 잊기 쉬운 부위입니다. 전에 발가락 골절 글에서 다뤘습니다.

④ 무지외반증이 심해진 경우

엄지발가락이 휘어 튀어나온 부위가 신발에 눌려 빨갛게 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서히 진행하고 신발을 벗으면 덜해지는 것이 통풍과 다른 점입니다.

⑤ 다른 종류의 결정에 의한 관절염

요산이 아닌 다른 결정이 쌓여 생기는 관절염도 있습니다. 무릎이나 손목에 잘 생기고, 나이가 있으신 분에게 더 흔합니다. 겉으로는 구분이 어려워 검사로 확인합니다.

⑥ 여러 관절이 함께 아픈 경우

손가락이나 손목 여러 곳이 동시에 붓고 아침에 뻣뻣한 상태가 오래간다면 염증성 관절 질환을 확인합니다. 통풍은 대개 한 관절에서 갑자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부위 통증으로 오신 분께 반드시 여쭙는 것이 "열이 나셨습니까"입니다. 통풍 발작에서도 미열이 있을 수 있지만, 오한과 함께 열이 뚜렷하다면 감염 쪽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붓고 벌겋고 뜨거운 관절이
전부 통풍은 아닙니다."

PART 3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흔한 오해들

✕ "고기랑 맥주만 안 먹으면 되죠"
식사가 관련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식사 조절만으로 조절되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요산 수치에는 몸에서 만들어지는 양과 신장에서 내보내는 능력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철저히 가려 드셔도 발작이 반복되는 분들이 계신 이유입니다. 식사만 붙들고 계시면 정작 필요한 치료가 늦어집니다.

✕ "안 아프면 다 나은 거죠"
가장 오해가 큰 부분입니다. 통풍 발작은 치료하지 않아도 며칠에서 한두 주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았다"고 생각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통증이 없는 동안에도 결정은 계속 쌓입니다. 반복되면 관절이 실제로 상하고, 신장에도 부담이 갑니다. 아프지 않은 기간의 관리가 더 중요한 병입니다.

✕ "요산이 정상이면 통풍이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다. 발작이 한창일 때는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반대로 요산이 높아도 평생 통풍이 안 생기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즉 수치 하나로 진단하거나 배제하지 않습니다.

✕ "통풍은 술 좋아하는 중년 남자 병이죠"
남성에게 더 흔한 것은 맞습니다. 다만 여성에게도 생기며, 폐경 이후에는 빈도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술을 전혀 안 드시는 분에게도 생깁니다. 이 인식 때문에 여성 환자에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발가락에 생기는 병이죠"
가장 흔한 자리일 뿐입니다. 발등,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에도 생기고, 오래되면 귓바퀴나 손가락에 결절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무릎이 갑자기 붓고 아파서 오셨는데 통풍인 경우도 있습니다.

PART 4

발작 중일 때와 평소에

1. 발작 중에는 쉬게 두세요

그 관절을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두시고, 이불이 닿아 아프시면 발치 쪽 이불을 걷어 올려 두세요. 양말이나 신발로 압박하지 마시고, 억지로 걸으려 하지 마세요.

2. 차갑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급성 염증이라 온찜질은 대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얼음주머니를 수건에 싸서 15분 정도, 하루 몇 차례. 다만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찜질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3. 물을 충분히 드세요

탈수는 요산이 굳기 쉬운 조건을 만듭니다. 발작 중에도, 평소에도 수분을 충분히 유지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신장이나 심장 질환으로 수분 제한이 있으신 분은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4. 약은 임의로 조절하지 마세요

중요한 부분입니다. 발작 중에 쓰는 약과 평소 요산을 낮추는 약은 목적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미 요산을 낮추는 약을 드시고 계셨다면 발작이 왔다고 임의로 끊지 마시고 상의하셔야 합니다. 집에 있는 진통제를 아무거나 쓰는 것도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신장 기능이나 함께 드시는 약에 따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5. 평소에 관리할 것들

체중, 술, 단 음료. 특히 과당이 많이 든 음료는 요산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맥주만 문제가 아니라 술 자체가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혈압 약 중 일부처럼 요산에 영향을 주는 약이 있어, 드시는 약을 정리해 두시면 좋습니다.

PART 5

재활의학과에서 보는 부분

통풍의 약물 치료와 요산 관리는 내과에서 이어 가시는 것이 바탕입니다. 제가 함께 보는 것은 그 뒤에 남는 부분입니다.

발작이 지나간 뒤에 남는 것들

① 발작은 끝났는데 계속 불편한 경우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그 관절이 뻣뻣하고 움직임이 줄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상태를 그냥 두면 관절이 굳고 걸음이 달라집니다. 부드럽게 움직임을 되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② 걸음이 바뀐 채로 굳는 것

아픈 동안 그쪽을 피해 걸으시다가 습관이 됩니다. 그러면 반대쪽 무릎과 허리가 대신 일하다가 나중에 그쪽이 아파서 오십니다. 전에 발가락 골절 글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③ 신발과 발의 압력

엄지발가락 뿌리는 걸을 때 마지막으로 땅을 미는 자리입니다. 발작이 반복된 관절이라면 그 자리에 실리는 압력을 줄여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앞이 넉넉하고 바닥이 너무 얇지 않은 신발부터 봅니다.

