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 정형외과 — 달리기 시작하고 정강이가 아프다면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갈매에서 오시는 분들 중에 요즘 부쩍 늘어난 경우가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신 분들입니다.
"달리기 시작한 지 두 달쯤 됐는데, 정강이가 계속 아픕니다."
대개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처음엔 뛰다 보면 괜찮아졌는데 요즘은 시작부터 아프다고요. 정강이 통증은 달리기를 시작하신 분들에게 가장 흔하게 오는 문제이고, 동시에 “참고 뛰면 되는 것”과 “멈춰야 하는 것”이 섞여 있는 부위입니다.
오늘은 정강이가 아픈 이유가 무엇인지, 참아도 되는 것과 멈춰야 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다시 뛰기까지의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뛰기 시작하면 좀 풀리는데, 끝나고 나면 더 아파요."
"정강이 안쪽을 누르면 쭉 아픕니다."
"쉬면 괜찮은데 다시 뛰면 똑같아요."
PART 1
정강이가 아픈 세 가지 경우
같은 자리가 아파도 성격이 다릅니다
① 뼈를 감싼 부위에 부하가 쌓인 경우
정강이 안쪽을 따라 넓게 아프고,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손바닥으로 짚을 만한 범위가 아픕니다. 달리기 초반에 아프다가 몸이 풀리면 덜해지고, 끝난 뒤에 다시 아파지는 양상이 흔합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셨을 때 가장 많이 봅니다.
② 뼈 자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경우
여기서부터는 성격이 다릅니다. 아픈 곳을 손가락 하나로 정확히 짚을 수 있고, 뛰기 시작하고 점점 더 빨리 아파지며, 쉬어도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 밤에도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참고 뛰시면 안 됩니다.
③ 일정 거리에서 압박감이 오는 경우
어느 정도 뛰면 종아리나 정강이가 터질 듯 조이고, 발이 잘 안 들리거나 저린 느낌이 생깁니다. 멈추면 몇 분 안에 풀리고, 다시 뛰면 비슷한 지점에서 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거리와 증상이 거의 일정하게 대응합니다.
④ 그래서 제가 먼저 여쭤보는 것
“손가락 하나로 짚을 수 있으십니까, 아니면 손바닥으로 문지르게 되십니까.” 이 질문 하나로 ①과 ②의 방향이 상당히 갈립니다. 그리고 “뛸수록 나아지는가, 뛸수록 나빠지는가”를 함께 여쭤봅니다.
엑스레이에 대해 미리 말씀드리면, 뼈에 금이 가기 시작한 초기에는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은 정상인데 계속 아프다”가 안심의 근거가 되지 않는 대표적인 부위입니다. 그래서 사진보다 눌렀을 때의 범위와 경과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PART 2
왜 하필 시작한 지 두 달쯤인가
1. 몸이 좋아지는 속도가 부위마다 다릅니다
심폐 능력은 몇 주면 눈에 띄게 올라가는데, 뼈와 힘줄이 적응하는 데는 그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 시기와 “아직 버티지 못하는” 시기가 겹치고, 그 틈에서 통증이 생깁니다.
2. 늘린 폭이 문제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거리든 속도든 언덕이든, 한 번에 여러 개를 동시에 올리시면 부하가 곱으로 늘어납니다. 한 주에 하나씩만 바꾸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3. 노면과 방향도 영향을 줍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길을 같은 방향으로만 도시면 양쪽 다리에 실리는 부하가 달라집니다. 트랙이나 산책로에서 도는 방향을 번갈아 바꿔 보세요. 이것만으로 한쪽만 아프던 것이 달라지는 분이 있습니다.
4. 신발은 생각보다 자주 원인입니다
바닥이 한쪽만 닳았거나, 오래 신어 쿠션이 주저앉은 신발은 부하를 한곳으로 몰아줍니다. 진료실에서 신발 바닥을 보여 달라고 하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5. 종아리와 엉덩이 근육이 버텨 줍니다
종아리가 약하면 착지 충격이 그대로 정강이로 갑니다. 그리고 엉덩이 옆 근육이 약하면 무릎이 안쪽으로 말리면서 정강이 안쪽에 부하가 더 실립니다. 정강이가 아픈데 엉덩이 운동을 드리는 이유입니다.
자주 듣는 오해
✕ “뛰다 보면 풀리니까 괜찮은 거죠.”
풀리는 양상은 ①번에서 흔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뛰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하가 계속 쌓이면 ②번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기준은 “끝난 뒤와 다음 날이 어떤가”입니다.
✕ “스트레칭을 더 열심히 하면 낫겠죠.”
유연성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늘리는 것보다 버티는 힘이고, 그건 근력 운동에서 나옵니다. 아픈 부위를 세게 문지르거나 눌러서 푸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 “깔창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요.”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늘린 폭과 근력을 그대로 둔 채 깔창만 바꾸면 대개 몇 주 뒤에 같은 자리가 다시 아픕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 “완전히 쉬어야 낫는 거죠.”
