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병원마다 다른 말을 합니다 — 왜 그…
통증

병원마다 다른 말을 합니다 — 왜 그런지, 어떻게 정리할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요즘 별내와 다산에 병원이 많이 늘었습니다. 선택지가 많아진 건 좋은 일인데, 그만큼 이런 말씀도 자주 듣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말하고 저기서는 저렇게 말하니,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대개 “둘 중 하나는 틀린 거 아닌가요?”라고 물으십니다. 대부분은 둘 다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는 자리가 달랐을 뿐입니다.

오늘은 왜 같은 통증에 다른 설명이 나오는지, 그럴 때 무엇을 기준으로 정리하실지, 그리고 다른 의견을 들어 보실 때 무엇을 챙겨 가시면 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곳은 수술, 한 곳은 지켜보자고 합니다."
"어디선 디스크라고 하고 어디선 근육이라고 해요."
"검사는 괜찮다는데 저는 계속 아픕니다."

PART 1

같은 통증인데 왜 다르게 설명될까요

주로 이 네 가지 때문입니다

① 보는 층이 다릅니다

어떤 진료는 구조가 손상됐는지를 먼저 봅니다. 어떤 진료는 그 구조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봅니다. 같은 무릎이라도 “연골이 닳았다”와 “엉덩이 근육이 일을 안 한다”는 서로 모순이 아닙니다. 둘 다 사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② 시점이 다릅니다

급성기에 본 의사와 3주 뒤에 본 의사는 다른 몸을 본 것입니다. 그 사이에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옮겨 갑니다.

③ 영상과 증상이 늘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변화가 반드시 지금 아픈 원인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은 분에게도 디스크나 관절의 변화는 흔히 보입니다. 그래서 사진만으로 원인을 정하지 않습니다.

④ 치료의 문턱이 다릅니다

같은 상태를 두고도 “지금 개입하자”와 “조금 더 보자”가 갈릴 수 있습니다. 둘 다 근거가 있는 판단일 수 있고, 이때는 환자분의 생활과 일정이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병원에서 들으신 설명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 말씀도 맞습니다. 다만 저는 이 부분을 봅니다”라고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환자분이 판단하실 재료가 늘어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PART 2

혼란스러울 때 정리하는 순서

1 “무엇이”보다 “왜”를 물으세요
병명은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지금, 하필 이 자리가 아픈가”에 대한 설명이 있는 쪽이 대개 더 정확합니다.

2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를 물으세요
치료를 권유받았을 때 가장 좋은 질문입니다. “당장 큰일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유로 권합니다”와 “미루면 이런 위험이 있습니다”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3 되돌릴 수 있는지 물으세요
수술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과 주사·재활처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결정은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급하지 않다면 되돌릴 수 있는 쪽부터 해 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4 기한을 정하세요
“몇 주 해 보고 안 되면 그때 다음을 결정하겠습니다”라고 스스로 정하시면 됩니다. 기한이 있으면 지켜보는 것도 결정이 됩니다.

5 그래도 갈리면 다른 의견을 들으세요
수술 여부처럼 큰 결정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의사에게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제 가족이라면 그렇게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다른 의견을 들으러 가실 때 챙기실 것

①영상 자료(시디 또는 진료기록 사본) ②받으신 치료의 목록과 시기 — 특히 같은 부위에 주사를 몇 번 맞았는지 ③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의 순서 ④지금 가장 불편한 동작 한 가지. 이 네 가지만 있으면 어느 병원에서든 훨씬 정확한 판단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검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어 시간과 비용이 줄어듭니다.

이 상황에서 자주 듣는 오해
✕ “큰 병원 말이 맞겠죠.”
규모가 판단의 기준은 아닙니다. 급성 손상이나 수술 판단은 그에 맞는 곳이, 회복과 재활은 가까이서 꾸준히 볼 수 있는 곳이 낫습니다. 단계마다 맞는 자리가 다릅니다.

✕ “검사를 많이 하는 곳이 꼼꼼한 거죠.”
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과 많이 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 검사로 무엇을 확인하려는지”에 답이 돌아오면 충분합니다.

✕ “여러 곳 다니면 눈치 보여요.”
본인 몸에 대한 결정입니다. 다만 옮겨 다니실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도록 기록을 챙기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 “아픈데 지켜보자니, 아무것도 안 하는 거잖아요.”
지켜보는 것도 계획입니다. 다만 “무엇이 달라지면 다음 단계로 갈지”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방치가 됩니다.

PART 3

그래도 분명한 것들

의견이 갈리는 영역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의사가 같은 말을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이견이 거의 없는 것들

① 급한 신호는 급합니다

힘 빠짐, 감각 저하, 대소변 이상, 발열을 동반한 통증, 외상 후 디디지 못함. 여기서는 어느 병원이든 같은 판단을 합니다.

② 완전히 쉬는 것은 대개 정답이 아닙니다

급성기 며칠을 제외하면 움직임을 유지하는 쪽이 회복에 낫다는 데는 이견이 적습니다.

③ 근육은 결국 필요합니다

주사를 맞든 수술을 하든 그 뒤에 근력을 되찾는 과정은 빠지지 않습니다.

④ 계획 없는 반복은 좋지 않습니다

같은 치료를 기한 없이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사가 신중합니다.
의견을 구하는 중이라도, 이건 기다리지 마세요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회음부 감각이 이상할 때
열이 나면서 관절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를 때
외상 후 디디지 못하거나 모양이 변했을 때
밤에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고 체중이 줄 때

3줄 요약
같은 통증에 다른 설명이 나오는 것은 보는 층·시점·치료 문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변화가 반드시 지금 아픈 원인은 아니라서, 사진만으로 원인을 정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는 순서는 “왜 지금 여기가” 묻기 → “안 하면 어떻게 되나” 묻기 → 되돌릴 수 있는 것부터 → 기한 정하기 → 그래도 갈리면 다른 의견 듣기입니다.
다른 의견을 들으실 때는 영상 자료, 받은 치료의 목록과 시기, 증상의 순서, 가장 불편한 동작을 챙기세요. 힘 빠짐·감각 저하·대소변 이상·발열 동반 통증은 의견을 구할 일이 아니라 즉시 진료할 일입니다.

정리하자면 병원마다 말이 다른 것은 대개 누군가 틀려서가 아니라, 같은 문제를 다른 위치에서 보기 때문입니다. 환자분께 필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지금 무엇부터 할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다른 병원 이야기를 들고 오신 분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거기서 들으신 것도 챙겨 두시고, 오늘은 여기까지 정하고 가시죠.” 한 번에 전부 결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 2~3주에 무엇을 볼지만 정해도 혼란은 크게 줄어듭니다.

병원마다 다른 설명을 들으셔서 판단이 어려우시거나, 수술을 권유받고 결정을 미루고 계시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까지 들으신 내용을 함께 정리해 드리고, 지금 어느 단계인지,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다음을 결정할지를 잡아 드리겠습니다. 수술적 판단이나 다른 과의 확인이 필요한 상태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연계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어 직장에 다니시면서도 오실 수 있고, 다산에서는 8호선으로 한 정거장입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진료 의견이 갈릴 때의 판단 과정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설명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판단을 평가하거나 비교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실제 진단과 치료 방침은 반드시 진찰한 전문의의 판단에 따르시기 바랍니다.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대소변 조절의 이상, 발열을 동반한 관절 부종, 외상 후 체중 부하 불가, 야간통과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 의견을 구하기 전에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