④ 운동은 발작이 없을 때

발작 중에는 쉬고, 가라앉은 뒤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발에 부담이 적은 형태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⑤ 연계할 것은 연계합니다

요산을 낮추는 약을 언제 시작하고 어떻게 조절할지, 신장 기능은 어떤지는 내과의 영역입니다. 감염이 의심되거나 여러 관절이 함께 침범된 경우에도 붙들고 있지 않고 안내해 드립니다.

이런 경우는 그날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
관절이 붓고 뜨거우며 벌겋고, 열이나 오한이 함께 있을 때 — 감염 확인이 필요합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 발을 딛지 못하거나 잠을 잘 수 없을 때
붉은 부위가 관절을 넘어 넓게 번질 때, 진물이나 상처가 함께 있을 때
당뇨가 있으시면서 발이 붓고 벌겋게 변할 때 — 미루지 마세요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고 아플 때, 아침 경직이 오래갈 때
처음 겪는 증상일 때 — 진단을 한 번은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작이 자주 반복될 때, 관절 주변에 딱딱한 결절이 만져질 때

정직하게

네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통풍의 진단과 약물 치료는 검사와 함께 이루어집니다. 본문의 특징들은 가능성을 가늠하는 안내이지 진단 기준이 아닙니다. 특히 처음 겪으시는 증상이라면 짐작하지 마시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요산을 낮추는 약의 시작 시기와 조절은 제 영역이 아닙니다. 내과 진료로 이어 가시는 것이 바탕이며, 필요하면 그렇게 안내해 드립니다. 셋째, 식사 조절만으로 해결된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도움은 되지만 그것만 붙들고 계시면 정작 필요한 치료가 늦어집니다. 넷째, 이 부위에서 가장 조심하는 것은 감염입니다. 열과 오한이 함께 있으면 통풍으로 짐작하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3줄 요약
통풍은 요산이 관절에서 결정으로 굳고, 몸이 그것을 침입자로 인식해 격렬한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다친 적 없이 새벽에 갑자기, 한 관절이, 스치기만 해도 아플 만큼 붓고 벌겋게 되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다만 붓고 벌겋고 뜨거운 관절이 전부 통풍은 아닙니다. 관절 안의 감염은 몇 시간이 중요하므로, 열이나 오한이 함께 있으면 통풍으로 짐작하고 기다리시면 안 됩니다. 피부 감염, 모르고 지나간 외상과도 구분합니다.
안 아프다고 나은 것이 아닙니다. 발작은 저절로 가라앉지만 통증이 없는 동안에도 결정은 쌓이고, 반복되면 관절과 신장에 부담이 됩니다. 그리고 요산 수치가 정상이어도 통풍일 수 있고, 식사 조절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통풍은 "아플 때만 병인 것처럼 보이는 병"입니다. 며칠 앓다가 감쪽같이 좋아지니 지나가면 잊게 되고, 그러다 몇 달 뒤 다시 새벽에 깨십니다. 그 사이 기간에 무엇을 하느냐가 이 병의 결과를 정합니다.

진료실에서 이 이야기를 드리면 "그럼 지금은 안 아픈데 뭘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십니다. 저는 그 질문이 반갑습니다. 그 질문을 하시는 분과, 아프면 참았다가 지나가면 잊으시는 분의 십 년 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혹시 예전에 한 번 겪으시고 그냥 지나가셨다면, 안 아픈 지금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플 때보다 안 아플 때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병입니다. 저는 오늘도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이 갑자기 붓고 벌겋게 아프셨거나,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가셨다면 편하게 오세요. 통풍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한 다른 원인인지부터 구분해 드리고, 발작 뒤 남은 뻣뻣함과 걸음, 신발까지 함께 봐 드리겠습니다. 요산 관리와 약물 치료는 내과 진료로 이어 가시는 것이 바탕이며, 필요하면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다만 열이나 오한이 함께 있으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마시고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통풍성 관절염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제시한 특징과 구분은 진료의 필요성을 가늠하기 위한 일반적 안내로 진단 기준이 아니며, 실제 진단은 진찰과 필요한 경우의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요산 수치는 발작기에 정상으로 측정될 수 있으며 수치만으로 진단하거나 배제하지 않습니다. 약물의 종류와 시작 시기, 용량 조절은 신장 기능과 병용 약물 등을 고려하여 결정되므로 임의로 복용하거나 중단하지 마시고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관절의 발적·종창·열감과 함께 발열이나 오한이 있는 경우 화농성 관절염 등 감염을 배제해야 하므로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체중 부하가 불가능한 통증, 넓게 번지는 발적과 삼출물, 당뇨병 환자의 족부 감염 의심, 다발성 관절 침범이 있는 경우에도 지체 없이 진료가 필요합니다. 치료 효과와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