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가 아픕니다 — 고관절일까요, 허리일까요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이 부위는 환자분도 저도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어디가 아프냐고 여쭤보면 손으로 사타구니 쪽을 가리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기가 아픈데… 이게 어디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많은 분이 허리 치료를 한참 받다가 오시거나, 반대로 고관절이라고만 알고 계시다 오십니다. 사타구니 통증은 ‘고관절이냐 허리냐’가 갈리는 대표적인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둘을 구분하는 방법, 그 밖에 확인해야 할 원인, 그리고 집에서 하실 수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양반다리를 못 하겠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가 제일 아파요."
"허리 치료를 받았는데 사타구니는 그대로입니다."
PART 1
고관절에서 오는 통증의 특징
고관절은 엉덩이 뒤쪽이 아니라 사타구니 앞쪽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모르시면 계속 엉뚱한 곳을 찾게 됩니다.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① 다리를 벌리거나 돌릴 때 아픕니다
양반다리, 차에서 내리기, 신발이나 양말 신기가 대표적입니다. 고관절이 돌아가는 동작에서 사타구니가 콕 아프면 관절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② 손 모양이 ‘C’가 됩니다
재미있는 특징인데, 고관절 문제인 분들은 엄지와 검지로 사타구니 옆을 감싸듯 짚으십니다. 손가락 하나로 콕 짚지 않고 넓게 감싸는 모양입니다.
③ 걸을 때 절뚝임이 생깁니다
통증 때문에 그쪽 다리에 실리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본인은 모르시는데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④ 저림보다 ‘뻐근하고 시린’ 느낌
전기가 오듯 저리기보다 묵직하게 아픈 쪽입니다. 가끔 무릎 안쪽까지 통증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PART 2
허리에서 내려온 통증일 때
1. 허리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허리를 숙이거나 젖힐 때,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사타구니 통증이 함께 변한다면 허리 쪽을 먼저 봅니다.
2. 고관절을 돌려도 그대로입니다
다리를 벌리고 돌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관절 자체보다는 다른 곳에서 온 통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저림이나 당김이 함께 옵니다
허벅지 앞이나 옆으로 당기거나 저린 느낌이 함께라면 신경 쪽을 확인합니다.
4. 엉덩이 근육에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엉덩이 깊은 곳의 근육이 굳으면 사타구니 쪽으로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 일하시는 분께 흔합니다.
진료실에서는 몇 가지 동작만으로 상당 부분 구분됩니다. 다리를 굽혀 안쪽으로 돌렸을 때 사타구니가 아픈지, 허리를 움직였을 때 그 통증이 변하는지, 누워서 다리를 들었을 때 어떤지를 봅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이 확인이 먼저입니다.
PART 3
놓치면 안 되는 다른 원인들
이런 것들도 사타구니로 옵니다
① 허벅지 안쪽 근육의 손상
축구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뒤 생깁니다. 다리를 모으는 힘을 줄 때 아픈 것이 특징입니다.
② 서혜부 탈장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불룩해지는 느낌이 있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건 저희 영역이 아니라 외과 진료가 맞습니다.
③ 뼈 자체의 문제
넘어지신 뒤 사타구니가 아프고 디디기 힘든 고령의 어르신은 엑스레이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골절일 수 있어 반드시 확인합니다.
④ 혈액 순환과 관련된 문제
술을 많이 드셨거나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신 이력이 있고, 쉬어도 아프고 밤에 심하다면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 문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사진에서 잘 안 보일 수 있어 경과를 함께 봅니다.
⑤ 아이가 사타구니를 아파할 때
절뚝거리거나 다리를 안 쓰려 할 때는 성장기 고관절 문제를 먼저 걸러야 하므로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듣는 오해
✕ “엉덩이가 안 아프니 고관절은 아니겠죠.”
고관절 통증은 사타구니 앞쪽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엉덩이 뒤쪽 통증은 오히려 허리나 엉덩이 근육에서 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 “스트레칭을 세게 하면 풀리겠죠.”
관절 안쪽 문제라면 억지로 벌리는 스트레칭이 오히려 자극이 됩니다. 무엇 때문인지 확인한 뒤에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 “나이 드니 어쩔 수 없죠.”
고관절은 방치하면 걷는 거리와 생활 범위가 함께 줄어듭니다. 움직임 범위와 엉덩이 근력은 상당 부분 되돌릴 수 있습니다.
✕ “허리 치료를 받는 중이니 같이 낫겠죠.”
둘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몇 주 치료했는데 사타구니만 그대로라면, 그 부분은 따로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집에서 하실 수 있는 것
①의자에 앉아 무릎을 살짝 벌린 채 상체를 앞으로 숙여 고관절 앞을 늘리기 ②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5초 유지하기 ③옆으로 누워 다리를 위로 들어 엉덩이 옆 근육 깨우기. 각 10회씩 하루 두 번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억지로 벌리거나 통증이 생기는 각도까지 밀어붙이지는 마세요. 고관절은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자주”가 원칙입니다. 오래 앉아 계신다면 한 시간에 한 번 일어나 몇 걸음 걷는 것이 스트레칭보다 낫습니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마세요
넘어진 뒤 사타구니가 아프고 디디기 어려울 때 — 특히 어르신
쉬어도 아프고 밤에 더 심할 때
열이 나면서 사타구니와 고관절이 아플 때
아이가 절뚝거리거나 다리를 쓰지 않으려 할 때
기침할 때 사타구니가 불룩해지는 느낌이 있을 때
3줄 요약
고관절 통증은 엉덩이 뒤가 아니라 사타구니 앞쪽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반다리·차에서 내리기·양말 신기처럼 다리를 벌리고 돌리는 동작에서 아프면 관절 쪽을 봅니다.
허리 자세에 따라 통증이 변하거나 허벅지로 당기고 저리면 허리에서 내려온 통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이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넘어진 뒤의 통증, 쉬어도 심해지는 야간통, 발열 동반, 아이의 절뚝임, 기침할 때 불룩해지는 느낌은 다른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정리하자면 사타구니 통증은 “어디가 아프냐”보다 “어떤 동작에서 아프냐”가 답을 알려 주는 부위입니다.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보다 몇 가지 동작을 확인하는 편이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이 부위로 오신 분께 이렇게 여쭙습니다. “양말 신으실 때 어떠세요?” 별것 아닌 질문 같지만, 이 동작 하나에 고관절이 굽고 돌아가는 움직임이 전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회복도 이 동작으로 확인합니다. 양말이 편해지면 대개 다른 것도 함께 편해져 있습니다.
사타구니가 아픈데 고관절인지 허리인지 모르시겠거나, 허리 치료를 받는데 그 부위만 그대로시라면 편하게 오세요. 몇 가지 동작으로 어디에서 오는 통증인지부터 구분해 드리고, 이번 달 목표 동작과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정해 드리겠습니다. 골절이나 다른 원인이 의심되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필요한 확인을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사타구니 및 고관절 주변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 부위의 통증은 고관절 질환, 요추에서 기인한 신경 증상, 근육·건 손상, 서혜부 탈장, 골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감염 등 여러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어 본문의 구분은 진단 기준이 아니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외상 후 체중 부하가 어려운 경우, 휴식 중에도 지속되는 야간통, 발열을 동반한 통증, 소아의 절뚝임이나 하지 사용 거부, 힘을 줄 때 돌출되는 느낌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