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컬럼문닫고 들어간 연세대 의대, 그리고 …
에세이

문닫고 들어간 연세대 의대, 그리고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가 되기 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의원 · 홍진오 원장  |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오늘은 진료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사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매일 별내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니, 정작 저라는 사람이 어떤 길을 걸어 이 자리까지 왔는지는 한 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더라고요. 의사 가운 안에 있는 '인간 홍진오'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제 모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그 앞의 재수 시절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원장님은 공부 잘해서 의대 가셨겠죠?"

"N수까지 하셨다고요? 의외네요."

"왜 하필 연세대였어요?"

PART 1. N 번의 실패

저는 N수생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한 번에 의대에 가지 못했습니다. 첫 수능 뒤, 원하는 곳에 닿지 못했고 대성학원, 종로학원에서 N수 생활을 했습니다. 매일 새벽에 나가 밤늦게 돌아오는, 그 끝이 보이지 않던 시간을 보내본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책상 앞에 앉아 '내가 과연 될까' 하는 불안과 매일 싸우는 일이 얼마나 외로운지요.

그때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한 번 넘어지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 N년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실패를 한 번 겪어봤기 때문에, 지금도 통증으로 좌절한 환자분을 뵈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을 빈말이 아니라 제 경험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PART 2. 문을 닫고 들어가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추가 합격

'문을 닫고 들어갔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그해 합격선의 가장 끝, 즉 제일 마지막으로 합격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제 뒤로 문이 닫혔다는 거죠. 한 점만 모자랐어도 저는 그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끄러운 성적이라 오래 숨기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합니다. 화려한 1등으로 들어간 사람만 좋은 의사가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간신히,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문턱을 넘은 경험이, 환자분의 '간신히 버티는 하루'를 이해하는 마음이 되었으니까요.

PART 3. 왜 연세대였나

제중원에서 시작된 정신

제가 연세대 의대를 마음에 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 시작에 담긴 정신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뿌리는 1885년 세워진 '제중원(濟衆院)'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이자, 최초로 의학 교육이 이루어진 곳이죠. '제중(濟衆)'은 '많은 사람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신분이나 형편을 따지지 않고, 아픈 사람이면 누구든 돌보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병원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인 세브란스(Louis H. Severance)의 기부로 세브란스 병원이 세워졌고, 에비슨 박사 같은 분들이 한국 땅에서 환자를 돌보며 후학을 길렀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품었던 그 역사가, 지금의 연세대 의대로 이어졌습니다.

'섬김'이라는 교육 철학

연세대 의과대학이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실력에 앞선 '섬김의 정신'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학교의 정신 아래, 의술은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 이웃을 돌보기 위한 도구라고 배웁니다.

학교 다닐 때는 이 말이 다소 이상적으로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되어 환자를 직접 마주하다 보니, 결국 이 한 줄로 돌아오더군요. 의사의 실력은 환자를 위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제중원에서 시작된 그 정신이, 지금 별내에서 환자분을 뵙는 제 마음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PART 4.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제가 재활의학을 선택한 이유

의대를 졸업하고 여러 길 앞에서, 저는 재활의학과를 택했습니다. 화려한 수술로 단번에 고치는 길도 있었지만, 제 마음을 끈 것은 '그 후의 삶'이었습니다. 통증을 잠시 없애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환자가 다시 자기 일상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끝까지 함께하는 일. 그것이 제중원의 '사람을 구한다'는 정신과 가장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의 통증을 '없애야 할 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말입니다. 그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라는 제 슬로건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화려하게 들어가지 않았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압니다."

별내 주민분들께

제가 이 부끄러운 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통증으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 나이에 낫겠어요?", "이젠 너무 늦은 것 같아요" 하며 미리 포기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 점 차이로 간신히 문을 넘었던 재수생이 지금 여러분 앞에 의사로 서 있습니다. 그러니 통증 앞에서도 너무 일찍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끝까지 함께 방법을 찾는 일, 그게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고, 제가 연세대에서 배운 전부입니다.

📌 마지막 3줄 요약!!

저는 대성학원에서 재수한 끝에, 수능 변환표준점수 383점(전국 약 500~600등)으로 연세대 의대를 '문 닫고' 들어갔습니다.

연세대 의대는 1885년 제중원에서 시작된 '많은 사람을 구한다'는 섬김의 정신을 가르치는 곳이고, 그 마음이 지금 제 진료의 바탕입니다.

화려하게 시작하지 않았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압니다. 통증 앞에서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함께 찾겠습니다.

통증으로 힘드시다면, 혼자 참으며 포기하지 마세요. 다시 일상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을 끝까지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는 평일 야간진료와 주말 진료를 운영하고 있어, 평일 내원이 어려운 직장인·주부분들도 편하게 오실 수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 또는 전화(031-523-8988)로 주세요.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원장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칼럼이며, 진료·치료 정보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