완전히 멈추는 것이 답인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아프지 않은 방식의 운동으로 바꿔 심폐 능력을 유지하면서, 정강이에 실리는 충격만 줄이는 쪽이 복귀가 빠릅니다.
PART 3
다시 뛰기까지 순서
4주를 이렇게 씁니다
① 1주 — 충격을 줄이고 유지합니다
달리기는 쉬되 자전거나 수영처럼 충격이 적은 운동으로 바꿉니다. 완전히 멈추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주에 아픈 부위를 누르는 범위가 줄어드는지 확인합니다.
② 2주 — 종아리와 엉덩이를 만듭니다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었다가 더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한쪽씩, 그리고 옆으로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입니다. 내리는 속도를 올리는 속도보다 느리게 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③ 3주 — 걷기와 달리기를 섞습니다
1분 달리고 2분 걷기를 반복하는 식으로 시작합니다. 기준은 그날이 아니라 다음 날입니다. 다음 날 아침에 더 아프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갑니다.
④ 4주 — 한 번에 하나만 늘립니다
거리를 늘린 주에는 속도를 올리지 않고, 속도를 올린 주에는 거리를 늘리지 않습니다. 주당 늘리는 폭은 크지 않게 잡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⑤ 그리고 신발을 바꿉니다
바닥이 닳았거나 쿠션이 주저앉은 신발은 이 시점에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 신발은 짧은 거리부터 적응시키세요.
갈매에서 오시는 분들께
정강이 통증은 “몇 번 치료받았는가”보다 “그 사이에 어떻게 뛰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래서 저는 첫 진료에서 치료 계획보다 먼저 이번 주 운동 계획을 함께 정합니다. 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오실 수 있는 시간대가 있는지이고, 저희가 화·목 야간과 일요일·공휴일에도 진료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운동 뒤에 들르실 수 있는 시간대가 있으면 계획이 종이에만 남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뛰지 마시고 확인이 먼저입니다
아픈 곳을 손가락 하나로 정확히 짚을 수 있고, 그 자리가 눌러서 심하게 아플 때
쉬는 동안이나 밤에도 아플 때
뛸수록 더 빨리, 더 심하게 아파질 때
정강이가 눈에 띄게 붓거나 열감이 있을 때
발이 잘 들리지 않거나 발등·발가락의 감각이 둔해질 때
종아리가 심하게 조이고 부으면서 감각 이상이 함께 있고 쉬어도 풀리지 않을 때 —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3줄 요약
정강이 통증은 넓게 아픈 경우, 한 지점을 짚을 수 있는 경우, 일정 거리에서 조이는 경우로 성격이 나뉩니다. “손가락 하나로 짚어지는가”가 가장 빠른 구분 질문입니다.
원인은 대개 늘린 폭, 노면과 방향, 신발, 종아리와 엉덩이 근력에 있습니다. 심폐 능력이 올라가는 속도를 뼈와 힘줄이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에 생깁니다.
복귀는 충격 줄이고 유지 → 근력 → 걷기와 달리기 섞기 → 한 번에 하나만 늘리기 순입니다. 판단 기준은 그날이 아니라 다음 날 아침입니다.
정리하자면 정강이는 참아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가 분명히 갈리는 부위입니다. 그 구분을 모른 채 참으면 몇 주면 될 일이 몇 달이 되고, 반대로 겁을 내고 완전히 멈추면 애써 올린 것을 잃습니다.
진료실에서 저는 달리기로 오신 분께 두 가지를 여쭤봅니다. “최근 4주 동안 무엇을 얼마나 늘리셨습니까”와 “신발을 언제 사셨습니까”입니다. 답이 여기서 나오는 경우가 절반쯤 됩니다. 그리고 몇 주 뒤에는 “덜 아프십니까” 대신 “다음 날 아침이 어떠십니까”로 여쭤봅니다. 그래야 좋아졌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달리기나 운동을 시작하신 뒤 정강이가 계속 아프시거나, 쉬었다 다시 뛰면 똑같이 아파지신다면 편하게 오세요. 지금이 참고 조절해도 되는 상태인지, 멈추고 확인해야 하는 상태인지부터 구분해 드리고, 이번 주 운동량과 복귀 순서, 집에서 할 두세 가지를 함께 정해 드립니다. 뼈 문제가 의심되면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필요한 확인을 안내해 드립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일요일·공휴일 진료도 하고 있어 운동 뒤에도 오실 수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운동 관련 정강이 통증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강이 부위의 통증은 뼈를 둘러싼 조직의 부하성 변화, 피로골절, 운동 유발성 구획 증후군, 신경·혈관 질환 등 여러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어 본문의 구분은 진단 기준이 아니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초기 피로골절은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운동과 복귀 계획은 일반적인 예시이며 모든 분께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통증이 심해지면 즉시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한 지점의 심한 압통과 야간통, 부종과 열감, 발의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휴식으로 풀리지 않는 심한 조임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며, 회복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